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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홍콩 시위와 스위스 시계

중앙일보 2019.09.20 00:14 종합 35면 지면보기
이동현 산업1팀 차장

이동현 산업1팀 차장

홍콩 민주화 시위의 향방에 촉각을 기울이는 기업들이 있다. 스위스 고급시계 제작사들이다. 스위스시계산업협회(FHS)에 따르면 지난 홍콩의 6월 스위스산 고급시계 수입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8%나 줄었다. 홍콩의 주말 시위가 시작된 시점이다. 홍콩은 ‘명품’을 면세가격에 구입하려는 전세계 관광객들이 몰리는데 주말에 매출이 크게 오른다.
 
7월 통계에서 판매량 감소세는 조금 줄어들었지만(-1.3%) 8월 실적은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송환법 철회 이후에도 시위가 계속되면서 관광객이 줄었고, 주요 면세점들이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홍콩은 스위스 고급시계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지역이다. 7월에도 지역별 점유율은 13.5%로 가장 높았다.  
 
스와치그룹·리슈몽그룹 등 스위스 시계산업 ‘큰 손’들은 홍콩의 정세 불안이 계속될 것을 걱정한다. 당장 판매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미·중 무역전쟁, 홍콩 시위, 브렉시트 등 세계 경제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면 재고 관리가 안 되고, ‘명품’으로서의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지난 11일자 인터넷판 기사에서 “2014년 중국의 대대적인 반부패 운동으로 급락했던 홍콩 시계 판매량이 2016년엔 또 급등했는데, 이 과정에서 스위스 고급시계 업체들은 재고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고 했다. 재고 물량이 ‘그레이 마켓’으로 흘러들어 가치 하락을 우려한 시계업체들이 이를 되사느라 큰 비용을 지출했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가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올해 스위스산 고급시계 판매량은 2% 늘었다. 블룸버그는 “불경기일수록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부유층이 귀금속과 시계 구입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동현 산업1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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