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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와 건강, 생활속 궁금증]홍윤철 교수 인터뷰(1편)

중앙일보 2019.09.18 05:00
서울대 의대 홍윤철 교수(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장)가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있다.   오종택 기자

서울대 의대 홍윤철 교수(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장)가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있다. 오종택 기자

 한국에서 미세먼지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달은 8~10월 석 달 정도다. 나머지 9개월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치를 훌쩍 넘어선다. 환경부에 따르면 월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환경부 기준으로 ‘좋음’(0~15㎍/m³)에 해당하는 달은 지난해 석 달( 8~10월), 2017년 두 달(8·10월)에 불과했다. 미세먼지는 각종 질병을 일으켜 사망위험을 높인다. WHO는 미세먼지로 한 해 700만명이 조기 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홍윤철 서울대병원 교수(예방의학교실)는 80년대부터 대기오염을 연구해 온 미세먼지 분야 권위자다. 지난해 홍 교수 연구팀은 한국에서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이 1만1924명(2015년 기준)이라는 연구 결과를 밝혀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미세먼지의 시대’ 한국인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홍 교수를 만나 미세먼지와 건강에 대한 궁금증들을 자세히 풀어봤다.

급성은 염증, 만성은 심혈관질환 

미세먼지가 안 좋은 날 목도 붓고 눈도 아프다. 이게 미세먼지 때문이 맞나.
“맞다. 급성 반응이다. 눈과 머리가 아프고 피부가 뒤집어지고 목이 아프고 콧물이 나오는 것 등이다. 사흘 정도 이런 나쁜 상태가 간다.”

 
만성 반응도 있나.
“연구 결과 조기 사망자 1만1924명 가운데 1만2000명이 만성적인 미세먼지 영향으로 사망한다. 흔히 호흡기 질병을 떠올리는데 심장질환, 뇌졸중이 가장 크다. 공기 속에 있는 독성 물질을 같이 마시는 거다. 폐포의 역할은 공기와 혈관을 연결시켜 산소가 혈관 안에 들어가게 하는 건데 미세먼지는 워낙 작으니 폐를 통해 혈관으로 들어가서 문제를 일으키는 거다.“

 
미세먼지 중에서도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사람 머리카락 한 개 굵기의 20분의 1에서 30분의 1이다. 너무 작아서 기관지 섬모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의 모세혈관을 통해 우리 몸에 흡수된다. 미세먼지가 혈액 속에서 돌아다니면서 염증 반응을 높이고 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키고 혈관세포 기능을 떨어뜨린다.  

미세먼지, 피 속에 녹아 염증일으켜 

미세먼지는 정말 한 번 몸 안에 들아가면 안 나오나.

미세먼지가 혈관을 돌아다니는 게 아니다. 피 속에 녹는 거다. 차라리 먼지 상태로 가만히 있으면 괜찮은데 분해가 돼서 중금속, 화학물질로 피에 녹아버리는 거다. 당연히 배출도 형태가 있는 먼지로 나오는 게 아니라 오랜 세월 천천히 희석돼 나갈 수밖에 없다.”

 
결국 피가 오염된다는 말인데.
“맞다. 그래서 염증반응이 일어나는 거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 몸에서 산화스트레스(체내 활성산소가 많아져 생체 산화 균형이 무너진 상태)를 일으키고 그게 염증으로 연결되면서 각종 질환, 우울증, 치매 등이 생기는 거다.”

물 많이 마시고 비타민 등 항산화제 섭취

해결책이 뭔가.
“일단 물 많이 마시면 아무래도 순환이 잘 돼서 배출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산화스트레스 때문에 염증이 생기니 평소 비타민C, 비타민E 같은 항산화제를 약보다 음식으로 먹는 게 좋다.”

 
 ‘숨 쉬듯 자연스럽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는 지금까지 좋은 공기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살았다. 하지만 이제 숨 쉬는 것도 긴장하고 조심해야 하는 세상을 보내고 있다. 건강을 유지하려면 귀찮더라도 일상 속에서 적절한 수칙과 요령을 지키는 게 바람직하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 코보다 입으로 숨 쉬라고 하던데.
“잘못된 정보다. 불행히도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나 너무 작아서 코털 점막을 다 통과한다. 그래도 코에는 습도 유지 등의 기능이 있어서 입보다는 코로 숨 쉬는 게 훨씬 낫다.”

초미세 50 넘으면 마스크 확실히 효과적

마스크(KF인증)는 어떤가. 꼭 써야 하나.  

마스크 실험을 해봤는데 결론은 미세먼지 수치가 높을 때는 쓰는 게 훨씬 낫다. 다만 건강한 일반인의 경우 초미세먼지(PM2.5) 50까지는 안 써도 문제없다. 하지만 영유아·어린이·임산부·어르신과 천식·아토피·알레르기·호흡기질환·심혈관질환 등을 가진 민감군의 경우엔 PM2.5 35를 넘어서면 마스크를 써야 한다.”

 
미세먼지를 막으려면 반드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정을 거친 ‘KF(Korea Filter)’ 인증 마스크를 써야 한다. KF80, KF94, KF99 등의 제품이 있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차단 효과가 높다. 예를 들어 KF80은 미세먼지 입자를 80% 이상 막는다는 뜻이다.  

KF80이면 충분, 수치 높다고 산소 부족 아냐 

마스크는 수치가 높을수록 좋은 건가.
“차단 효과 자체는 그렇지만 실제론 KF80이면 충분하다. 어차피 미세먼지 제로(0)인 세상은 없다. 미세먼지가 100인데 KF80을 써서 20만 마시는 거나, KF94를 써서 6만 마시는 거나 인체에 그렇게 큰 차이는 없다.”

 
마스크 수치가 너무 높으면 산소 부족이 올 수 있다고 하던데.

그것도 잘못된 정보다. 사실 반대다. KF94나 KF99처럼 차단 효과가 높은 마스크를 쓰게 되면 그만큼 호흡 저항이 생겨서 인체는 숨을 쉬려고 힘을 더 쓰게 되고 결과적으론 산소가 더 많이 들어간다. 다만 우리가 ‘숨쉬기가 힘들다’고 느끼는 걸 산소 부족이라고 생각하는 것뿐이다.”

초미세 50까지는 일상생활 문제없어 

도대체 미세먼지 수치가 얼마면 위험한 건가.

개인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했을 때 PM2.5가 100이면 모든 사람에게 다 해롭다. 그 정도 높아지면 사망률이 높아지고 여러 가지로 생활에 제한을 둬야 한다.”

집안에만 박혀있을 수도 없고 어느 정도까지 제한을 둬야 하나.  
“보통 사람의 경우 PM2.5 50까지는 야외활동을 하는 게 더 낫다. 평소에 하던 대로 산책도 하고 쇼핑도 가고 나들이도 가면서 생활을 유지하라는 얘기다. 초미세먼지 50이라는 수치 자체는 높은 거다. 하지만 미세먼지 자체를 막는 데에만 신경을 쓰느라 신체 활동에 얼마나 이득이 있느냐를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다. 활동할 때와 안 할 때를 비교하면 공기가 좀 안 좋아도 활동을 하는 게 훨씬 좋다는 얘기다. 해외 연구를 통해서 나온 결과다.”


하루 30분 활발한 활동이 주는 이로움 커 

그래도 PM2.5가 50이나 되는데 야외 활동을 하는 건 께름칙하다.
“물론 건강한 일반인일 경우다. 심장질환자는 당연히 피해야 한다. 신체 활동을 의학적으로 얘기하면 적어도 하루에 30분 정도는 활발히 활동하는 게 건강에 좋다. 운동하면 폐활량이 커지면서 미세먼지도 그만큼 많이 마시게 되지만 대신 운동을 해서 몸이 얻는 이득이 더 큰 거다. 다만 도로변에서 하는 것보다는 공원에서 하는 게 더 좋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도 아주 좋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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