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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한때 20% 폭등…트럼프 “범인 공격할 준비 됐다”

중앙일보 2019.09.17 00:03 종합 10면 지면보기
국제 유가가 하루 만에 장중 20%까지 치솟으며 요동쳤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세계 최대 석유 생산 시설이 예멘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잠정 중단됐기 때문이다.  
 

NYT “국제 비축 많아 큰 타격 없어”
미국·이란 군사 충돌이 변수
한국 수입 원유 29%가 사우디산
산업부 “대체 수입선 확보할 것”

16일(현지시각) 싱가포르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장 초반 배럴당 11.73달러 오른 71.95달러로 19.5% 급등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한때 12~15%까지 급등했다가 다소 하락해 9~10%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번 공격으로 사우디 하루 산유량의 절반인 570만 배럴이 생산 중단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드론 공격이 1990년 8월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쿠웨이트 침공 때보다 큰 생산량 손실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결정하면서 시장은 다소 안정됐지만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 탓에 유가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외신은 이번 공격이 사우디의 석유 수출을 몇 주 마비시키고 국제유가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리겠지만, 에너지 시장과 세계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줄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운이 좋게도 이번 공격은 전 세계 비축량이 평소보다 많고, 몇몇 생산국이 충분한 여력을 갖고 있으며 세계 경기 둔화로 에너지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셰일 혁명으로 2012년의 2배인 하루 121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점도 시장 안정에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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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도 이날 석유수급 및 유가 동향 점검 회의에서 단기적으로 국내 원유 도입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창현 산업통상자원부 석유산업과장은 “사우디산 원유의 86.9%를 지난해 장기계약(최대 20년)으로 도입했고, 사우디 정부도 자체 비축유로 수급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단기 수급 차질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수급 차질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대체 수입선 확보, 전략 비축유 활용 등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한국석유공사와 국내 정유사는 한 달 치 이상의 원유 비축분과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당장 원유가 모자라거나 단기간에 가격이 폭등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가 향후 3∼6개월간 배럴당 80∼90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정유사의 사우디 의존도는 높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한국이 지난해 사우디에서 수입한 원유는 전체 수입량의 29%를 차지한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심각한 원유 공급 차질을 빚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유가 상승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에서 원유 대부분을 수입하는 에쓰오일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원유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기헌·김기환·배정원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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