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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로도 논문제출 확인 불가능하다"더니···고려대의 거짓말

중앙일보 2019.09.18 06:00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압수수색에 돌입한 지난달 27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인재발굴처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압수수색에 돌입한 지난달 27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인재발굴처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28)이 고교 시절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단국대 의학 논문이 2010학년도 고려대학교 입시에서 제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고려대가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였다. 고려대는 조씨 입시비리 의혹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달 21일 “자료를 폐기해 (논문의) 제출 여부 및 내용은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고려대 측은 당시 교육부 지침에 따라 2010학년도 입시 관련 자료는 2015년 5월 29에 폐기했다고 밝혔다. “종이 서류는 남아있지 않더라도 학교 전산 데이터베이스(DB)에는 남아있는게 아니냐”는 질문에도 “DB를 통해서도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고려대 측의 해명과는 다르게 지난달 27일 검찰이 압수수색한 고려대 인재발굴처 DB에서는 조씨가 제출한 ‘서류 목록표’가 발견됐다고 한다. 검찰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당시 입시 업무에 관여한 교수 등을 16일 불러 조사했다. 이날 검찰에 소환돼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고려대 관계자는 “검찰이 고려대를 압수수색할 때 가져간 자료 중엔 지원자의 증빙자료 제출 목록이 포함됐다”며 “조 장관 딸의 자료 목록 아홉 번째에 최근 논란이 된 단국대 의학연구소 논문이 기재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입학 취소의 키(key)를 쥐고 있는 고려대는 17일까지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아직까지 조씨에 대한 입학 취소 논의에 돌입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입학 취소는 별도의 ‘입학취소처리심의위원회’(심의위)를 꾸려 이뤄진다. 고려대 학사운영규정 제8조에 따르면 재학생이나 졸업생이 입학사정을 위해 제출한 전형자료에서 중대한 하자가 발견된 경우 학교는 심의위를 열어 논의 과정을 거친 후 입학을 취소할 수 있다. 심의위가 열리면 학생에게 서면 또는 출석으로 소명을 요구하게 되고 학교는 이를 종합해 최종 판단을 내린다.  
 
대한병리학회는 지난 6일 “저자의 역할이 불분명해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로 조씨의 ‘제1저자’ 병리학 논문을 취소했다. 따라서 이 논문을 입시 때 제출한 것은 학사운영규정의 ‘중대한 하자가 발견된 경우’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게 교육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위의 고려대 관계자도 “고등학생이 이런 논문을 내는 게 흔한 일은 아니기 때문에 점수를 많이 받는 이유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려대 학생들 비판도 이어져

지난 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학교 민주광장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입시특혜 의혹'관련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학생들은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숙환(위선과 편법)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학교 민주광장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입시특혜 의혹'관련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학생들은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숙환(위선과 편법)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고려대 학생 커뮤니티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고파스(고려대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는 “학교 차원의 거짓말로 보인다”며 “회의할 것 다 하고 최대한 모르쇠로 일관하자는 전략이었을 것”이라며 학교 측의 은폐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외에 “당시 고대 입학처 관계자도 전부 조사해서 처벌해야 한다”, “당시 입학처장이었던 그 교수도 거짓말을 한 것이냐”라며 학교 측의 책임 있는 의혹 규명에 대한 요구도 나왔다.      
 
한편 검찰은 16일 조씨를 비공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씨를 불러 단국대 의대 논문 작성 과정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 의혹,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논란 등에 대해 조사했다. 조씨의 어머니 정경심(57) 교수는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혐의(사문서위조)로 이미 기소됐고 다음달 첫 재판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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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진ㆍ이병준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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