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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사실 공표 막아도 실효 의문” 역대 법안 9건중 8건 폐기

중앙일보 2019.09.18 00:03 종합 5면 지면보기
2008년 18대 국회 시작 이래 피의사실 공표죄 관련 9건의 형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모두 정파적 입장이 반영됐다. 예를 들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009년 두 건이 발의됐는데, 민주당 법안은 피의사실을 공표할 경우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었고,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법안은 공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검찰총장 등의 지시에 따라 피의사실을 공표한 경우엔 처벌하지 않는다는 게 골자였다. 이번 국회에서도 지난 6월 정갑윤 한국당 의원이 피의사실 공표로 명예훼손죄를 범한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개정안을 냈는데, 김성태 한국당 의원의 딸 KT 특혜취업 의혹을 검찰이 수사할 때였다.
 
하지만 법안은 대개 ‘반짝 발의’에 그쳤다. 9건 중 이번에 발의된 정 의원 법안을 빼곤 모두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소위원회 논의는 18대 국회에서 사흘, 19대 국회에서 하루밖에 이뤄지지 않았다. 논의 과정에서 신중론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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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에선 “수사 사실의 외부 유출 경로는 여러 가지여서 피의사실 공표죄를 강화하는 것만으론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황희철 전 법무부 차관)이란 지적이 있었다. 19대 국회에선 임중호 전 법제사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피의사실 공표죄 위법성 조각 사유를 특정하면 다른 사유는 제외돼 피의자 인권과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될 소지가 있다”며 “국민의 관심이 큰 사건 수사 등 국민의 알권리 보장에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공개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명예훼손죄처럼 ‘공공의 이익을 위한 때엔 벌하지 않는다’ 같은 포괄적 조각 사유 신설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선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 관행 방지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조응천 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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