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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돌풍' 한국계 크리스티 안 "뜻깊은 추석 보냈어요"

중앙일보 2019.09.15 00:12
춘추전국시대 여자프로테니스(WTA)에서 눈에 띄는 한국계미국인 선수가 있다. 올해 US오픈에서 16강에 올라 돌풍을 일으킨 크리스티 안(27·미국·93위)이다.
 
미국 교포 테니스 선수 크리스티 안이 13일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테니스 센터 메인 코트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크리스티 안 SNS]

미국 교포 테니스 선수 크리스티 안이 13일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테니스 센터 메인 코트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크리스티 안 SNS]

한국명 안혜림인 안은 미국 뉴저지 플러싱에서 한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교포 선수다. 6세 때 테니스를 시작해, 16세 때인 2008년에 미국테니스협회(USTA)가 주최한 내셔널 챔피언십 18세부를 제패했다. 2008년에는 US오픈 예선을 3연승으로 통과해 본선에 올랐다. 
 
안은 테니스 선수로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무려 16세에 메이저 대회 본선 무대에 밟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2017년까지 9년 동안 메이저 대회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17세 때 '번 아웃' 증상이 와서 예선 와일드카드를 받고도 나가지 않았다"고 했다. 
 
미국 교포 테니스 선수 크리스티 안(가운데)의 가족들. [사진 크리스티 안 SNS]

미국 교포 테니스 선수 크리스티 안(가운데)의 가족들. [사진 크리스티 안 SNS]

그 사이 안은 부모님의 뜻에 따라 공부에 매진했다. 명문 스탠퍼드에 진학해 과학기술 사회학을 전공했다. 안은 "아버지의 권유로 대학에 들어갔다. 바로 프로에 진출했다가 성공하지 못하면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셨고 동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점점 프로 테니스 선수로서의 삶은 멀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한국인 부모님도 안이 취직하길 바랐다. 그제야 안은 프로 선수로 계속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안의 아버지는 "대학 졸업 후에도 테니스를 하고 싶으면 졸업 후 3년간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안은 2015년에 프로에 진출했고, 아버지와 약속한 3년째인 2017년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3일 US오픈 16강에서 공을 치고 있는 크리스티 안. [EPA=연합뉴스]

지난 3일 US오픈 16강에서 공을 치고 있는 크리스티 안. [EPA=연합뉴스]

2017년 4월 WTA 투어 대회 16강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총상금 6만달러 ITF 대회 우승했다. 그해 9월에는 서울에서 열린 WTA 투어 코리아오픈 16강에도 들었다. 지난해 호주오픈에 출전했지만 1회전에서 탈락했다. 올해는 윔블던에 나간 후, US오픈에서 16강에 오르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32강전에서는 2017년 프랑스오픈 우승자 옐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를 이겼다. 그의 세계 랭킹은 93위까지 올랐다. 
 
그는 좋은 기운을 줬던 코리아오픈에 올해 다시 출전했다. 14일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만난 그는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또박또박 말했다. 간단한 인사와 대화는 한국어로 했지만, 긴 질문과 대답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어려워했다. 그는 "코리아오픈은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라 나에게 의미가 크다. 아버지와 함께 왔는데, 서울에 사시는 할머니와 친척들을 만났다. 마침 추석 연휴라서 뜻깊게 보낼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안은 키 1m65㎝로 테니스 선수 치고는 작은 키지만 동양인 특유의 순발력과 강한 멘털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는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 US오픈에서의 좋은 성적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은 코리아오픈 1회전에서 티메아 바친스키(스위스·87위)를 상대한다.
 
2004년 한솔 그룹의 후원으로 시작해 올해로 16주년을 맞이한 코리아오픈은 한국에서 열리는 유일한 WTA 투어 대회로 14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다. JTBC3 FOX Sports가 주요 경기를 생중계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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