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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교수 수업 폐강했지만…동양대에 이어지는 여파들

중앙일보 2019.09.16 11:46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정경심 교수연구실이 굳게 닫혀 있다. [뉴스1]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정경심 교수연구실이 굳게 닫혀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의 처남을 비롯한 사모펀드 의혹 관련자들이 줄줄이 소환되거나 체포됐다. 사모펀드 운용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학교 교수의 검찰 소환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문서 위조 혐의 기소 정교수, 모든 수업 폐강하고 대응 집중
이어지는 의혹과 혼란…표창장 위조 의혹도 개운치 않은 해명
"USB 써도 됐을 텐데"…연구실 PC 반출에도 '비상식적' 지적
수강 정정 마지막날 폐강…졸지에 수업 사라진 학생들만 피해

정 교수는 지난 10일 동양대에 연락해 자신이 맡고 있던 수업 2개 모두를 폐강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지난 6일 검찰이 자신을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하면서 검찰 수사에 대응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적어도 이번 학기에 동양대에서 정 교수를 찾아보긴 어려울 것 같지만, 동양대 안팎의 의혹과 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①개운치 않은 ‘표창장 위조 의혹’ 해명

 
정 교수와 관련한 의혹 중 하나는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위조해 딸(28)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에 도움을 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 교수 딸은 의전원 자기소개서에 총장상 수상 경력을 썼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일 동양대 정 교수 연구실과 이 학교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을 했다. 정 교수의 딸이 받은 총장 표창장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발급되지 않은 정황이 발견되면서다. 게다가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나는 이런 표창장을 결재한 적도 없고 준 적도 없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고조됐다.
 
조 장관은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표창장 위조 의혹에 대해 “중·고교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실제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표창장에 적힌 기간(2010년 12월 1일~2012년 9월 7일) 중 동양대에서 ‘인문학 영재프로그램’이 실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동양대는 5일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이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
경북 영주시 풍기읍 동양대학교 대학본부 전경. 남궁민기자

경북 영주시 풍기읍 동양대학교 대학본부 전경. 남궁민기자

 
최근엔 학내에서  ‘표창장 위조 의혹’에 반대 의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경욱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는 지난 10~1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 교수가 부당하게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표창장 위조 의혹에 대해선 “영화 같은 상상”이라고 반박했다. 최 총장은 최근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출근도 하지 않고 있다. 동양대 구성원 사이에서 분열 조짐이 일어나는 분위기다.
 

②연구실에서 PC 반출한 이유도 의문

 
정 교수는 지난달 31일 증권사 직원 김모씨와 함께 자신의 연구실에 있던 개인용컴퓨터(PC)를 반출했다. 이날은 검찰이 조 장관을 둘러싼 여러 의혹과 관련해 30여 곳을 한꺼번에 압수 수색을 한 바로 다음 날이었다. 반출된 PC는 김씨의 차량 트렁크에서 발견됐다.
 
조 장관은 이에 대해 청문회에서 “제 처가 여러 언론 취재나 난감한 상태라서 자기 연구실에 있는 PC 내용도 점검을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연구실에 출근할 수 없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가지러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반출한 PC를 증권사 직원 트렁크에 보관한 이유에 대해서도 “증권사 직원이 운전했고 그 뒤에 제 처는 부산으로 내려갔다. 돌아올 때까지 좀 갖고 있으라고 했고 귀경하고 난 뒤 검찰에서 연락이 와 그대로 임의제출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사문서위조 혐의로 불구속기소 한 조국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교수의 소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사문서위조 혐의로 불구속기소 한 조국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교수의 소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일각에선 보안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 이상 USB나 외장하드 같은 이동식 기억장치를 사용하는 게 상식적인 행동 아니었느냐고 지적했다. 동양대 정보관리 담당자는 “외부 기억장치를 연구실 PC에 사용하더라도 따로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③수강정정 마지막 날 폐강에 학생들만 피해

 
갑작스러운 폐강으로 난감한 학생들도 생겼다. 정 교수가 10일 학교 측에 폐강 의사를 전하면서 정 교수가 맡고 있던 2개 수업이 폐강됐다. 이날은 수강신청 정정 마지막 날이어서 이 소식을 듣지 못한 수십 명의 학생은 한 학기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경북 영주시 풍기읍 동양대학교 소식을 대신 전해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정경심 교수 수업 폐강을 걱정하는 학생의 글이 올라와 있다. [페이스북 캡쳐]

경북 영주시 풍기읍 동양대학교 소식을 대신 전해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정경심 교수 수업 폐강을 걱정하는 학생의 글이 올라와 있다. [페이스북 캡쳐]

 
동양대 소식을 전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10일 오전까지 “혹시 정 교수 수업 신청한 학생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학교 측에서 어떻게 해주나요?” 등 글이 게시되는 등 혼란스러운 분위기였다.
 
이 밖에도 정 교수가 자신의 조카를 통해 사모펀드 투자처 정보를 미리 안 것 아니냐는 의혹, 펀드 운용사가 투자한 업체에서 자문료를 받았던 의혹 등도 검찰 수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영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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