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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공방 끝에…환경부 ‘9부 능선’ 못 넘은 오색 케이블카

중앙일보 2019.09.17 00:02 종합 18면 지면보기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이 38년간의 찬반논란 끝에 ‘사업중단’쪽으로 기울었다. 사진은 사업 중단 측 집회 모습. [뉴시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이 38년간의 찬반논란 끝에 ‘사업중단’쪽으로 기울었다. 사진은 사업 중단 측 집회 모습. [뉴시스]

찬반 논란 속에서 38년간 줄다리기를 이어온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이 결국 ‘사업 추진 불가’ 판정을 받았다.
 

“환경 훼손…보완책 미흡” 부동의
강원·양양에 대안 사업 제안키로
주민 “입구 폐쇄…행정소송” 반발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16일 “설악산 오색 삭도(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자연환경과 생물 다양성 등에 미칠 영향과 사업 승인 부대조건의 이행 방안을 검토한 결과, 환경 가치 훼손이 심각하고 보완 대책도 미흡해 사업이 재검토돼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부동의’ 입장을 밝혔다. 원주환경청은 이 같은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을 이날 사업자인 강원도 양양군에 통보했다. 양양군은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90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설악산 오색지구~끝청 사이 3.5㎞ 구간의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해온 양양군은 2016년 5월 영향평가서를 제출했으며, 원주환경청은 같은 해 11월 보완을 요구했다. 양양군은 지난 5월 16일 ▶동·식물상 현황 정밀조사 ▶공사와 케이블카 운영 때의 환경 영향예측 등을 보완해 다시 영향평가서를 제출했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이 38년간의 찬반논란 끝에 ‘사업중단’쪽으로 기울었다. 사진은 사업 추진 측 집회 모습. [뉴시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이 38년간의 찬반논란 끝에 ‘사업중단’쪽으로 기울었다. 사진은 사업 추진 측 집회 모습. [뉴시스]

이에 원주환경청은 5월부터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를 통해 논의를 진행해왔다. 지난달 16일 조정협의회 최종 회의에서는 위원 14명 중 양양군 측 위원 4명은 조건부로 동의했으나, 4명은 동의하지 않았고, 4명은 보완작업이 미흡하다는 의견을 냈다. 원주환경청 소속 위원 2명은 의견 표명을 보류했다.
 
원주환경청은 마지막 회의 후 한 달간 논의 끝에 최종 협의결과를 공개하면서 “설악산은 자연환경·생태경관적 보호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고, 국내 생물 종의 약 10%인 총 5018종이 서식하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寶庫)로서 보전·관리가 우선돼야 할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원주환경청은 또 “보완을 거쳤지만, 환경영향평가서가 현황조사, 영향예측, 저감방안 등을 적정하게 수립·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

조명래(사진) 환경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사업이 중단될 경우) 강원 지역의 발전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대안 사업이 필요하다면 검토와 추진 과정에 환경부도 지원에 나서겠다”며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사업을 발굴해 양양군·강원도에 제안,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양군 주민들은 문재인 정권 퇴진 운동과 설악산 폐쇄 조치를 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준화 설악산오색케이블카 추진위원장은 “주민 숙원 사업에 보완 조치가 아닌, 부동의 결정을 내린 것은 양양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김철래 양양군 오색삭도추진단장도 “향후 행정소송을 통해 잘못된 처분을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김정연 기자, 양양=최종권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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