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멜로가 체질'(JTBC). [방송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9/17/b6a6abc8-12d4-493a-bedf-2f62bd87a913.jpg)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멜로가 체질'(JTBC). [방송 캡처]
지금까지 이런 ‘1% 드라마’는 없었다.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의 첫 드라마
명대사 쏟아내며 청춘 감성 공략
시청률 1%대지만 화제성은 3위
드라마 관련 인터넷 게시판마다 “한번 보면 빠져나올 수 없는 인생드라마” “진짜 깜짝 놀랄 만큼 재밌는 감동” 등의 시청자 호평이 이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대사 맛이다. ‘극한직업’뿐 아니라 영화 ‘써니’ ‘과속스캔들’ ‘타짜-신의 손’ 등을 각색했고 영화 ‘스물’과 ‘오늘의 연애’ 등의 각본을 썼던 이 감독이 “10년 치 메모장을 털어” 썼다는 대사는 ‘명대사’와 ‘일반 대사’를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웃음과 감동의 밀도가 높다.
가장 최근회인 12회만 봐도 곱씹고 싶은 대사들이 줄을 잇는다. 이날 방송에서 극 중 드라마 감독 범수(안재홍)가 작가 진주(천우희)에게 사랑 고백을 했다. 하지만 함께 일하는 사이에 사적인 감정이 개입되는 것을 걱정한 진주는 “하던 대로 일 잘하고 있으면 어련히 알아서 될 거를…”이라며 범수의 ‘고백 타이밍’에 문제 제기를 한다. 이 때 범수가 남긴 명대사. “남자가 여자를 좋아할 때는 일곱살 난 아이와 같은 거에요. ‘어련히’ 같은 느긋한 여유가 일곱살 난 아이한테는 존재하지가 않는다고.”
두 사람이 마침내 사귀기로 결정하면서는 이런 대화를 나눈다.
“사귀는 게 뭘까요?”
“마음을 나누고, 그 마음을 다른 사람과 동시에 나누지 않고, 그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그 의무를 상대에게 요구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권리도 가지게 되고…”
“이럴 땐 단순하게 말하는 게 멋있을 수도 있어요.”
“세상에서 제일 좋은 거요.”
“세상에서 제일 좋을 거. 해요, 우리.”
“네, 합시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멜로가 체질'(JTBC). [방송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9/17/d45524ad-80af-4c05-bf77-0c6bc18b1a78.jpg)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멜로가 체질'(JTBC). [방송 캡처]
거창한 사랑 장면이 아닌 곳에서도 등장인물들의 대화는 허투루 흐르지 않았다. 가난한 공시생 남자친구를 둔 동생이 진주에게 “돈은 언제까지 없는 거냐”고 물었을 때다.
“돈은 계속 없는 거야.”
“응?”
“지금은 공부하니까 없는 거야. 그러다 다행히 합격했어. 공무원 됐어. 안정적으로 월급 들어와. 그럼 결혼하겠지? 그럼 집 구해야지. 그게 니 집이야? 은행 집이야. 또 없는 거야. 그래도 성실하게 20년 동안 죽어라 일해서 갚아. 근데 애가 있겠지. 애들이 대학 간대. 그럼 또 없는 거야. 착실히 일해서 애들 공부시켜. 근데 은퇴할 나이네. 또 없는 거야.”
“와, 인생이 그냥 없는거야네”
“그나마 이게 성공사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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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멜로가 체질'(JTBC). [방송 캡처]
이지영 기자jylee@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