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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5명 중 1명은 ‘혼추족’… 5가지 유형 살펴보니

중앙일보 2019.09.14 06:00
이번 추석 연휴에 이민호(29)씨는 경남 창원시 고향집에 내려가는 걸 진작 포기했다. 그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서 자취하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이다. 고향에 다녀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씨는 겉으로는 “공부할 시간을 아끼려고”라고 답했다. 하지만 왕복 교통비도 은근히 부담된다. 이씨는 “부모님이 매달 보내주시는 생활비로 고시원비와 학원비를 내고 있다”면서 “고향에 내려가면 놀고 싶어질텐데 지금 내 처지에서 명절을 즐기는 건 사치다”고 말했다.  
 
성인 5명 중 1명은 올 추석 연휴를 혼자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혼명족’(누구와 함께 하지 않고 혼자 명절을 보내는 이들을 가리키는 신조어)이다. 이번 추석을 앞두고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성인 남녀 2835명을 대상으로 물었더니 561명(19.8%)이 ‘올 추석을 혼자 보낸다’고 답했다. 이들이 ‘조용한 추석’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혼추족’을 유형별로 살펴봤다.  
 

① “자소서 준비” 미래 투자형

지난 설 연휴 서울 노량진의 한 공무원시험 학원에서 수험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뉴스1]

지난 설 연휴 서울 노량진의 한 공무원시험 학원에서 수험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뉴스1]

취업 준비생에게 올 추석은 명절이 아닌 ‘공채 준비 시즌’이다. 주요 기업들의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 서류 접수가 추석 연휴 기간과 맞물려서다. 잡코리아의 설문조사에서도 ‘나홀로 추석’을 보내는 이들 중 가장 많은 수가 취업 준비생(28.5%)이었다. 
 
가족이나 친척 모임에 불참하는 이유로는 “현재 나의 상황이 자랑스럽지 못해서”(26.8%) “취업 준비, 구직 활동 때문에”(20.9%) 등의 응답이 나왔다. 취준생 정모(26)씨는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의 원서 접수가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마감된다. 자기소개서를 다듬고 또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② “특근수당 챙기자” 실속형

명절 근무를 자발적으로 하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직장인 김희정(34)씨는 휴일 수당을 챙기는 실속파다. 미혼인 그는 “부모님만 차례를 지내기 위해 고향에 내려가시고 나는 혼자 서울에 남는다. 추석에 이틀 일하고 받은 수당으로 주말에 쇼핑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선배들은 명절 근무를 꺼리는 경향이 강했지만, 요즘엔 오히려 자청해서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조사 결과로도 나타난다. 잡코리아가 또 다른 설문을 진행해 직장인과 아르바이트생 1192명에게 물었더니 직장인 45%, 아르바이트생 64.7%가 추석 연휴에도 출근했다. “직장이 정상 운영해 어쩔수 없어서”(57.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나 “추가 수당을 받기 위해 자발적으로 출근한다”는 응답률도 40.6%나 됐다. 
  

③ “음식은 편의점에서” 도시락 만찬형

‘편의점’에서 추석 기분을 내는 ‘혼추족’들도 있다. 명절 음식의 대명사인 불고기·모둠전·나물·잡채 등이 한상 차려진 ‘편의점 도시락’이 대거 판매되기 때문이다. 명절엔 문을 닫는 식당들도 많아 식사 해결이 곤란해진 혼추족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편의점 업계 대부분이 ‘명절 도시락’ 경쟁에 나서고 있다. 손이 많이 가는 명절 음식 10가지 안팎이 들어간 도시락이 5000~6000원선이다. 한 편의점 업체에 따르면 지난 설 연휴 때 도시락 매출은 전년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전북 전주시가 고향인 직장인 박모(32)씨는 “추석 때 고향에 내려가지 않아 전 냄새도 못 맡나 했는데, 손쉽게 명절 음식을 먹을 수 있어 혼자 추석을 보내는 서러움을 덜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 편의점에서 추석 기간 선보인 추석 도시락. [사진 GS리테일 제공]

지난해 한 편의점에서 추석 기간 선보인 추석 도시락. [사진 GS리테일 제공]

 

④ “혼자서 가을 만끽” 호캉스형

연휴 기간이 짧은 올 추석엔 고궁·영화관·호텔 등지로 많은 이들이 몰릴 전망이다. 추석 연휴 동안 덕수궁을 포함한 서울시내 4대 고궁과 종묘·조선왕릉이 무료로 개방된다. 해외여행 대신 ‘호텔 바캉스’를 택한 이들도 있다. 호텔 업계에 따르면 올 추석 투숙 예약률은 지난해 추석 연휴 때보다 10~20%가량 늘었다.   
 
지난해 추석연휴 마지막 날 서울 경복궁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추석연휴 마지막 날 서울 경복궁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⑤ “잠이 보약” 스테이케이션형

집에서 밀린 잠을 자거나 TV를 시청할 혼추족들도 많다.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현상을 가리켜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이란 신조어도 생겼다. 이처럼 여유로운 명절을 추구하는 경향은 설문조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성인남녀 절반가량이 올 추석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정으로 수면이나 TV 시청 등 충분한 휴식을 꼽았다. 최근 잡코리아가 성인 남녀 283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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