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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약에 밀리는 ‘빅파마’ 신약…유럽 매출 3분의1 토막

중앙일보 2019.09.20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세계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항체 의약품으로 꼽히는 셀트리온의 램시마. [중앙포토]

세계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항체 의약품으로 꼽히는 셀트리온의 램시마. [중앙포토]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삼성바이오에피스·셀트리온 선전
특허 끝난 면역치료제 휴미라 등
미국 외 시장 판매 30% 떨어뜨려

글로벌 거대 제약사(이하 빅 파마·Big Pharma)인 애브비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전 세계에서 올 한해에만 210억 달러 어치(약 25조원)가 판매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존하는 의약품 중 단연 1위인 블록버스터다. 하지만 적수가 없을 것 같던 휴미라 매출 전선에 최근 이상이 생겼다.  
 
애브비 실적 발표에 따르면 올 2분기 휴미라의 미국 외 매출은 10억7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6억6400만 달러)보다 35%가 줄었다. 미국 내 매출은 37억9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35억2100만 달러)보다 7.7%가 늘었지만 유럽 시장 매출이 급감한 것이다. 유럽 시장은 미국보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들에 더 관대해 유럽 시장의 판매 추이가 미래를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진다.
 
휴미라처럼 빅 파마가 개발한 오리지널 바이오 신약의 실적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 특허가 만료되면서 이들과 효과는 비슷한데 가격은 25~30% 선인 바이오시밀러들이 오리지널 약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어서다. 바이오시밀러는 생물체를 이용하거나 생물공학 기술을 이용해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신약과 같은 효과를 내도록 만드는 복제약이다. 휴미라는 지난해 10월 유럽 내 특허가 만료된 뒤 삼성바이오에피스(임랄디), 암젠(암제비타), 산도즈(하이리모즈) 등 4종의 바이오시밀러와 혈투 중이다.
 
주요 오리지널신약의 2분기 유럽 내 실적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주요 오리지널신약의 2분기 유럽 내 실적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비슷한 처지에 놓인 오리지널 바이오 신약은 또 있다. 올 2분기 미국 머크(MSD)가 유럽에서 판매하는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도 올 2분기 매출이 9800만 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1억5700만 달러)보다 37.6%가 줄었다. 이는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에 덜미를 잡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 1분기 램시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57%(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IQVIA 기준)에 달한다. 화이자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의 2분기 유럽 매출(4억2000만 달러) 역시 바이오시밀러가 출현하면서 지난해보다 24%가 줄었다.
 
오리지널약들이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휴미라는 유럽 시장 방어를 위해 일부 북유럽 국가에서 최대 80%까지 가격을 인하하는 카드를 뽑아 들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투약받는 환자는 물론 각국 보험재정을 담당하는 보건 정책당국은 바이오시밀러의 선전을 반기고 있다. 영국 보건부(NHS) 사이먼 스티븐스 최고 책임자는 최근 “2021년까지 제네릭(복제약) 및 바이오시밀러로 교체하는 처방으로 매년 400만 파운드(약 5800억원)의 의약품 지출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판매가 허용되는 2023년을 전후해 오리지널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간 격돌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유럽 등 일부 지역에서만 성과를 내는 바이오시밀러들 역시 미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을 100으로 볼 때 미국은 이 중 40.2%를, 유럽은 13.5%를 각각 차지한다(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MS헬스, 2015년 기준).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나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유럽에선 선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개인보험 중심인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선 헬스케어 정책의 변화를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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