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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 쇼핑했던 분더샵, 영국 왕실 백화점 뚫었다

중앙일보 2019.09.18 10:00

분더샵, 영국 헤롯백화점 입점

 
영국 헤롯백화점에 입점한 분더샵 컬렉션. [사진 신세계백화점]

영국 헤롯백화점에 입점한 분더샵 컬렉션.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의 고급 여성복 브랜드 ‘분더샵 컬렉션’이 영국 헤롯백화점에 정식 입점한다. 헤롯백화점은 세계 각국 부유층이 애용해 ‘영국 왕실 전용 백화점’으로 불린다. 한국 패션 브랜드가 헤롯백화점에 정식 입점하는 것은 분더샵이 처음이다.
 
국제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가 1피트당 매출액을 기준으로 선정한 ‘글로벌 고급 백화점’ 순위에서 헤롯백화점은 1위, 신세계백화점은 16위다. 그런데 헤롯백화점이 패션전문기업이 아닌 백화점 브랜드에 정식 입점을 허용했다는 건 경쟁사에게 자사의 안방을 내줬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정식 입점은 한국 브랜드 사상 최초  

 
글로벌 고급 백화점 순위. 그래픽=김주원 기자.

글로벌 고급 백화점 순위. 그래픽=김주원 기자.

 
분더샵은 지난 8월 미국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서울 중구 소공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티셔츠를 산 편집매장으로 유명하다. 분더샵 컬렉션은 이와 달리 신세계백화점이 론칭한 여성복 브랜드다. 2016년 9월 청담동·강남에서 임시매장(pop-up store)으로 시작한 신생 브랜드다. 해외 진출도 2017년 9월 뉴욕 맨해튼 소재 백화점(바니스뉴욕)이 처음이었다. ▶신세계 백화점 간 졸리···그의 검은 쇼핑백엔

 
하지만 불과 1년만에 세계 3위 고급백화점인 프랑스 봉마르셰백화점 입점에 성공했다. 기존 유럽 제품이 간과하던 틈새시장을 파고든 결과다. 유럽 패션 브랜드는 실용적인 브랜드와 격식 있는 브랜드가 명확히 구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분더샵은 일상에서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으면서 격식 있는 자리에서 입어도 결코 너무 평상복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디자인을 내세웠다. 패션 중심지라는 프랑스 사람들에게도 호평을 받은 배경이다.
 
이런 디자인을 선보일 수 있었던 배경은 기술이다. 예컨대 겨드랑이·옆구리 등 피부가 자주 닿는 부분에서 옷감과 피부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 이음새가 전혀 없는 캐시미어(cashmere·산양털로 짠 모직) 니트를 선보였다. 이는 캐시미어만 전문으로 다루는 의류 브랜드도 까다롭게 여기는 기술이다.
 

디자인·기술로 유럽인 홀려

 
분더샵 컬렉션 모델이 올해 가을겨울 신상품을 착용했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분더샵 컬렉션 모델이 올해 가을겨울 신상품을 착용했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이때까지 가을·겨울 의류 상품을 선보였던 분더샵은 유럽에서 자신감을 얻고 올해 봄·여름 의류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 3월 미국 뉴욕 버그도프굿맨에 입점하면서 면·가죽제품을 최초로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때도 호평을 받았던 배경도 역시 의류 제조 기술이다. 예컨대 가죽치마트의 가죽 뒷면에 얇은 면을 덧댔다. 면보다 가죽 제품의 통풍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덕분에 뉴요커들 사이에서 ‘분더삽 가죽치마는 답답한 느낌이 안 들더라’는 입소문이 났다.
 
영국 헤롯백화점에 입점한 분더샵 컬렉션의 영국 현지 매장 전경. [사진 신세계백화점]

영국 헤롯백화점에 입점한 분더샵 컬렉션의 영국 현지 매장 전경. [사진 신세계백화점]

 
뉴욕에서 분더샵이 자리매김하자, 버그도프굿맨과 경쟁하던 또 다른 백화점 노드스트롬은 애가 탔다. 이번에는 노드스트롬백화점이 먼저 분더샵에 전화해서 “오는 10월 뉴욕에서 9000평 이상의 매장에 6000억원을 투자하는 플래그십(flagship·최고급) 매장을 연다”며 “여성전문관에 분더샵 정식 매장을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구찌·발렌시아가 등 글로벌 고급 브랜드 나란히 분더샵과 같은 제의를 받았다. 분더샵이 해외에 진출한 지 채 2년도 안 되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뉴요커 “가죽치마가 편안해” 입소문  

 
분더샵 해외사업 매출신장률. 그래픽=김주원 기자.

분더샵 해외사업 매출신장률. 그래픽=김주원 기자.

  
이처럼 달라진 위상은 결국 세계 1위 백화점의 러브콜로 이어졌다. 평당 매출 기준 세계 1위인 헤롯백화점은 그간 한국 패션 브랜드를 자사 매장에 정식으로 입점시킨 전례가 없다. 헤롯백화점은 2016년 12월 과 2017년 1월 삼성물산 패션부문 브랜드 준지(JUUN.J)를 소개한 적이 있지만 임시매장이었다.
 
헤롯백화점에서 분더샵은 보테가베네타·로에베·가브리엘라허스트 등과 함께 백화점 2층에 매장을 개점한다. 오는 30일까지 주출입구 모니터에서 분더샵 브랜드를 소개한다.  
 
분더샵 컬렉션이 올해 가을겨울 신상품으로 선보인 제품. [사진 신세계백화점]

분더샵 컬렉션이 올해 가을겨울 신상품으로 선보인 제품. [사진 신세계백화점]

 
김덕주 신세계백화점 분더샵담당 상무는 “헤롯백화점 정식 입점으로 분더샵은 세계 3대 여성 패션 도시인 뉴욕·파리·런던에서 글로벌 고급 브랜드로 인정받았다”며 “이번 입점을 계기로 유럽 상류층에 한국 패션 브랜드를 소개하고 전 세계 고객을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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