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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 그놈 찾았다…화성연쇄살인 용의자 DNA 확인

중앙일보 2019.09.18 19:44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

1986년부터 1991년까지 10차례에 걸쳐 일어났던 화성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경찰이 특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범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사건 발생 30여년만에 수면 위에 떠오른 것이다.
 

50대 수감자, 용의자 특정
증거물서 나온 DNA와 일치
공소시효 끝나 처벌은 못해

18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최근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교도소에 수감된 50대 A씨를 진범으로 특정할 만한 주요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당시 사건 증거물들 중 피해자 속옷 등에 남은 DNA를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을 의뢰한 결과, DNA와 일치한 용의자를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과거 수사 기법으로는 DNA의 주인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최근 DNA 분석기술 발달로 남성 용의자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국과수 감정에서 2건의 DNA 정보가 일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986년부터 1991년 동안 10명의 피해자가 나온 화성 연쇄살인사건에서 DNA 정보가 일치한 것은 범인이 검거된 8차를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이다.
 
1988년 9월 8차 사건의 범인 윤모씨는 연쇄살인이 아닌 모방범이었다. 윤씨는 범행 당시 현장에 남긴 체모 때문에 이듬해 7월 경찰에 붙잡혔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A씨와 일치하는 DNA가 처음으로 나온 증거물은 모두 10차례의 화성사건 가운데 1차례 사건의 피해여성의 속옷이다. 이 속옷 외에도 다른 1차례 사건 피해자의 유류품 중에서 A 씨와 일치하는 DNA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의 DNA가 피해자의 겉옷이 아닌 속옷에서 검출됐다는 점, 화성사건의 범죄수법이 대체로 비슷한 점 등을 토대로 A 씨를 화성사건의 진범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8건의 범행도 A 씨가 저질렀다고 확신할만한 객관적인 증거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A 씨는 화성사건과 비슷한 범죄를 저질러 현재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잔여 증거물들에 대한 감정의뢰와 수사기록 정밀분석,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대상자와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의 관련성을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번에 유력한 용의자를 확인하면서 오랫동안 미스터리로 남았던 화성 연쇄사건의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공소시효가 만료돼 처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이전 발생한 살인사건의 경우 공소시효가 15년인데, 마지막 범행이 지난 1991년 4월 3일 벌어져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당시 용의자 몽타주 [연합뉴스]

당시 용의자 몽타주 [연합뉴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 15일∼1991년 4월 3일 화성시 태안과 정남, 팔탄, 동탄 등 태안읍사무소 반경 3㎞ 내 4개 읍·면에서 13∼71세 여성 10명을 상대로 벌어진 연쇄살인 사건이다.
 
범인은 버스정류장에서 귀가하는 피해자 집 사이로 연결된 논밭길이나 오솔길 등에 숨어있다가 범행했으며, 흉기를 살해 도구로 쓰지 않았다. 지금은 범행 현장에 대부분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지만, 당시에는 논밭이어서 야간에는 인적이 드물었던 점을 최대한 활용한 범죄였다.
 
성폭행 피해를 가까스로 면한 여성과 용의자를 태운 버스운전사 등의 진술로 미뤄 범인은 20대 중반으로 키 165∼170㎝의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추정됐다. 또한 4,5,9,10차 사건 용의자의 정액과 혈흔, 모발 등을 통해 확인한 범인의 혈액형은 B형이었다.
 
전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희대의 연쇄살인사건이라 동원된 경찰 연인원이 205만여명으로 단일사건 가운데 최다였고, 수사대상자 2만1280명, 지문대조 4만116명 등 각종 수사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경찰이 끝내 검거에 실패하면서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이형호군 유괴사건’과 함께 국내 3대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됐지만, 유가족 측 요구와 현지 주민들의 불안감 등으로 재수사 요구가 이어져 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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