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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순실 사태 넘어선 규모의 교수들 ‘조국 시국선언’

중앙일보 2019.09.19 00:03 종합 30면 지면보기
조국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사회 각계에서 분출하고 있다. 대학가 집회에서 촉발된 조국 장관 퇴진 요구는 급기야 대학교수·변호사들의 시국선언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국 사퇴 요구가 들불처럼 번지는 형국이다.
 

전·현직 교수 “정의·윤리 무너져”
최순실 때 2234명보다 서명 많아
대통령, 지성의 목소리 수용할 때

전·현직 대학교수들이 참여한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은 오늘 조국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청와대 앞에서 연다. 정교모 측은 지난 14일부터 시국선언에 대한 온라인 서명을 받기 시작해 246개 대학 2104명(17일 오후 5시)의 참여를 끌어냈고 19일에는 서명자가 3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자발적인 교수들의 대규모 시국선언은 2016년 최순실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조국 사태가 나라를 뒤흔들었던 최순실 사태만큼 엄중한 사안임을 보여주는 근거다. 또 교수들의 서명 참여는 조국 사태가 보여준 ‘교수 카르텔’에 대한 반성의 의미도 담겼으리라 본다.
 
시국선언에 참여하는 교수들의 수가 최순실 사태 당시 박 전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던 시국선언 교수·연구자 수를 넘어선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조국 사태에 대한 지식사회의 분노가 얼마만큼인지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당시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이 주도한 박근혜 하야 요구에는 2234명이 참여했다. 정교모는 정확한 서명자 숫자를 19일 공개한다.
 
정교모의 서명 접수 과정에선 친여 성향 네티즌들이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집단 ‘가짜 서명’ 공격이 발생해 6시간 동안 서명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서명자가 급격히 늘자 이름과 소속 대학 등을 허위로 쓴 ‘가짜 서명’ 수천 건이 접수된 것이다. 가짜 서명 공격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특정 정파의 이익을 위해 정치적 의사 표현을 막으려는 치졸한 행위다.
 
정교모는 시국선언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교수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함으로써 사회 정의와 윤리를 무너뜨렸다”며 “특권층이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온갖 편법적인 일을 서슴지 않고 행한 후에, 죄책감도 없이 뻔뻔하게 자신의 주장을 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에게 조 장관의 즉각 교체를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들의 지성의 외침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조국 감싸기로 일관한다면 교수 사회 나아가 대학가의 분노가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실제 조 장관을 둘러싼 사안들이 참담하지 않은가. 아내의 검찰 소환조사가 임박했고, 조국 펀드와 관련된 5촌 조카는 구속됐다. 더구나 조 장관이 청문회와 기자간담회에서 거짓말한 사실이 속속 확인되고, 조 장관 부인의 공소장에 ‘위조 혐의’가 적시돼 있다는 점 등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이런데도 교수들의 고언을 외면한다면 그 다음에는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예측할 수 없다.
 
교수들뿐인가.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도 어제 조국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에 500명이 넘는 변호사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한변은 서명을 계속 받은 후 다음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도 오늘 각각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연다. 연세대에선 처음 집회가 열린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의 분노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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