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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반토막 났는데…일자리 동원되는 공기업

중앙일보 2019.09.20 00:02 경제 1면 지면보기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339억원에 달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꾸준히 흑자를 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도 올해 하반기에 1730여 명 규모의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냈다. 철도공사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임직원(정규직·무기계약직·임원)이 460명 늘었지만, 2017년부터 2019년(예산)까지는 3500명이 증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공기업 관계자는 “지배주주 격인 정부가 공기업에 일자리를 늘리라고 압박하는 상황에선 인건비 고려 없이 일단 채용을 늘리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업이익률 2년새 13.9→5.7%
직원수도 연평균 7600명 늘어
증가폭 박 정부 때의 두 배 넘어
공기업 손실, 결국 나랏빚으로

2013~2018년 공기업 수익성.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2013~2018년 공기업 수익성.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문재인 정부 들어 공기업의 ‘방만 경영’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익성·생산성은 떨어지는 상황에서 공공 일자리 늘리기에 공기업이 동원되고 있어서다. 공기업 손실은 결국 나랏돈으로 메울 수밖에 없어, 국민 부담이 커진다는 전문가들의 비판이 나온다.
 
18일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기획재정부 지정 36개(2018년 기준) 공기업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영업이익률은 2013년 평균 5.4%에서 2016년 13.9%로 정점을 찍었다가 하락, 지난해 5.7%까지 떨어졌다. 2016년에는 100만원어치를 팔아 13만9000원을 남겼는데, 지난해에는 5만7000원만 남기고 있다는 의미다. 총자산 순이익률과 자기자본 순이익률 등 다른 수익성 지표 역시 모두 2016년에 정점을 찍고 현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 꺾이는 형태를 보였다.
 
2014~2019년 공기업 임직원 수와 인건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2014~2019년 공기업 임직원 수와 인건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자본과 설비 등을 이용해 얼마나 부가가치를 내는지를 살펴보는 생산성 지표도 2016년 정점을 찍고 꺾이기 시작했다. 공기업 부가가치율(부가가치액/매출액×100)은 2013년 21.0%에서 2016년 35.8%까지 올랐다가 지난해에는 29.6%까지 하락했다.
 
수익성과 생산성은 하락하는 데 노동소득분배율(인건비/부가가치액×100)은 늘었다. 공기업 일자리가 급격히 늘다 보니 공기업이 창출한 부가가치 중에서 인건비로 나가는 비중이 커졌다는 의미다. 노동소득분배율은 2013년 29.6%에서 2016년 22.0%로 저점을 찍고 2017년부터 오르기 시작, 지난해에는 29.5%까지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공기업 총임직원 수는 14만5900명으로 현정부 들어 연평균 7600여 명씩 증가했다. 이는 2015~2016년 증가 폭에 비하면 2.1배 늘어난 수치다.
 
추 의원은 “2013년 말부터 추진된 ‘공공기관 부채 감축과 방만 경영 정상화 계획’에 따라 수익성·생산성 지표가 개선됐다가 현 정부 들어 모든 지표가 정상화 이전으로 후퇴했다”며 “공기업 부채를 줄이고 보수 체계를 바꾸는 등 효율성과 건전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누적된 공기업 손실은 결국 정부 재정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는 고용 지표 개선을 위해 공기업 일자리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여기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정부 주도로 추진 중이다. 탈원전 정책과 부동산 규제 등도 관련 공기업 수익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는 “역대 정부에서도 행정도시 건설, 4대강 사업 등에 공기업을 동원해 실질적인 나랏빚을 늘린 전례가 있다”며 “정부에 재정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금융공기업을 포함해 전체 공공부문 부채 통계도 발간하는 등 공기업 재정 건전성을 감시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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