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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피의사실공표, 사회적 합의 필요"

중앙일보 2019.09.19 06:56
민갑룡 경찰청장이 18일 피의사실 공표 금지와 관련해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1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수사기관의 피의사실공표 관행 방지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갑룡 경찰청장이 1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수사기관의 피의사실공표 관행 방지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의자 인권과 알 권리 충돌, 긴 논의 필요"

 민 청장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사기관 피의사실 공표 관행방지를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사사건의 내용이 대중에게 알려지는 걸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는 결국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야 하는 과제”라며 “공론화의 장을 마련하고, 논의되는 내용들을 국민에게 알려 다수가 공감하는 일정한 기준을 형성해 나가는, 어렵고 긴 숙의 과정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헌법이 보장하는 인권, 무죄추정의 원칙, 국민의 알 권리, 언론의 자유 등 다양한 법익들 가운데 어느 하나 소홀함 없이 조화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하기에 더욱 심도 있게 검토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은 임명 이후 검찰의 피의사실공표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내용의 훈령 개정을 추진중이다. 김경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은 임명 이후 검찰의 피의사실공표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내용의 훈령 개정을 추진중이다. 김경록 기자

조국(54)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법무부는 검찰의 피의사실공표를 강력하게 금지하는 방향으로 공보준칙을 다듬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과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은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각각 3차례, 2차례 공문을 보내 피의사실 공표 기준을 협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경찰은 7월 24일 법무부에 “대검ㆍ경찰ㆍ법무부가 협업 회의를 열자”는 내용의 공문을, 대검에는 “경찰과 수사 제도적 개선을 위한 수사협의회를 열자”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다. 법무부ㆍ대검의 공식 답변은 없었다.

 

"경찰들 위축돼…훈령이 아니라 입법으로"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윤승영 경찰청 수사기획과 총경도 피의사실공표는 법무부 훈령이 아닌 ‘입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폈다. 특히 그는 지난 6월 울산지검이 약사면허증 위조 사건을 언론에 설명한 경찰들을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입건한 사건 때문이 일선 경찰들이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윤 총경은 “이 사건은 그 동안의 경찰이 수사사건 공보 준칙을 준수했다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에 의해) 입건됐다”며 “이것이 경찰청이 관계 기관과의 사회적 논의를 통해 합의된 기준을 설정하자고 하는 이유다. (피의사실공표 문제는) 훈령 차원이 아니고 입법적인 해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법무부 측으로 나온 한지혁 형사기획과 검사는 “법무부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고 그런 의견들을 적극 반영해서 개선방안을 확정지을 것”이라며 “국회에서 입법 논의가 진행된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회에서는 피의자의 인권과 국민의 알 권리의 접점을 찾는 방향으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발제를 맡은 김상겸 동국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피의사실이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중대한 범죄로 인해 공익적 목적이 있거나 피의자가 공적 인물인 경우 예외적으로 인정될 수 있다”면서도 “피의사실과 피의자를 분리하고, 피해자에 대한 정보는 공개돼선 안되며 개인의 내밀한 사적 정보는 제외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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