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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취소 받은 조국딸 논문···고대 입학 취소땐 의전원도 취소

중앙일보 2019.09.18 10:00
조국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전자증권제도 시행 기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축사가 끝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전자증권제도 시행 기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축사가 끝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28)이 한영외고 재학 시절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던 단국대 병리학 논문을 고려대 입시 과정에서 학교 측에 제출했다는 자료와 증언이 나왔다. 이에 따라 고려대가 조씨의 대학 입학을 취소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형 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있을 경우’ 입학을 취소한다는 규정에 저촉될 수 있어서다.
  
18일 고려대 관계자는 "검찰이 관련 자료를 압수수색한 만큼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절차와 규정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입장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2일 고려대 측은 "학사 운영 규정에 따라 입학 사정을 위해 제출한 전형 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생한 경우엔 입학 취소가 된다"고 설명했다. 입학 취소는 대상자 통보→소명 접수→입학 취소 심의→결정의 순서로 진행된다.  
고려대가 지난달 22일 밝힌 설명자료. 입학 취소를 검토할 수 있는 규정을 설명하고 있다.

고려대가 지난달 22일 밝힌 설명자료. 입학 취소를 검토할 수 있는 규정을 설명하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가 법원 판결로 확정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언제쯤 고려대가 입학취소 여부를 판단할지 미지수다. 하지만 고려대 안팎에선 검찰 수사의 진전 등에 달린 '속도'의 문제일 뿐 결국엔 입학취소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당시 입학 전형에 참여한 고려대 관계자에 따르면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이 학교 입시자료엔 수험생이 제출한 증빙자료 목록이 포함됐다. 이 목록에 수험생이 제출한 자료를 총 12개까지 기록한다.  
 
 
이 관계자는 “조씨의 경우 12개의 목록 중 아홉 번째로 단국대 병리학 논문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조씨가 제출한 논문 등은 보존 기한(5년)을 넘겨 폐기됐으나 남아 있는 목록표를 통해 제출 사실은 확인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해당 논문은 연구소 인턴으로 2주 근무했던 조 장관 딸이 제1 저자로 올랐던 사실이 문제 돼 논란을 빚었다. 결국 지난 5일 논문을 게재했던 대한병리학회 측은 이사회를 열어 해당 논문을 취소했다. 당시 단국대 기관윤리위원회(IRB) 승인을 받지 않고도 받은 것처럼 기재했을 뿐 아니라, 저자의 역할이 불분명한 점으로 볼 때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한다는 결론이었다. 
 
서울 소재 4년제대의 연구처장은 “이런 부당한 저자 표기는 표절과 마찬가지로 중대한 연구부정행위로 간주된다”고 밝혔다. 고려대가 입학 취소 사유의 전제로 보는 ‘중대한 하자’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지난 4일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오른쪽 세번째) 및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의사 10명 중 9명은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이 제1저자로 등록한 대한병리학회 의학논문과 조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철회에 찬성했다. [뉴스1]

지난 4일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오른쪽 세번째) 및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의사 10명 중 9명은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이 제1저자로 등록한 대한병리학회 의학논문과 조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철회에 찬성했다. [뉴스1]

다른 쟁점은 입학 취소의 다른 잣대는 이 논문이 대입 전형요소로 활용됐는지, 즉 합격·불합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는 지다. 2010년 대입 당시 고려대의 입학 요강에 따르면 조씨가 치른 세계선도인재전형은 1단계 어학(40%)과 서류평가(60%)를 통해 정원의 3배수를 뽑은 뒤 최종 합격자를 가리는 2단계 평가에 들어간다. 
 
2단계에선 1단계 성적(70%)에 면접(30%) 결과를 합산해 선발됐다. 학생부와 제출 서류를 바탕으로 하는 서류평가가 1단계, 2단계 모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구조다.
 
이 전형은 '외고생을 위한 전형'이란 말이 돌 정도로 어학이 뛰어난 학생이 대거 지원했기 때문에 어학 성적만으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때문에 서류평가가 중요하다.
고려대 2010학년도 대입 요강 중 조국 장관의 딸이 합격한 세계선도인재전형을 설명한 부분. [고려대]

고려대 2010학년도 대입 요강 중 조국 장관의 딸이 합격한 세계선도인재전형을 설명한 부분. [고려대]

당시 입학사정관들은 수험생이 낸 학생부와 제출 서류를 바탕으로 '성실성’ ‘리더십’ ‘공선사후 정신’ ‘세계적 리더로서의 소양’ ‘발전 가능성’ 등 5개 항목에 대해 A~E 등 5개 등급으로 나눠 평가했다. 논문은 별도 항목엔 없었지만 대개 ‘세계적 리더로서의 소양’ ‘발전 가능성’ 등 2개 항목에 주로 반영됐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조 장관 딸의 경우 고등학생이 그런 수준의 논문을 내는 건 흔치 않아 점수를 많이 받는 사유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목별로 평균이면 A~E 중 C를 줬는데, 그 정도 논문이면 평가자 2명 모두 A를 줬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류 평가를 통과한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면접에서도 논문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게 당시 활동했던 입시전문가의 추정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다른 학생들이 동아리나 봉사활동처럼 밋밋한 스펙을 내세울 때, 조씨가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논문 저자 등재'는 면접관의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내용이었을 것”이라며 “면접 과정 중 자연스레 논문에 대한 대화도 오고갔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신중론도 나온다. 다른 대학의 입학사정관은 "내가 조씨를 면접했다면 논문에 관심을 갖고 가산점을 줬을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도 논문을 제외한 다른 요건만으로 합격 가능한데 논문으로 추가 점수를 얻은 것인지, 불합격할 학생이 논문 덕에 합격으로 바뀌었는지를 지금에 와서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서류 평가와 면접 과정 중에 논문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검찰이나 고려대가 밝혀내는 데엔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당시 고려대 세계선도인재전형엔 1400여명이 지원했고 입학사정관과 교수 30여명이 이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래전 일인 데다가 워낙 많은 서류를 봐 당시 평가자들이 조씨의 서류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기억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검찰 수사에서 논문 제출 사실, 전형과정 반영 여부가 명확히 밝혀져야 조씨의 입학 취소 가능성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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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입학이 취소될 경우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도 무효가 된다. 이날 부산대 관계자는 “입시요강에 명시된 것처럼 부산대 의전원엔 대졸자만 지원할 수 있다”며 “고려대 학위가 취소되면 고졸이란 말인데, 그럼 의전원 입학도 무효가 된다”고 밝혔다.
 
천인성·박형수·전민희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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