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가 개각을 단행한 지난 11일 일본 외무성에서 열린 취임 회견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신임 외상이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취임 회견부터 韓과 적극 소통여부 "노 코멘트"
냉온탕 오갔던 전임자 고노와 차별화 시도인듯
"포용적,그러나 강한 외교" 등 정제된 표현 사용
영어 실력 자랑 바빴던 고노,모테기는 "고민중"
![고노(左), 모테기(右). [연합뉴스,지지통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9/17/e579626c-03b9-4d78-8a80-65f42275d88a.jpg)
고노(左), 모테기(右). [연합뉴스,지지통신]
한·일관계와 관련해 '청구권 협정 위반 상황임에도 국제회의 등에서 틈이 생기면 한국측 카운터파트와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해 나가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방위상으로 자리를 옮긴 전임자 고노 다로(河野太郞)를 비롯해 보통의 경우라면 "의사소통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했겠지만, 모테기 외상은 달랐다.
‘적극적’이냐 아니냐엔 언급을 아낀 채 ‘어쨌든 소통은 해나가겠다’는 취지의 냉랭한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이틀뒤인 13일 각의(우리의 국무회의) 뒤 회견에서도 ‘유엔총회 등을 앞두고 있는 데, 외교 당국간 대화는 계속 할 것이냐. 강경화 장관은 만날 생각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번에도 "현 시점에선 정해진 게 없지만, 외교장관 끼리, 또 외교당국간 의사소통은 계속 해 갈 생각"이라고 무덤덤하게 답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상.[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9/17/aa7e7c66-c089-4124-9698-0117541e3b84.jpg)
모테기 도시미쓰 외상.[AP=연합뉴스]
취임한지 곧 일주일이 되는 모테기 외상이 전임자와는 전혀 다른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고노 전 외상은 한국과의 소통에 적극적이면서도, 한편으론 감정 통제가 잘 안돼 “냉탕온탕을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카메라앞에서만 험한 표정을 하지만, 카메라만 사라지면 곧바로 웃는다"는 말이 나올정도로 강경화 장관에 친밀감을 드러내왔다. 반면에 남관표 주일한국대사를 외무성을 초치한 뒤 함부로 말을 끊고 “무례하다”고 소리치는 등 감정적으로 성숙치 않은 태도도 보였다.
그랬던 고노와는 달리 모테기의 경우 냉정하면서 차분한 이미지를 연출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는 것이다. 도쿄의 외교소식통은 “원래부터 냉랭하고 싸늘한 성격으로 유명하지만, 한국과는 일부러 더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대응하겠다는 자세가 엿보인다”고 했다.
모테기는 한국에 대해선 "북한 문제 대응 등을 위해서 일·미, 일·미·한이 지금처럼 긴밀히 연계해야 할 때는 없었다","국제법 위반 상황을 하루라도 빨리 시정하길 바란다", 또 자신의 외교 철학에 대해선 “포용적이면서도 강한 외교" 등 정제된 표현만을 내놓고 있다.
![고노 다로 방위상.[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9/17/9a42e192-72cf-4540-91f5-3699171e97c8.jpg)
고노 다로 방위상.[로이터=연합뉴스]
‘매킨지 앤드 컴퍼니’ 등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며 실력을 익혔다. 전임자 고노에겐 "영어실력을 드러내고 싶은지는 몰라도 외교장관 회담 모두 발언 등에서 지나치게 영어를 많이 쓴다"는 지적이 늘 따라다녔다.
하지만 모테기는 다른 대응을 하고 있다. 취임 첫날 기자회견에선 외국 기자에게 영어로 질문을 받고도 일본어로 답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더 쉽게 이해하려면 어떻게 하는 쪽이 좋은지 궁리를 더 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