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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사도 노동자다" 미국, 우버 노동자 보호법 제정

중앙일보 2019.09.19 16:03

“말이 좋아 ‘공유경제’지, 사실은 ‘찌꺼기(scraps)를 나누는 경제’가 아닌가?”

 
전 미국 노동부 장관인 로버트 라이시 UC버클리대 교수는 2015년 차량 공유업체 우버(Uber)가 “기업의 리스크를 노동자에게 전가해 노동시장을 19세기로 퇴보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우버는 “자유가 매주 입금된다”며 노동의 유연성을 홍보했다.  

노동 유연성 아닌 고용 안정성에 손들어줘
우버 운전사 내년 1월부터 최저임금 보호받아
우버 3년간 12조원 영업적자…주가 17% 하락

 
미국 정부가 결국 라이시 교수의 손을 들어줬다. 캘리포니아주(州)는 19일(현지시간) 우버의 운전사를 직원으로 처우하도록 하는 노동보호법안을 통과시켰다. 블룸버그는 “독립된 계약자로 근무하는 우버 운전사들이 내년 1월 1일부터 최저임금, 유급병가, 초과근무 수당 같은 고용에 따른 보호를 보장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우버와 리프트 운전사들은 전세계적인 파업을 벌였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5월 우버와 리프트 운전사들은 전세계적인 파업을 벌였다. [사진 연합뉴스]

 
우버 측은 비상이 걸렸다. 아직 제대로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용 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우버가 독립계약자를 노동자로 재분류할 경우 납부해야 하는 급여세와 산재 보험료만 계산해도 캘리포니아주에 연간 5억800만 달러(6076억원)를 추가 지불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우버는 지난 3년간 누적 영업적자 97억 달러(12조원)를 기록했다.  
 
얼마 전까지 ‘긱 이코노미(Gig Economy·임시 계약직으로 이뤄진 경제)’는 노동 시장의 미래처럼 보였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15년 “일거리가 생길 때마다 통보를 받는 프리랜서 근로자들이 기업의 성격과 직업의 구조를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협업형 공유경제가 자본주의를 넘어서 새로운 경제 시대로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버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우버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러나 ‘우버 노동자 보호법’ 제정으로 ‘긱 이코노미’는 일장춘몽에 불과해졌다. 장거리 운행에 따른 자동찻값 하락과 타이어 교체 등 차량 유지 비용, 의료보험 등을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부각되면서 운전사들은 전세계적으로 파업을 벌여왔다. 일부 생계형 운전사는 주 60시간 넘게 일하면서 사회적 보호장치가 무력해졌다는 논란이 일었다. 
 
결국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안해 주목받은 우버가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미국 포브스는 최근 “우버가 이익을 내려면 운전사 월급을 깎거나 운행 요금을 인상해야 하는 데 두 가지 방안 모두 선뜻 선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뉴욕 주식 시장에 상장한 우버는 현재 17% 하락한 3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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