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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왕홍 "중국은 알면 알수록 매력적"

중앙일보 2019.09.19 22:53

왕홍 마케팅이 도대체 뭐야?

'왕홍 마케팅'이란 말은 중국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검색 엔진에서 '왕홍 마케팅'을 검색하면 의외로 자세한 내용을 담은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중국 진출을 꿈꾸는 한국 비즈니스인들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줄 주인공을 만나보았다. 바로 중국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왕홍이자, <중국은 왕홍으로 통한다>의 저자, 이혜진 님이다.
 
이혜진 님은 중국 대표 플랫폼에서 한국인 왕홍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칭화대학교에서 '글로벌 비지니스 저널리즘' 석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모 쇼트 비디오 플랫폼에서 인턴 활동을 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미디어 현장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이번 강연에서는 <중국은 왕홍으로 통한다>의 공동 저자 임예성* 님과 함께 자리하여 '중국 미디어 시장 및 왕홍 마케팅' 관련 내용을 구성하였다. 강연을 통해 중국 진출을 꿈꾸는 한국인들에게 인사이트를 전하고자 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임예성 님: 중국 칭화대 졸업 후, 중국 베이징에서 창업하였다. 조말론, 까르띠에, 하얏트호텔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다수의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 MCN회사와 크리에이터 계약 후 중국에서 미디어와 왕홍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혜진 님 [출처 이주리 촬영]

이혜진 님 [출처 이주리 촬영]

<중국은 왕홍으로 통한다> 저책  제작 작업을 하게 된 계기는?
평소 알고 지내던 예성님은 유명 브랜드사와 협력한 경험이 많았다. 미디어 파트 쪽에서 딩고(Dingo)를 제작한 MCN 기업 ‘메이크어스(MakeUs)’가 중국 진출을 하며 예성님과 왕홍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했다. 마침 미디어 쪽에 관심이 많았던 내게 프로젝트 참여를 제안했다. 왕홍 프로젝트가 잘 되고 서로 미디어 쪽에 관심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공통 관심사를 알게 되고 함께 책 제작을 해보자고 말한 후부터는 일사천리였다. 예성님은 사업적인 부분, 나는 미디어 시장, 개인적인 경험담, 언론쪽 연구 내용 등을 담아 책을 쓰게 되었다.
오늘 강연회를 통해 특히 말하고 싶은 부분은?
한국 사람에게 '중국 미디어 산업 자체'를 제대로 알리고 싶었다. 사실 미디어 플랫폼 이용자는 대부분 2-30대인데, 담당자는 4-50대의 전문가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플랫폼 자체를 10년 넘게 산 유학생들도 잘 모른다. 우리가 타깃으로 하는 2-30대가 실제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동세대 사람으로서 알리고 싶었다. 사드 때 중국 유학(북경대 교환학생으로 방문)을 처음 갔는데,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도 사드 영향으로 철수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보고 ‘중국 사람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직접 부딪쳐보며 중국 친구들의 마음을 이해해야지만 그들의 마음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 왕홍 마케팅 인기에 비해 왕홍에 대한 정보 자체가 별로 없다. 그래서 책으로 알리고 싶었다.
<중국은 왕홍으로 통한다> 강연회에서 임예성(왼쪽)님과 이혜진(오른쪽)님의 모습 [출처 이주리 촬영]

<중국은 왕홍으로 통한다> 강연회에서 임예성(왼쪽)님과 이혜진(오른쪽)님의 모습 [출처 이주리 촬영]

중국에서 활동하며 제약 받은 적은 없었나?
중국 플랫폼은 그들만의 특징이 있다. 남을 비방하는 글, 노출, 선정적인 것 등은 규제한다. 외국인인 본인 뿐 아니라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 개인을 향한 제약은 없다. 오히려 외국인에 대립적인 감정을 조장하거나 악한 감정을 조장하는 멘트는 자체 내부 검열이 적용되어 저절로 지워진다. 본인도 분쟁이 있을만한 단어는 자체적으로 사용불가(금지어 선정)하도록 설정하여 분란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정치적인 제재가 있기도 하지만, 한국 문화에 대해서 ‘센스 있고 고급적이다’라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왕홍으로서 활동할 때 오히려 한국인이라는 부분이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한한령'이라는 제약도 B2B로 중국 진출을 한 기업들 중심으로 타격 받았던 게 아닐까 싶다. 한국분들에게도 유명한 ‘한국뚱뚱’이라는 한국인 왕홍은 당시에 오히려 한중 문화를 잇는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개인적인 부분에서는 오히려 한한령 영향이 적은 듯 하다. 오히려 솔직히 문화 교류를 하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긍정적으로 바라봐주는 것 같다.
 <중국은 왕홍으로 통한다> 강연회에서 참가자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는 이혜진 님 [출처 이주리 촬영]

<중국은 왕홍으로 통한다> 강연회에서 참가자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는 이혜진 님 [출처 이주리 촬영]

중국을 모르는 사람들, 혹은 중국을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중국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나?
<중국은 왕홍으로 통한다>책에서 사용한 ‘셀러(판매자)가 아닌, 펑요우(친구)가 되어라’ 라는 구문을 인용하고 싶다. 중국 친구들과 생활하며 ‘나도 모르게 중국에 대한 편견이 심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국 사람의 경우 ‘중국 한 번 가봤으니, 이 정도면 됐어’라고 표현하는 사람이 꽤 있다. 본인이 생각했을 때 ‘중국은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곳’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중국에 대해 이런 걸 반드시 배워야 한다는 막연한 표현보다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사람들’이니 이런 부분을 잘 활용하여 중국 비즈니스에 적용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직장 생활과 논문 작업을 하며 왕홍 활동 중이다. 어떻게 그 많은 일을 동시에 해낼 수 있나?
죽고싶을 정도로 바쁘다(웃음). 일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는 점은 ‘어머니’의 성정을 닮은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바빴던 교수 어머니의 모습을 나도 모르게 똑같이 하고 있는 것 같다. 엄청 힘들지만 ‘그래도 20대에 해보지 않으면 언제 하겠느냐’는 생각으로 열심히 살고 있다. 다른 친구들은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본인은 그들에 비해 ‘석사생’인 학생신분으로 살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다가 졸업하면 그저 그런 ‘석사 졸업생’으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에 최대한 현재 신분을 활용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며 살고 있다.
요즘 한국 직장인들의 뇌구조는 99%가 '퇴근'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혜진님의 요즘 머릿속은 어떤 것으로 채워져 있는가?
요즘 정말 건강 챙길 시간도 없이 바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원래부터 워낙 바쁘게 사는 것을 좋아하기는 했다. 미국 유학까지 다녀온 친오빠가 집에서 빈둥거리는 모습을 보면 한심하다고 놀릴 정도이다. 그런데 이제는 이해된다.(웃음) 지금 너무 바쁘게 일하며 회사를 다녀보니, ‘회사 타입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인턴생활을 하는 곳이 중국 스타트업이다보니 인턴과 정직원의 업무량이 비슷하다. ‘이게 나의 마지막 직장 생활이다’라는 생각으로 쏟아지는 업무량에 ‘영원한 퇴근’을 꿈꾸며 생활하고 있다.
이혜진 님 [출처 이주리 촬영]

이혜진 님 [출처 이주리 촬영]

바쁜데 콘텐츠 제작 과정을 어떻게 소화하고 있나?
보통 유튜버들의 작업을 보면 영상 찍고 편집하고 업로드까지 제작 기간이 굉장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쇼트 플랫폼 특성* 상, 짧은 시간에 촬영한 영상을 업로드 하는데 편집도 자체 AI 덕분에 손쉽게 할 수 있다. 누구나 자유롭고 쉽게 가능한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쇼트 플랫폼 특성: 1분짜리 영상을 가볍게 업로드 하는게 특징(인증 받을 경우, 최대 10여분까지 업로드 가능)
 
중국에서는 한중 문화 교류 관련하여 영상을 올리는 반면, 한국에서는 유튜브나 블로그를 통해 중국 관련 정보 위주로 올린다. 중국 유학 준비하며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법한 내용이나 중국 취업 등 중국을 잘 모르는 한국인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콘텐츠를 준비한다. 그래서 심층적인 정보가 필요한 매니아들이 많이 보고 있다.
많은 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여 안정적인 직장(공무원)을 선호. 그러나 혜진님은 끊임없는 도전을 하며 살아온 것 같다. 미래를 두려워하여 도전을 무서워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오히려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현재 일하는 부서가 ‘트렌드가 빠르기로 유명한 마케팅’이다. 그런데 패턴이 손에 익고 일이 익숙해지니 새로운 것을 찾고 싶다. 글을 쓰고 전달하고 새로운 것을 하는 일이 더 적성에 맞다. 원래 기자를 하고 싶기도 했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내가 하는 일은 안정적인 일이 아니다 보니 언제나 바쁘게 뛰어야 한다. 크리에이터들이 인터뷰 한 기사 중 이런 문장이 떠오른다.

일반인이 생각하는 크리에이터는 하는일 없이 빈둥대는 애들이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말은 틀렸다. 정말 부지런해야지만 가능한 직업이다.

이 말에 공감한다. 스스로 모든 것을 다 해야하므로 안정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 더 힘들 수도 있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나’를 키워드로 표현하자면?
‘중국 미디어산업 전문가’. 미디어 분야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개인 사업도 해보고 싶다. 경험만 가진 사람이 아닌, 미디어 분야에 논리력과 설득력까지 두루 갖춘 전문가가 되고 싶다. 이를 위해 왕홍 프로젝트 진행이나 박사 학위 준비 등 좀 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왕홍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혜진 님 [출처 이주리 촬영]

왕홍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혜진 님 [출처 이주리 촬영]

앞으로의 포부
‘도움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무엇보다 중국 진출을 꿈꾸는 한국사람들에게 도움되는 일을 하고 싶다.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준비하며 좀 더 미디어 산업을 공부해 관련 교육 사업이나 컨설팅 사업을 해보고 싶다. 내 자신이 브랜드가 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꿈을 위해서는 향후 1년 간은 본인만의 포트폴리오(세미나, 기업과 프로젝트 등)를 완성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일단은 학생이라 바쁜 와중에도 ‘주객전도 되면 안된다’는 생각에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무사히 마치고 싶다.
차이나랩 구독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중국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중국은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곳이다. 정치적·경제적 보도자료를 보고 중국을 막연하게 추측하기보다는 '인간 대 인간으로 가깝게 생각하고 다가가 보는 것'은 어떨까.

왕홍시대는 끝날 것이다?

이혜진 님은 위와 같은 칭화대학교 빅데이터 교수님의 말을 "외모만으로 뜨는 왕홍 시대는 끝날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또한 '외모'가 아닌 ▲본인만의 차별점을 강조하여 제작한 ▲양질의 컨텐츠▲특정 컨텐츠에 집중하여 업로드 할 것을 강의 참여자(혹은 중국에서 크리에이터 활동을 꿈꾸는 자)들에게 당부했다. 이미 충분히 바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왕홍 관련 프로젝트나 교육 사업을 진행해보고 싶다"는 그녀의 도전정신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글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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