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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서 입뗀 고유정, 이번엔 "직접 진술 기회달라" 눈물 호소

중앙일보 2019.09.16 18:26

입 뗀 고유정…머리카락 쓸어올리며 얼굴 노출

전남편 살해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16일 제주지법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시스]

전남편 살해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16일 제주지법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시스]

16일 오후 제주지법 201호 법정.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36)이 갑자기 울먹이기 시작했다. “피고인(고유정)이 직접 모두진술을 하겠다”는 변호인의 요청에 대해 재판부가 거부 입장을 내비쳐서다. 재판부는 이날 “1차 공판 당시 모두진술할 기회를 줬으나 피고인이 진술하지 않았다”며 “변호인이 작성한 내용을 피고인이 읽는 형식은 이번 재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제주지법, 16일 고유정 사건 3차공판
졸피뎀 주인 놓고 검찰·고유정측 공방
고유정은 “진술기회 달라” 눈물 호소

이에 고유정은 “제가 (구치소에서) 진술서를 작성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요. 변호사가 접견 등을 토대로 작성해준 것”이라며 진술할 기회를 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지난 6월 1일 경찰에 붙잡힌 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처음으로 입을 뗀 순간이었다. 발언 당시 고유정은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목소리를 떨면서 울먹였다. 이에 재판부는 “본인이 직접 작성해 온다면 다음 기일에 10분가량 의견을 말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일부 방청객은 “미친X”라는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고유정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30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열린다.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경찰에 체포될 당시 범행을 부인하는 모습. [중앙포토]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경찰에 체포될 당시 범행을 부인하는 모습. [중앙포토]

유족 측 “DNA 검증, 고유정 거짓 드러나”

이번 공판에서는 사건 관련 대검 소속 DNA 감정관 등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최대 쟁점인 ‘졸피뎀’이 검출된 혈흔 분석 결과에 대한 심문이 이어졌다. 앞서 고유정 측 변호인은 2차 공판 당시 고유정이 수면제인 졸피뎀을 먹여 항거불능의 상태에 빠진 피해자와 몸싸움을 했다는 검찰의 주장이 모순된다는 점을 거듭 주장했다. 졸피뎀 성분이 검출된 이불에 묻은 혈흔은 피해자의 것이 아닌 피고인 고유정의 것이며, 고유정은 피해자에게 졸피뎀을 먹인 사실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날 공판 역시 졸피뎀 성분의 당사자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 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양측의 주된 다툼은 고유정의 차량에서 발견된 이불과 붉은색 무릎담요에서 검출된 졸피뎀 성분의 혈흔이 누구의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공판에서 대검 DNA 감정관은 “(사건 후) 증거물에서 나온 DNA 감정 당시 피해자 추정되는 것과 피고인의 것을 대조한 결과 두 사람의 것이 모두 검출됐다”며 “피해자로 추정된 DNA는 피해자의 구강 상피세포가 아니고 피해자 부모님 DNA를 유출해 대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불 등에 묻은 혈흔이 피해자의 것이 아닌 피고인의 것이라는 고유정 측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살해된 전남편 측 변호인인 강문혁 변호사는 “지금까지 고유정은 졸피뎀을 사용해서 살해한 바가 없다고 범행을 부인했지만, 압수된 담요에서 피해자의 혈흔과 졸피뎀이 검출된 사실이 명백히 검증됐다”며 “고유정의 주장이 모두 거짓이었음이 명확하게 드러난 공판”이라고 말했다.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1차, 2차, 3차 공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에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1차, 2차, 3차 공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에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

경찰, 머그샷 공개 여부 ‘촉각’

한편, 경찰이 구속된 피의자를 찍어놓은 사진인 이른바 ‘머그샷’(mug shot) 공개를 추진하는 상황에서도 고유
정은 머리를 풀어헤친 채 법정에 출석했다. 다만 이날 고유정은 고개를 숙였던 1, 2차 공판 때와는 머리카락으로 가려진 얼굴을 든 채 법정에 들어섰다. 피고인석에 앉은 뒤 머리를 3차례 쓸어 넘기는 과정에서는 맨얼굴이 살짝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고유정 사건을 계기로 머그샷 공개를 추진 중이다. 경찰의 신상공개 결정 이후로도 고유정이 긴 머리카락을 이용해 얼굴을 가린데 대해 불만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머그샷’은 구속된 피의자를 식별하기 위해 경찰이 촬영하는 사진(Police Photograph)을 말한다. 얼굴(face)의 속어인 머그(mug)에서 유래한 은어다.
 
제주=최경호·최충일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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