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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마일리지 10년뒤 소멸’ 바뀔까

중앙일보 2019.09.17 00:04 경제 4면 지면보기
공정거래위원회가 마일리지 시효를 10년으로 규정한 항공사 약관의 위법성을 따져보기로 했다. 이런 규정이 관련 약관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쓸 곳 없는데 시효 계속 흘러 피해
공정위, 약관 위법성 조사키로
업계 “2008년 공정위도 동의한 것”

16일 공정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항공사가 마일리지 유효기간의 시효 정지가 가능한 상황에 대한 내용을 약관에 반영하지 않고, 발권 후 10년이 흐르면 무조건 시효가 지난 것으로 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용할 곳이 마땅찮아 이용자가 마일리지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시효는 계속 흐르게 하는 것이 소비자의 피해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에 공정위는 마일리지 소멸시효 적용의 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런 혐의 조사는 제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단순한 제도 개선 차원을 넘는다. 사안에 따라 소비자 권익을 침해했다고 판단될 경우 시정명령과 고발 등 조치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도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현재 항공사 마일리지 약관상 유효기간 조항 등이 약관법에 위반되는지를 두고 검토 중”이라며 “약관의 부당성 여부에 대한 검토와 더불어 최근 실시한 연구용역 결과를 참고해 이른 시일 내에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시민단체에선 ▶항공사의 마일리지 운영 약관은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는 민법 제166조와 배치돼 부당하며 ▶유효기간 적용을 마일리지 적립 시점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사용 가능한 시점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마일리지를 쓰려면 일정 수준 이상 적립이 돼야 한다. 제대로 써보기 전에 마일리지가 소멸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에 대한 구제책이 없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와 함께 연구용역을 통해 항공사 마일리지 사용량이 발행량보다 훨씬 적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마일리지 사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복합결제’ 등을 추진 중이다. 복합결제는 마일리지와 현금을 함께 써서 항공권을 구입하게 하는 제도다. 여행객은 현금으로 항공권을 구매하면서 모자란 금액 일부를 마일리지로 채울 수 있다. 또 공정위는 신용카드로 쌓은 마일리지를 카드 포인트로 역전환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항공업계에서는 2008년 약관 개정 때 공정위의 ‘동의’를 받고 개정했는데 이제 와서 불법 여부를 검토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당시 소멸시효를 5년으로 설정하려다 10년으로 늘렸는데, 이 과정에서 공정위의 심의를 거치는 등 경쟁당국의 의견을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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