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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택 "조국 법무부 피의사실 공표금지 개정안은 檢탄압수단"

중앙일보 2019.09.16 11:51
지난 7월 19일 퇴임한 송인택 전 울산지검장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7월 19일 퇴임한 송인택 전 울산지검장의 모습. [연합뉴스]

"조국 장관은 빠지고 여당은 사과부터 해야합니다"
 

"피의사실 공표 금지돼야, 단, 현재 개혁안은 檢탄압수단"

송인택(56·연수원 21기) 전 울산지검장은 1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여당이 추진하는 피의사실 공표금지 법무부 훈령 개정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7월 퇴임한 송 전 검사장은 검찰 내부에서 피의사실 공표를 처음으로 공론화화고 연구해 관련자들을 입건까지 했던 인물이다. 
 
송 전 검사장은 문재인 정부 초기 검찰의 적폐청산 수사 때부터 피의사실 공표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현직 시절엔 문무일 검찰총장을 찾아 윤석열 현 검찰총장이 이끌던 서울중앙지검에서 "무차별적인 피의사실 보도가 나오고 있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전자증권제도 시행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전자증권제도 시행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송 전 검사장 "조국 법무부 방식에 반대" 

그런 송 전 검사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과 여당이 추진하겠다는 피의사실 공표금지 관련 법무부 훈령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송 전 검사장은 조 장관이 추진하는 피의사실 공표방지 공보준칙 개정은 "검찰 수사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고 주장했다.
 
송 전 검사장은 "피의사실 공표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조국 장관 가족과 관련자들이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조 장관은 이 문제에서 빠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 전 검사장은 "여당도 진정 피의사실 공표가 사라지길 원한다면 적폐청산 수사 당시에 피의사실 공표로 실컷 정치를 했던 과거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민주당은 법무부와 함꼐 피의사실 공표 금지 법무부 훈령 개정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뉴스1]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민주당은 법무부와 함꼐 피의사실 공표 금지 법무부 훈령 개정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뉴스1]

당정 "18일 피의사실 공표 훈령 개정 추진" 

하지만 여당과 법무부는 18일 당정 협의회를 통해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금지하는 법무부 훈령 개정안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피의사실 공표가 의심될 경우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을 통해 해당 수사를 맡은 검사에 대한 감찰권도 발동하도록 했다. 
 
중대한 오보를 방지하거나 국민 제보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곤 기소 전 수사 내용을 일절 공개하지 못하도록 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총장 역시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받는 상황에서 사실상 조 장관을 통해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검사 감찰권이 발동되도록 만든 구조란 지적이 나왔다. 
 
다음은 송 전 검사장과의 일문일답
 
현재 여당과 법무부가 추진하는 피의사실 공표 개정안에 대한 생각은
금지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법무부 훈령을 개정해 검사에 대한 감찰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지금 방안엔 반대한다. 피의사실 공표를 금지한 형사소송법대로 하면 된다. 장관에게 감찰권을 부여하는 것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검사들에게 탄압수단이 될 수 있다.
 
법대로 하라는 것은 무슨 뜻인가
기존 형사소송법 126조에 따라 기소 전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행위를 처벌하면 된다. 형사소송법에는 장관에게 피의사실 공표와 관련해 권한을 위임한다고 적혀있지 않다. 감찰권의 문제가 아닌 형벌로 다스려야 한다. 이럴 경우 야당 수사 때 장관이나 검찰총장이 감찰권을 발동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 방식은 살아있는 권력, 청와대와 여당을 위한 개정안이다. 
 
감찰권이 어떻게 악용된다는 말인가
언론이 검찰이나 경찰 확인을 거치지 않고 취재한 것도, 법무부나 검찰에서 검사들이 흘려줬다고 의심하고 감찰권을 발동할 때 이를 막을 수 있겠나. 그런 감찰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왜 하필 지금이어야 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피의사실 공표가 진정 사라지길 원한다면 과거에 대한 반성부터 해야한다. 피의사실을 앞세워 상대방을 공격하고 그런 정치를 했던 과거와 먼저 단절해야 한다. 여당 의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때 여당 의원들이 실컷 떠들었던 것부터 반성해야 한다.
 
피의사실 공표 어떻게 막아야 하나
올해 퇴임할 때 당시 윤대진 검찰국장이 "피의사실 공표 금지를 위한 획기적 방안을 만들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그때 구체적인 내용은 듣지 못했지만 우선 형법에 나온대로 피의사실 공표 행위를 처벌해야 한다. 일각에선 깜깜이 수사라는 말을 하지만 어차피 법정에서 다 공개된다. 피의사실 공표는 대법원 판례를 통해 그 기준을 만들어가야 한다. 장관이 나서서 피의사실 공표를 금지하고 훈령안을 개정할 법적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묻고싶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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