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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큐브스 전 대표 영장…조국 민정수석실 겨냥

중앙일보 2019.09.19 00:05 종합 1면 지면보기
검찰이 버닝썬 사건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윤모(49) 총경에게 가수 승리(29·이승현)의 사업파트너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를 연결시켜 준 것으로 알려진 큐브스 전 대표 정모(45)씨에 대해 업무상 횡령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전 대표는 윤 총경과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조국(54) 법무부 장관이 회식 자리에서 함께 있던 사진을 찍어줬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당시 윤 총경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조국·윤 총경 사진촬영 의심 인물
큐브스엔 코링크 관련사가 투자
조국 펀드로 수사 확대 가능성
권력형 비리 조사로 이어질지 주목

검찰 측 “조 장관 기소 배제 못해”
집 PC 증거인멸교사죄 적용 검토

조국 “민정실 회식에 외부인 안와”

정 전 대표가 운영했던 특수잉크업체 큐브스는 ‘조국 펀드’ 운용사 코링크PE가 1대 주주인 더블유에프엠(WFM)으로부터 2014년 8억여원을 투자받은 이력이 있다. 법조계 안팎에선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에서 하고 있는 정 전 대표의 수사가 특수2부에서 진행 중인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수사와 연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윤 총경 역시 2015년 5000만원을 큐브스에 투자했다가 경찰의 내사를 받은 바 있다. 민정수석실 회식에 정 전 대표가 참석한 것이 사실이라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연루된 ‘권력형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조 장관은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회식에 외부인이 참석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 장관 관련 수사에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소속 한문혁(39·사법연수원 36기) 검사를 최근 투입했다. 조 장관 관련 사건의 주가조작 및 자금 흐름 등에 대해 광범위한 수사를 벌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조 장관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조 장관에게 공직자윤리법 위반과 증거인멸교사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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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현직 법무부 장관을 기소한 전례는 없다. 하지만 지금 검찰의 수사 속도와 방향으로 볼 때 검찰 내부에선 “조 장관 기소라는 초유의 상황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검찰 특수부 출신 변호사는 “조 장관이 사모펀드 투자에 얼마나 개입했고(공직자윤리법), 자택 컴퓨터 하드디스크 교체를 언제 알았느냐(증거인멸교사죄)에 따라 기소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언제와 얼마나’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항에 대해선 아무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청와대 민정수석과 같은 고위 공직자는 주식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해야 한다. 조 장관이 코링크PE가 블라인드 펀드가 아닌 사실을 알았다면 최대 징역 1년형까지도 받을 수 있다.
 
법조계 “조 장관 기소는 윤석열 직을 걸어야 할 만큼 어려운 결정”
 
검찰 수사 과정에서 조 장관의 아내인 정 교수가 코링크PE 설립부터 돈을 댔고,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모씨와 함께 투자처에 관여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것도 조 장관에게 불리한 정황이다.
 
검찰이 살펴보고 있는 조 장관의 두 번째 혐의는 증거인멸교사죄다.
 
검찰은 정 교수가 증권사 직원 김모씨를 통해 자택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조 장관과 자택에서 수십 분간 같이 있었고, 고맙다는 말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교수의 자택 컴퓨터 하드디스크 교체를 증거인멸 행위로 보고 있다. 조 장관도 사전에 이를 알았다면 정 교수와 증거인멸교사 공범을 적용할 수 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당시 조 장관은 후보자 신분이었기에 아내인 정 교수가 하드디스크 교체를 독단적으로 결정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18일 김씨를 소환해 사모펀드와 증거인멸 과정에서 조 장관 부부의 개입 여부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날까지 총 여섯 차례의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 입장에서 조 장관 기소는 상당한 부담을 져야 하는 결정이다. 기소 후 재판에서 무죄가 나온다면 청와대와 여권, 여론으로부터 역풍이 불 가능성이 크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조 장관 기소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을 걸어야 할 만큼 어려운 결정일 것”이라며 “기소와 함께 문 대통령에게 임명된 장관과 총장이 함께 옷을 벗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기소될 경우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조 장관의 직위해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법률상 직위해제가 강제되지 않아 문 대통령이 법원의 유·무죄 판단이 나올 때까지 조 장관의 직위를 유지시킬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박태인·김수민·김기정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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