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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혈질 고노와 반대로 가는 '냉탕'모테기 …"한국과 소통? 하긴 하겠다"

중앙일보 2019.09.17 12:45
“적극적일지 어떨지는 별도로 하고, 의사소통은 해 나갈 겁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가 개각을 단행한 지난 11일 일본 외무성에서 열린 취임 회견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신임 외상이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취임 회견부터 韓과 적극 소통여부 "노 코멘트"
냉온탕 오갔던 전임자 고노와 차별화 시도인듯
"포용적,그러나 강한 외교" 등 정제된 표현 사용
영어 실력 자랑 바빴던 고노,모테기는 "고민중"

고노(左), 모테기(右). [연합뉴스,지지통신]

고노(左), 모테기(右). [연합뉴스,지지통신]

 
한·일관계와 관련해 '청구권 협정 위반 상황임에도 국제회의 등에서 틈이 생기면 한국측 카운터파트와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해 나가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방위상으로 자리를 옮긴 전임자 고노 다로(河野太郞)를 비롯해 보통의 경우라면 "의사소통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했겠지만, 모테기 외상은 달랐다. 
 
 ‘적극적’이냐 아니냐엔 언급을 아낀 채 ‘어쨌든 소통은 해나가겠다’는 취지의 냉랭한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이틀뒤인 13일 각의(우리의 국무회의) 뒤 회견에서도 ‘유엔총회 등을 앞두고 있는 데, 외교 당국간 대화는 계속 할 것이냐. 강경화 장관은 만날 생각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번에도 "현 시점에선 정해진 게 없지만, 외교장관 끼리, 또 외교당국간 의사소통은 계속 해 갈 생각"이라고 무덤덤하게 답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상.[AP=연합뉴스]

모테기 도시미쓰 외상.[AP=연합뉴스]

 
취임한지 곧 일주일이 되는 모테기 외상이 전임자와는 전혀 다른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고노 전 외상은 한국과의 소통에 적극적이면서도, 한편으론 감정 통제가 잘 안돼 “냉탕온탕을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카메라앞에서만 험한 표정을 하지만, 카메라만 사라지면 곧바로 웃는다"는 말이 나올정도로 강경화 장관에 친밀감을 드러내왔다. 반면에 남관표 주일한국대사를 외무성을 초치한 뒤 함부로 말을 끊고 “무례하다”고 소리치는 등 감정적으로 성숙치 않은 태도도 보였다. 
 
그랬던 고노와는 달리 모테기의 경우 냉정하면서 차분한 이미지를 연출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는 것이다. 도쿄의 외교소식통은 “원래부터 냉랭하고 싸늘한 성격으로 유명하지만, 한국과는 일부러 더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대응하겠다는 자세가 엿보인다”고 했다.   
 
모테기는 한국에 대해선 "북한 문제 대응 등을 위해서 일·미, 일·미·한이 지금처럼 긴밀히 연계해야 할 때는 없었다","국제법 위반 상황을 하루라도 빨리 시정하길 바란다", 또 자신의 외교 철학에 대해선 “포용적이면서도 강한 외교" 등 정제된 표현만을 내놓고 있다.  
 
고노 다로 방위상.[로이터=연합뉴스]

고노 다로 방위상.[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대학(조지타운대)을 졸업한 고노와 마찬가지로, 모테기 역시 영어에 능하다.  
‘매킨지 앤드 컴퍼니’ 등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며 실력을 익혔다. 전임자 고노에겐 "영어실력을 드러내고 싶은지는 몰라도 외교장관 회담 모두 발언 등에서 지나치게 영어를 많이 쓴다"는 지적이 늘 따라다녔다. 
 
하지만 모테기는 다른 대응을 하고 있다. 취임 첫날 기자회견에선 외국 기자에게 영어로 질문을 받고도 일본어로 답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더 쉽게 이해하려면 어떻게 하는 쪽이 좋은지 궁리를 더 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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