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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제약&바이오] 국내 제약산업 현대화·국제화 이끈 창업주의 뜻 되새기며 도약 다짐

중앙일보 2019.09.19 00:02 Week& 2면 지면보기
종근당
 

고 이종근 회장 탄생 100주년
의약품 원료 국산화에 앞장
신약 개발 시대 개척한 선구자

종근당은 고촌 이종근 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아 신약개발 심포지엄 등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종근당은 고촌 이종근 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아 신약개발 심포지엄 등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종근당은 이달 초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종근당 창업주인 고(故) 고촌(高村) 이종근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기념식은 이장한 회장을 비롯해 임직원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예배, 회고·헌정 영상 상영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의 집례로 추도예배가 진행된 후, 종근당 전직 임직원과 종근당고촌재단 장학생 등 10명이 이 회장과 관련된 일화와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회고 영상이 상영됐다. 태전약품 오수웅 회장은 회고 영상에서 “1960년대 항생제를 수입에 의존하던 시기에 종근당이 ‘클로람페니콜’ 생산을 시작해 많은 이들이 병을 고칠 수 있었다”며 “해외 출장 때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손수 엽서를 보내주시며 후배들에게 선진문화를 소개하고 큰 꿈을 갖게 해주신 분”이라고 이 회장을 떠올렸다.
 
고촌 이종근 회장의 도전정신은 그가 탄생한 지 100주년을 맞는 오늘날에도 국내 제약업계는 물론 경제계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1919년 충남 당진시 작동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우리 국민의 건강은 우리 손으로 지키고 싶다”는 신념으로 1941년 종근당을 창업한 이래 제약산업 발전에 큰 족적을 남겼다.
 
대표적인 것이 의약품 원료 국산화다. 1960년대만 해도 해외에서 원료를 수입해 의약품을 만드는 게 당연시됐다. 하지만 이 회장은 1961년, 97일간의 해외시찰을 통해 국내 의약품 제조기술의 현대화와 원료의약품 국산화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이후 국내 최대규모의 합성공장과 발효공장을 설립해 100% 수입에 의존하던 의약품 원료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하면 된다’는 그의 도전정신은 또 다른 성공으로 이어졌다. 1968년, 당시 정부조차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항생제 ‘클로람페니콜’의 미국 식품의약처(FDA) 승인을 국내 최초로 획득한 것이다. 이후 종근당은 1970년대부터 ‘클로람페니콜’을 미국·일본 등에 수출하며 해외 시장을 개척했고 항결핵제 ‘리팜피신’을 국산화하는 등 제약산업의 현대화·국제화를 이끌어오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 최초 중앙연구소 설립

이뿐만이 아니다. 의약품 시장에 대한 경험 축적과 제조기술의 현대화, 원료의약품 자체생산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이 회장은 1972년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중앙연구소를 설립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복제약(제네릭)의 시대를 넘어 신약개발 시대의 ‘신호탄’을 쏜 것이다. 대중들에게 익숙한 ‘당신이 주무시는 한밤에도 종근당의 연구실은 움직이고 있습니다’라는 광고카피도 이때 나왔다. 중앙연구소에서 축적한 연구개발 노하우는 2003년 항암제 신약 ‘캄토벨’, 2013년 당뇨병 신약 ‘듀비에’ 개발로 이어졌다. 신약개발을 향한 그의 열정과 의지는 꾸준히 계승되고 있다. 지난달 종근당은 의약계 전문가와 종근당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평생 약업보국(藥業保國)을 실천한 이 회장의 업적과 도전정신을 기리고,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고촌 이종근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 신약개발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했다.

 
고촌 이종근 회장은 평소 겸손과 절제, 검소를 생활신조로 삼았다. 본인에게는 엄격한 그였지만, 주변의 불우한 이웃을 보면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고 한다. 특히 뛰어난 인재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회장은 1973년, 사재를 출연해 종근당고촌재단을 설립했고 이어 종근당고촌학원을 세우며 교육·장학사업에 헌신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86년에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했다.
 
종근당고촌재단은 결핵·에이즈 퇴치에 기여한 이들에게 고촌상을 수여한다.

종근당고촌재단은 결핵·에이즈 퇴치에 기여한 이들에게 고촌상을 수여한다.

현재도 종근당고촌재단은 장학금 지원을 비롯해 학술연구 지원, 과학자 국내·외 연수 등 다양한 장학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2005년부터 세계 결핵·에이즈 퇴치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 수여하는 ‘고촌상(Kochon Prize)’이다. 결핵 퇴치를 위해 노력한 이 회장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5년 재단과 국제연합(UN) 산하 결핵 퇴치 국제협력사업단이 공동으로 제정한 국제적인 상이다. 매년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하고 상금을 포함해 10만 달러(한화 1억1800만원)를 지원한다. 지난해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결핵 조기 진단 시스템과 치료 신약을 도입한 아론 못소알레디 보건복지부 장관과 결핵 관련 글로벌 네트워크인 세계결핵퇴치의원연맹이 공동으로 고촌상을 수상했다.
 
종근당 역시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신진작가를 지원하는 ‘종근당 예술지상’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종근당 이장한 회장은 “이종근 회장은 도전과 열정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고 불우한 이웃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던 참 제약인”이라며 “이종근 회장의 철학과 경영이념, 업적 등을 공감하고 그 가르침을 마음에 새길 것”이라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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