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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이면 단기간 100점 가능" 쌍둥이 가르친 강사 법정증언

중앙일보 2019.09.18 14:45
숙명여고 시험문제지 유출 사건 수사 결과가 발표된 지난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숙명여자고등학교 앞에서 공교육살 리기학부모연합 등 학부모단체 대표 등이 숙명여교 교장과 교사의 성적조작 죄 인정 및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숙명여고 시험문제지 유출 사건 수사 결과가 발표된 지난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숙명여자고등학교 앞에서 공교육살 리기학부모연합 등 학부모단체 대표 등이 숙명여교 교장과 교사의 성적조작 죄 인정 및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풀이를 써달라고 하셔서 썼는데 아마 다들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분모에 얼마를 대입해야 x+3이 될까를 생각해보면, 얼마를 대입해야 할까요?…죄송해요, 제가 강사라 질문을 했네요”
 
1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52)씨의 항소심 공판. 증인석에 앉은 수학 강사가 실물 화상기에 띄운 문제를 풀며 질문을 던지자 법정에 잠시 웃음이 번졌다.  
 
이날 공판에는 쌍둥이 언니 현모양을 1년 정도 가르친 강남의 모 학원 수학 강사 박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씨는 수사기관 참고인 조사도 받지 않았고 1심 법정에서 증인으로 부르지도 않았다. 왜 증인으로 출석하게 됐느냐는 현씨 변호인의 물음에 박씨는 “기사를 통해 사건을 접했는데 죄의 사실 여부는 모르지만 제가 알고 있는 사실을 이야기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강사 “제가 가르친 학생, 판결문대로 풀지 않았을 것”

변호인은 1심 판결문 내용 중 일부를 반박하는 형식으로 변론을 시작했다. 변호인은 원심 판결문에서 쌍둥이 딸이 푼 수학 시험 문제 중 풀이 과정이 부실했다는 점을 지적한 각주를 실물 화상기에 띄웠다. 1학년 수학 과목 11번, 15번 문제 풀이에 대한 원심 판결문의 각주였다.  
 
변호인은 “원심은 판결문 각주에서 제시한 방법으로 풀어야 수학 실력이 있는 학생의 풀이라고 적었고, 이와 달리 풀이 과정이 생략되면 정당한 풀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썼는데 어떠냐”며 박씨에게 물었다. 박씨는“판결문의 풀이 방식은 수학 문제집의 해설집에 나오는 해설처럼 요령을 피우지 않은 풀이”라고 답했다. 이어 “실제 대치동에 있는 학생 대부분은 이미 훈련된 방식으로 암산한다”며 “제가 가르친 학생 중 이렇게(판결문대로) 푸는 아이들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씨는 쌍둥이 언니가 시험지에 적어 놓은 풀이 방법을 보고 “답을 외워 적은 풀이가 아니라 풀이 방식을 아는 학생이 적은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내용이고, 오히려 제가 이 풀이를 봤다면 ‘뭘 이렇게 구질구질 적었니’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간 내신 수학 100점?… “숙명이면 가능했을 수도”

이어 현양이 다닌 수학 학원의 레벨 테스트와 학교 내신 시험 대비 방식에 대한 질문도 계속됐다. 숙명여고와 대치ㆍ서초지역 다른 학교 수학 내신 시험 비교를 해달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박씨는 “H고, J고, D고, E고는 내신 시험이 몹시 어렵게 나오는 반면 숙명은 ‘시험에 이렇게 나오니 이것만 훈련해라’ 이런 식으로 많이 시킨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숙명의 경우 학원에서 준비하면 충분히 내신을 잘 맞을 수 있다는 뜻인가”라고 묻자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씨는 “과거에 학원의 낮은 레벨반 학생이 숙명여고에서 내신 100점을 맞은 사례가 있어 강사들 사이에는 ‘숙명여고는 열심히 하면 돼’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 있고, 이후 (낮은 레벨반이던) 현양이 100점 받았다고 문자를 보냈길래 다른 반 강사에게 자랑한 기억이 난다”고 답했다. 또 “현양을 가르치던 당시 점차 학원 복습 테스트를 만점 받는 일이 있었고, 100점을 받는 학생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다”고 답했다.  
 
검찰 측은 이어진 반대신문에서 ▶쌍둥이 언니가 해당 학원에 다니는 동안 성적 변화가 어느 정도나 있었는지 ▶1학년 1학기까지는 79점대 수학 성적을 받은 학생이 1학년 2학기 이후부터는 최상위권의 수학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지 ▶내신 수학 최상위권 학생이 비슷한 시기 모의고사 수리영역에서는 전교생 450여명 중 300등을 할 수 있는 건지 등을 물었다. 박씨는 “확답은 어렵지만 숙명이라 가능할 것 같고, 모의고사 등수가 아닌 등급을 정확히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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