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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금융IQ 우간다보다 떨어져, 그 이유 뭘까

중앙일보 2019.09.13 09:00

[더,오래] 백만기의 은퇴생활백서(42)

은퇴를 앞둔 사람들의 제일 고민은 바로 돈이다. 어떻게 해야 먹고 살 수 있을지 이게 제일 걱정스럽다. [중앙포토]

은퇴를 앞둔 사람들의 제일 고민은 바로 돈이다. 어떻게 해야 먹고 살 수 있을지 이게 제일 걱정스럽다. [중앙포토]

 
은퇴를 앞둔 사람이 제일 고민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돈이다. 지금처럼 정기적으로 돈을 벌지 않더라도 과연 먹고 살 수 있을지가 걱정스럽다. 그렇다면 노후생활을 위해 돈은 얼마나 있어야 할까. 어느 금융회사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니 노후자금 10억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20억원이라고 주장하는 회사도 있다. 정말 이렇게 큰돈이 필요할까.
 
삼성생명은퇴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은퇴 후 부부 두 사람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평균 월 200만원의 생활비가 든다. 만약 정기예금의 금리가 연 2%라면 10억원을 예치했을 때 월 200만원 가까운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금융회사에서 노후자금 10억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이런 논리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것은 자사의 금융상품을 팔기 위한 공포마케팅의 한 방편이다.
 

금융회사의 노후자금 공포마케팅

생활비로 월 200만 원이 필요하다면 그만한 돈이 나올 수 있도록 현금흐름을 만들면 되지 목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어떻게 이런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을까. 직장생활을 오래 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년 때까지 직장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국민연금을 통해 월 100만 원 정도의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 국민연금으로 적정생활비의 반은 해결하는 셈이다.
 
정년이 되었을 때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집 한 채는 갖고 있을 것이다. 노후에 이 집을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또 월 100만 원 가까운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다. 국민연금과 주택연금을 이용해 최소한 은퇴 후의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이다. 공연히 금융회사의 말만 듣고 노후준비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며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정년까지 일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재직 중에 돈을 부지런히 모아야 한다. ‘돈을 모으는 사람이 버는 사람을 이긴다’는 유대인 속담도 있다. 우선 종잣돈을 마련한 후 그다음에는 이것을 잘 굴려 여분의 돈을 준비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직장인은 돈을 버는 데만 관심이 있지 모으고 관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2015년 미국의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세계 각국의 금융이해력을 조사한 적이 있다. 국가별 금융이해력 지수는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가 각 71점으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엔 이스라엘, 캐나다가 68점으로 상위에 랭크됐다. 우리나라 사람의 금융이해력은 어떨까. 놀랍게도 우리나라는 33점으로 77위였다. 아프리카 가봉이 35점으로 67위, 우간다가 34점으로 76위였다.
 
반도체 생산 세계 1위, 무역량 세계 10위권을 오르내리는 우리나라가 왜 금융이해력은 우간다보다 낮을까. 중앙일보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교나 직장에서 금융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다는 사람이 75%에 달했다. 모두 돈을 버는 데만 신경을 썼지 돈을 관리하는 것에는 관심이 부족했던 탓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금융교육에 열중이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금융 공부를 해야겠다. 소비를 줄이는 방법도 있다. 물론 소비는 하방 경직성이 있어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그래서 은퇴 전에 미리 소비수준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검소한 생활을 하겠다고 작정하면 살아가는데 큰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사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비싸지 않다. 정작 가격이 비싼 것들은 생필품이 아니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치품들이다.
 
돈만 있으면 노후준비가 다 된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돈은 그중의 하나일 뿐이다. 인생 2막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할 일이 있어야 한다. 일은 자존감을 지켜주고 생명을 유지하는 힘이다. 다만 은퇴 이후의 일은 남의 통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어야 한다.
 

돈보다 중요한 꿈

세계적인 부자 조지 소로스의 어릴 적 꿈은 철학자였다. 그러나 철학자가 되지는 못했다. 자신이 철학자가 될 수 있다면 그가 모은 전 재산을 바꾸어도 좋다고 한다. 생이 얼마 남지 않은 그에게 돈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이처럼 먹고살 만하면 돈보다 중요한 것이 꿈이다. 은퇴를 준비하는 당신에게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 이제부터라도 자신이 꿈꾸던 일을 설계해보자. 그것은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백만기 아름다운인생학교 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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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기 백만기 아름다운인생학교 교장 필진

[백만기의 은퇴생활백서] 누구나 한번은 겪게 되는 죽음. 죽어가는 사람의 소원은 무엇일까. 의외로 돈 많이 벌거나 높은 지위 오르거나 하는 세속적인 것이 아니다. 생을 살며 ‘조금만 더’ 하며 미뤘던 작은 것을 이루는 것이라고. 은퇴 후 인생 2막에서 여가, 봉사 등 의미 있는 삶을 산 사람이 죽음도 편하다고 한다. 노후준비엔 죽음에 대비하는 과정도 포함해야 하는 이유다. 은퇴전문가가 죽음에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는 방법과 알찬 은퇴 삶을 사는 노하우를 알려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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