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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배터리 기술 유출 혐의 SK이노 압수수색...LG화학 5월 고소장 제출

중앙일보 2019.09.17 16:16
서울 종로구 서린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본사 건물. 경찰은 17일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SK이노베이션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중앙포토]

서울 종로구 서린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본사 건물. 경찰은 17일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SK이노베이션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중앙포토]

 
서울지방경찰청이 17일 배터리 기술 유출 혐의로 SK이노베이션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청은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이노베이션 본사와 전기차 배터리 기술 개발을 맡고 있는 대전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연구원에 수사관을 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전기차용 배터리 영업비밀 유출 혐의에 대한 고소 사건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LG화학은 지난 5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SK이노베이션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LG화학은 소장에서 “지난 2년간 SK이노베이션에 두 차례 내용증명 공문을 통해 영업비밀 및 기술정보 등의 유출 가능성이 높은 인력에 대한 채용절차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받아 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배터리 사업 경력 채용을 하는 과정에서 LG화학 인력을 채용한 건 사실이지만 100% 공개채용 원칙으로 진행했다”며 “LG화학이 지속해서 주장하고 있는 지식재산권 보호 등은 SK이노베이션의 경영방침과 같고 그 어떤 글로벌 기업보다 이를 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는 전기차 배터리 기술 유출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중이다. LG화학은 올해 4월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등으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 ITC)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도 LG화학과 LG전자를 상대로 이달 초 ITC 등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경찰의 압수수색은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양사 최고경영자(CEO)가 만난 지 하루 만에 진행됐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의견을 나눴다. 배석자 없이 CEO 둘이 만났지만 소송전과 관련된 양사 간 합의문은 끌어내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양사 간 입장차를 확인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만남에 앞서 서로 간 견해차가 커 양사 간 화해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사과를 전제로 합의점을 찾아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인력 스카우트를 통한 기술 유출은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
 
17일 경찰의 압수수색으로 대화에 나선 두 회사 사이에 또 다른 변수가 끼어든 모양새다. 재계 관계자는 “LG화학이 형사 고소를 취하해도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범죄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관련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여 양사간 분쟁이 어떤 방향으로 튈지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LG화학이 ITC에 제기한 소송은 내년 10월 무렵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소송은 그 이후에 결정문이 나온다. ITC 일정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서류와 전문가 의견 청취를 통해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참여한 연구자 등이 내놓은 기술 개발 서류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 대리인은 기술 개발 서류를 서로 교환한 다음 기술 침해 여부를 놓고 논박하는 과정도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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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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