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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팀 압박" 비판 後… '피의사실 공표 금지' 조국 수사 이후로

중앙일보 2019.09.18 14:37
조국 법무부 장관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당정협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김경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당정협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김경록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법무부는 18일 검찰 피의사실 공표를 막는 규정의 시행을 조국(54) 장관 측에 대한 검찰 수사가 완전히 끝난 뒤에 시행키로 했다. 이에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팀 압박’이라는 비판이 잇따르자 조 장관이 한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조국 “저와 무관하게 법무부의 정책 이어받은 것”

 

 당정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방안 협의’를 갖고 “(공보준칙 개선은) 인권 보호를 위해 전임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추진하던 형사사건 수사공보 개선방안과 동일한 내용으로 지속적으로 추진돼왔다”며 이런 결정을 했다고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비공개회의 후 브리핑에서 밝혔다.
 

 조 장관은 “형사사건 수사공보 개선방안은 관계기관과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쳐 제 가족을 둘러싼 수사가 마무리된 이후 시행하겠다”며 “일부에서 제 가족 관련 수사 때문에 추진하는 정책으로 오해하는데, 저와 무관하게 추진해 온 법무부의 정책을 이어받아 마무리하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못박았다.
 

 조 장관은 가족 관련 수사로 수사팀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전 수사팀의 공정수사를 최대한 보장하면서 현재 진행되는 수사 때문에 수사팀에 불이익을 줄 것이란 보도는 전혀 근거 없는 점이란 걸 이 자리 빌어 분명히 말한다”고 했다.
 

송인택 전주지검장. [중앙포토]

송인택 전주지검장. [중앙포토]

 

‘피의사실 공표 공론화’ 앞장섰던 前 검사장들조차 우려

 
 그간 검찰 내부에선 조 장관이 새 훈령을 직접 개정하며 검찰을 우회적으로 통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법무부 훈령은 법률이나 대통령령과 달리 국회 차원에서의 논의나 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 없이 조 장관의 서명만으로 시행될 수 있다. 이에 피의사실 공표 금지를 앞장서 주장해온 검사들조차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검찰 안팎의 비판적 여론에 조 장관과 여당이 한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 내부에서 피의사실 공표를 처음으로 공론화화고 연구해 관련자들을 입건했던 송인택(56·연수원 21기) 전 울산지검장은 지난 16일 중앙일보 통화에서 "검찰 수사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며 "조국 장관 가족과 관련자들이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조 장관은 이 문제에서 빠져야 한다"고 밝혔다.  

 
 검사로 재직하던 시절 ‘포토라인 세우기와 피의 사실 흘리기, 수갑 채우기 등 검찰 수사 관행을 깼다’는 평가를 받은 윤웅걸(53·사법연수원 21기) 전 전주지검장도 지난 17일 중앙일보 통화에서 "피의사실 공표를 못 하게 하는 방향은 옳다. 다만 조국 장관 가족 수사 이후 적용하는 게 헌법 정신에 맞다"고 말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트위터 캡처]

[조국 법무부 장관 트위터 캡처]

 
8년 전 조 장관도 "피의사실 공표 언론 자유 땐 위법 아냐"
 
 피의사실 공표 논란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실제로 조 장관도 2012년에도 국정원 댓글 사건 당시 이정현 당시 박근혜 대선캠프 공보단장이 언론 등을 피의사실공표라고 공격하자 "이 단장, 피의사실공표 운운하며 선관위와 언론을 맹공했다. 합법적 단속과 취재 활동도 마음에 들지 않기에, 이 사건의 파장을 알기에 (그렇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공이 이미 높아졌으나, 그만 하시길"이라고 적었다. 
 
 2011년에는 은진수 당시 감사원 감사위원이 금품을 받았다는 보도와 관련해 "피의사실공표도 정당한 언론의 자유 범위 안에 있으면 위법성이 조각돼 불벌한다"며 "노통(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와 달리, 은진수에게 직접 (금품을) 전달하였다는 혐의이기에 위법성이 조각될 개연성이 높다"고 밝혔다.
 
 논란이 되는 공보준칙 개정은 조 장관의 전임자인 박상기 전 장관 때부터 법무부에서 추진해왔다. 박 장관은 재임 중 이를 발표하려다 조 장관 관련 수사가 개시된 뒤 "오비이락(烏飛梨落·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이 될 것 같아 발표를 유보한 상태"라며 한발 물러선 바 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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