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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같은 위조 정황···정경심, 아들 표창장 잘라 만들었다

중앙일보 2019.09.18 00:02 종합 3면 지면보기
대안정치연대 소속 박지원 의원이 지난 6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 청문회 때 휴대전화에 저장된 당시 조 후보자 딸의 동양대 표창장 사진을 보고 있다. [뉴스1]

대안정치연대 소속 박지원 의원이 지난 6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 청문회 때 휴대전화에 저장된 당시 조 후보자 딸의 동양대 표창장 사진을 보고 있다. [뉴스1]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공모자와 함께 임의로 상장 문구를 만들고, 대학 총장 직인도 날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공개된 정 교수의 공소장에 들어 있는 내용이다.
 

아들 표창장에서 총장직인 스캔
자기 PC에 파일로 만들어 보관
국회에 제출된 검찰 공소장엔
“딸 진학 위해 공모자와 위조”

이날 중앙일보가 국회에서 입수한 정 교수의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정 교수가 자신의 딸(28)이 국내외 유명 대학원 등에 진학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임의로 만든 것으로 파악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정 교수는 ‘성명불상자’와 공모해 2012년 9월 7일 자신이 근무하는 동양대에서 기존 대학 총장 표창장 양식과 유사하게 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학교 및 학과, 봉사 기간 등을 기재한 뒤 최우수봉사상을 수여했다. 표창장엔 “동양대 봉사 프로그램의 튜터로 참여해 자료 준비 및 에세이 첨삭지도 등 학생 지도에 성실히 임해 그 공로를 표창함”이라고 적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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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정 교수는 2012년 9월 7일 ‘동양대학교 총장 최성해’라고 임의 기재한 표창장 문안을 만든 뒤 최 총장의 이름 옆에 동양대학교 총장의 직인 역시 임의로 찍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 6일 공소시효 7년 완성을 앞두고 정 교수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명문대 재학증명서 위조 방식처럼 표창장을 직접 위조한 정황도 포착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정 교수가 동양대 사무실에서 사용한 컴퓨터에서 아들이 동양대에서 받은 표창장 스캔 파일과 이 파일의 일부를 잘라낸 그림 파일, 딸 표창장 내용이 담긴 한글 파일과 표창장 완성분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딸의 표창장 내용을 작성한 뒤 아들의 표창장에서 잘라낸 총장 이름과 직인이 담긴 그림 파일을 붙여 위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교수의 공소장은 이날 오전 9시15분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했다. 통상적으로 기소된 사건의 경우 법무부는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가 있으면 사건 공소장을 기소 대상자의 실명과 개인정보 등을 가린 채로 제출해 왔다. 공소장에 기재된 범죄 사실이 법원 판결로 확정된 내용은 아니지만 검찰의 법리 검토가 끝난 사안이기 때문에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국회에 제공됐다. 보통 대검에서 공소장을 넘겨받은 당일 또는 그 다음 날 국회 제출이 이뤄졌다.
 
하지만 법무부가 대검에서 공소장을 넘겨받은 지 엿새 만에 국회에 제출한 것을 두고 법무부가 고심에 빠졌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기소 대상자인 정 교수가 현직 법무부 장관의 부인이기 때문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관행적으로 국회에 제출해 오던 공소장을 정 교수의 경우에만 이례적으로 거부할 경우 법무부가 비난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씨를 구속수사 중인 검찰이 조씨에 대한 대면조사를 이어가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17일 전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증거인멸교사,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된 조씨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사모펀드의 실질적 운영자로 알려진 조씨를 상대로 정 교수가 사모펀드에 종잣돈을 대고 운영에까지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조 장관 딸 입시비리에 관련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 극비리에 조 장관의 딸을 불러 고교 재학 시절 제1 저자로 등재된 단국대 논문을 고려대 입시에 제출한 내역, 동양대 총장 명의의 위조된 표창장을 수령한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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