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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넘으면 4명중 1명 사망, 골절 전엔 증세 모르는 '이병'

중앙일보 2019.09.14 06:00
골다공증이 의심되는 여성 환자가 골밀도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골다공증이 의심되는 여성 환자가 골밀도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해마다 다가오는 추석, 가족이 한데 모여 서로의 정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일상에 치여 미처 챙기지 못했던 가족의 건강을 살펴볼 기회이기도 하지요.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증상들, 사실은 심각한 병의 전조일 수 있습니다. 추석을 맞아 사랑하는 자녀, 부모, 조부모까지 우리 가족들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챙겨봅시다. 의학적인 지식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 분야별 명의의 도움을 받아 가족별 ‘건강 이상 징후, 그냥 넘기지 마세요’ 체크리스트 5가지를 정리했습니다. 네 번째는 할머니의 골다공증입니다. 이승훈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우리 할머니의 뼈 건강 지키기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서울아산병원과 함께하는 가족 건강 챙기기④
뼈에 구멍 생기는 골다공증, 여성·고령자 위협
정기적 골밀도 검사, 칼슘·비타민D 섭취로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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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모(72) 할머니는 지난해 평생 살아온 고향인 충남 서산을 떠나 아들 내외와 집을 합쳤다. 고관절 골절로 자녀들의 간호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 혼자 생활하던 정 할머니는 화장실에서 일어나다가 어지럼증을 느끼고 그대로 넘어졌다. 병원으로 곧바로 옮겨졌지만 이미 오른쪽 고관절이 부러진 상태였다. 골밀도 검사를 해보니 골다공증이었다. 이 때문에 외부 충격에 뼈가 쉽게 부러진 것이다. 핀 고정술을 받고 현재도 병원을 오가며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완전히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자녀들의 걱정은 여전하다.
 
정 할머니처럼 가만히 걷다가 넘어졌는데 뼈가 부러져 병원을 찾는 노인들이 많다. 사실 교통사고가 나거나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지면 충분히 골절될 수 있다. 하지만 본인 키보다 낮은 위치에서 넘어졌는데도 뼈가 부러졌다면 골다공증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70~80대 고령자에게선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기 쉽다. 전신마취 후 수술이 필요한 데다 회복도 더디다. 고관절 골절 환자는 활동량이 급격히 줄면서 여러 합병증이 발생하기 쉬워 더 주의해야 한다. 
정상인과 골다공증 환자의 골밀도 비교. [자료 서울아산병원]

정상인과 골다공증 환자의 골밀도 비교. [자료 서울아산병원]

골다공증은 어떤 병

골다공증은 간단히 말하면 뼈에 구멍이 많이 생긴 것이다. 뼈를 만드는 세포(조골세포)보다 뼈를 부수는 세포(파골세포)가 더 일을 열심히 하면 골다공증이 생기게 된다. 어렵게 설명하면 골밀도가 줄어들고 뼈의 미세구조에 이상이 생기면서 전반적으로 뼈가 약해지는 질병이다.  
 
골다공증이 생기면 작은 충격에도 쉽게 뼈가 부러진다. 주로 대퇴골과 척추에서 골절이 자주 일어난다. 겨울에는 빙판길 위를 걸어가다 넘어져서 땅에 손을 짚었더니 손목이 부러지곤 한다. 

누구에게 발생할까

골다공증은 남성보다 여성을 더 많이 위협한다. 특히 여성호르몬이 줄어드는 폐경기 후에 발병률이 높아진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사라지면서 뼈를 파괴하는 세포가 뼈를 더 많이 갉아먹게 된다. 뼈를 만드는 세포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 하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골다공증으로 진료받은 여성 환자는 91만여명이었다. 그중 60대는 33만여명, 70대가 29만여명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골다공증은 고령 환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의미다. 
 
고관절이 부러졌을 때의 문제점은 뼈가 저절로 붙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수술해야 한다. 하지만 환자 나이가 많으면 수술 도중 사망 위험이 높아서 그마저도 쉽지 않다. 치명적인 고관절 골절은 50세 이상 환자 중 24%가 이듬해 사망한다. 고령 환자 4명 중 한 명이 영영 회복하지 못 하는 것이다.
이승훈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이승훈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골다공증 예방하려면

‘뼈를 보호하자. 그러면 뼈가 나를 보호해줄 것이다’ 골다공증 예방은 이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충분한 운동과 건강한 식생활이 가장 기본적인 예방법이다. 골다공증은 흔히 걸리는 병이지만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어 미리 발견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도 필수다. 검사받은 뒤 필요하면 골다공증 치료제를 써야 한다.
 
칼슘과 비타민D가 풍부한 식사를 하면 골다공증을 막을 수 있다. 골다공증 위험이 큰 사람은 매일 1200mg 정도의 칼슘을 섭취하는 게 좋다. 일반적인 성인은 1000mg가량 섭취하면 된다. 칼슘이 풍부한 음식은 우유ㆍ치즈 등의 유제품, 멸치, 뱅어포, 생미역 등 해산물, 녹황색 채소, 두부 등 콩 제품이다. 비타민D는 우유와 기름진 생선, 황란 등에 많이 들어있다. 한국인이 실제로 필요한 칼슘을 모두 음식으로 섭취하는 건 쉽지 않다. 부족한 양만큼 칼슘제를 먹어 보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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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환자는 가벼운 충격에도 뼈가 부러진다. 이를 막으려면 뼈 강도를 증가시켜야 한다. 낙상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균형감각과 근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에어로빅과 조깅, 줄넘기처럼 체중이 실리는 운동은 일주일에 5일 이상 하루 30분 정도는 해야 한다. 아령 들어 올리기 등 중력에 저항하는 운동도 일주일에 2~3번 해주는 게 좋다. 다만 척추에 압박을 줄 수 있는 허리 구부리기, 윗몸 일으키기 등은 피해야 한다.
 
흡연과 음주, 카페인 음료(커피ㆍ홍차ㆍ콜라 등) 과다 섭취 같은 생활습관은 골다공증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소변으로 배설되는 칼슘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카페인 음료나 술을 적당히 마시는 게 좋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골다공증 위험 인자 체크표
☑ 폐경 후 여성
☑ 45세 이전에 폐경이 된 여성
☑ 마른 체형
☑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한 사람  
☑ 칼슘이나 비타민 D가 부족한 사람
☑ 골다공증 혹은 골다공증 골절 가족력이 있는 사람
☑ 운동이 부족한 사람
☑ 음주 및 흡연이 과다한 사람
☑ 류마티스관절염, 갑상선기능항진증, 부갑상선기능항진증, 쿠싱병, 만성신장질환, 만성간장질환, 위장관질환증으로 흡수장애와 같은 동반질환을 앓은 사람
☑ 갑상호르몬, 부신피질호르몬, 항응고제, 항경련제 등의 약물을 장기간 복용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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