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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6년차' 아이스하키 달튼, "택시는 카레이싱, 돌판삼겹살 최고"

중앙일보 2019.09.13 00:02
한국남자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든든한 수문장 맷 달튼(오른쪽)과 그의 아내, 아들. [사진 맷 달튼]

한국남자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든든한 수문장 맷 달튼(오른쪽)과 그의 아내, 아들. [사진 맷 달튼]

 
“돌판삼겹살은 구운김치랑 같이 먹어야죠.”

2014년 한라 입단, 2016년 특별귀화
이순신 마스크 쓰고, 외국팀 제의 거절
"한국 명절은 주말만 잘끼면 6일
프로야구 두산팬, U-18월드컵도 챙겨봐
한국서 받은 특혜, 성장에 이바지하고파"

 
아이스하키 안양 한라의 귀화선수 맷 달튼(33·안양 한라·한국이름 한라성). 그는 이제 토종 한국인이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다.
 
캐나다 출신 달튼은 2014년 한라에 입단했고, 2016년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얻었다. 한국아이스하키는 골리 달튼이 가세한 뒤 성장했다. 지난해 평창 올림픽에서 세계 6위 체코(1-2패), 세계 4위 핀란드(2-5패), 세계 1위 캐나다(0-4패)를 맞아 선전을 거듭했다.
 
이순신 장군이 그려진 마스크를 쓴 달튼. [연합뉴스]

이순신 장군이 그려진 마스크를 쓴 달튼. [연합뉴스]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태극마크를 반납한 귀화선수들이 많지만, 달튼은 변함없이 한국국가대표로 뛰고 있다. 달튼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새겨진 마스크를 착용했다. 외국팀과 외국리그에서 영입제의를 받았지만 한국이 더 좋아 거절했다. 
 
대한민국 여권을 보유한 달튼은 캐나다에서 돌아올 때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내국인 줄을 선다. 지난해 11월 26일 육군 수도군단에 입소해 특공대원 체험도 했는데, 얼굴에 위장크림을 칠하고 각개전투에도 참여했다. 한국에서 6번째 추석을 보내는 달튼과 인터뷰를 가졌다.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귀화 선수 골리 맷 달튼이 자신의 대한민국 여권을 들어 보였다. 뒤쪽으로 골리 장비를 착용한 그의 사진이 보인다. [임현동 기자]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귀화 선수 골리 맷 달튼이 자신의 대한민국 여권을 들어 보였다. 뒤쪽으로 골리 장비를 착용한 그의 사진이 보인다. [임현동 기자]

 
-한국에서 6번째 보내는 추석이다. 
“그동안 추석 연휴 기간 중에 대부분 경기가 있었다. 가족들이 한국에 같이 거주할 때는 함께 시간을 보냈었다. 올해는 다행히 경기 일정이 없어 연휴를 만끽 할 수 있지만, 특별한 계획은 없고 동료 귀화선수들과 보통의 휴일처럼 지내려고 한다.”
 
-제기차기 같은 전통놀이를 해본적이 있나.
“예전에 명절 기간에 안양 홈 경기가 있을 때 팬들이 제기차기 하는 모습을 봤다. 나도 가서 제기차기를 해봤는데 몸이 제대로 말을 안들었다(웃음).”   
 
한복을 입고 팀동료들과 한식을 먹는 달튼. [사진 달튼]

한복을 입고 팀동료들과 한식을 먹는 달튼. [사진 달튼]

-한국 전통 떡을 먹어본 적이 있나.
“명절이 되면 종종 한라 팬들이나 관계자 분들이 구단으로 떡을 보내 주신다. 송편도 먹어봤고 다른 떡도 먹어 봤다. 젤리 같은 맛이 난다. 나도 모르게 몇 개씩 집어 먹었다. 팀동료 에릭 리건도 떡을 좋아한다.”
 
-추석과 추수감사절을 비교하면 어떤가.
“가족들과 모여 전통 음식을 만들어 먹는건 비슷하다. 캐나다는 추수감사절이 10월 둘째주 월요일로 정해져 있다보니 연휴 기간이 매년 같다. 그런데 한국명절은 어떤 해는 3일 밖에 안되고, 어떤해는 주말을 끼고 6일이나 된다. 날짜 운만 좋으면 더 긴 연휴를 보낼 수 있어서 한국의 명절이 더 좋다(웃음).”
 
-캐나다에서 지인이 온다면 데려가고 싶은 관광지나, 소개하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
“제주도에 가 본적이 있는데, 가족을 꼭 데려가고 싶다. 자연적이고 조용하고 온화한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음식은 무조건 ‘돌판 삼겹살’이다. 구운 김치랑 고기랑 같이 먹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3개월 비시즌 기간에 캐나다에 있으면 그렇게 생각난다. 캐나다 집 주변 한국식당을 가더라도, 안양빙상장 앞 고깃집에서 먹는 그 맛이 절대 안난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돌판 삼겹살을 먹으러 달려간다.”
 얼굴에 위장크림을 칠하고 대한민국 육군 체험에 나선 맷 달튼(가운데). [사진 안양 한라]

얼굴에 위장크림을 칠하고 대한민국 육군 체험에 나선 맷 달튼(가운데). [사진 안양 한라]

 
-한국 교통문화는 어떤가.
“예전에 서울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나서 안양까지 택시를 타고 온 적이 있는데, 카레이싱 하는 줄 알았다. 이태원에서 안양까지 그렇게 빨리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물론 안전운전하는 택시 기사 분들도 많다. 집에서 안양빙상장은 10분 거리라 교통체증은 없다. 반면 지난달 강릉에서 경기를 하고 안양으로 올라 오는데 6시간이 걸렸다. 교통체증이 심해서 힘들었다.”
 
-가족들이 북한 관련 뉴스를 보며 걱정하지 않나. 
“처음에는 걱정하던 가족들이 벌써 한국에 서너 차례 다녀갔다. 시즌이 끝난 뒤 캐나다에 돌아가면 이웃들이 ‘북한과 전쟁이 나면 참전하는 거 아니냐’고 묻기도 하는데 이제는 일일이 대답하기 귀찮을 정도다. ‘한국은 안전한 나라다. 전쟁에 대해 생각하는 건 시간 낭비’라고 말해준다.”
 
달튼은 2년 전 프로야구 두산 초청을 받아 시구를 했다. [사진 KBS N스포츠 캡처]

달튼은 2년 전 프로야구 두산 초청을 받아 시구를 했다. [사진 KBS N스포츠 캡처]

-한국프로야구 두산팬으로 알려졌는데, 요즘도 경기를 챙겨보나.
“두산 경기는 가끔 챙겨는 본다. 최근 부산에서 열렸던 U-18(18세 이하) 야구 월드컵을 시청했다. 캐나다와 한국의 예선전도 봤는데, 역시 한국은 야구 최강국이다. 캐나다가 상대가 안된다. 근데 일본팀은 주자만 나가면 왜 그렇게 번트만 대는지 모르겠다.”
 
-고등학교 때까지 야구와 아이스하키를 병행했다고 들었다. 2년 전 두산구단 초청으로 시구를 했는데, 솔직히 다소 실망스러웠다.
“관중이 너무 많아서 떨렸다. 연습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실전에서는 망쳤다. 야구 안하고, 하키를 선택 하길 잘했다(웃음).”
달튼은 팀동료들과 함께 전 두산 투수 니퍼트를 만났다. [사진 달튼]

달튼은 팀동료들과 함께 전 두산 투수 니퍼트를 만났다. [사진 달튼]

 
-2016년 귀화를 했다. 당신에게 ‘한국’은 어떤 존재인가.
“2014년 한국에 오고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한국의 많은 사람들과의 추억을 쌓았다. 선수들과는 수년간 함께 뛰며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제 귀화를 추진하고 도와주었던 구단이나 협회 분들의 노력이 얼마나 힘들었었는지도 잘 알고있다. 분명 대한민국 하키의 성장을 위해 나를 불러 줬겠지만, 나 스스로 성장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고 영광스럽다. 한국은 내 하키 인생에서 가장 큰 파트가 되고 있다. 내가 받은 특혜를 돌려주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역할이더라도 한국 하키의 성장에 끝까지 이바지 하고 싶다.”  
 
-앞으로 한국에서 몇년을 더 뛸 것 같은가.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 뛰고 싶다. 올림픽 이후 러시아, 체코 등에서 거액의 계약 제의가 있었지만, 한국을 선택했다. 그 선택의 중심은 가족이었다. 나도 그렇지만 가족들이 한국을 더 좋아한다. 아직 큰 고민을 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에서 계속 머물고 싶다.”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경기를 보기 위해 강릉을 찾은 달튼의 가족들. [사진 달튼]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경기를 보기 위해 강릉을 찾은 달튼의 가족들. [사진 달튼]

■ 맷 달튼은… 
출생: 1986년 7월4일(캐나다 온타리오주 클린턴)
체격: 키 1m87㎝, 몸무게 89㎏
한국이름: 한라성(2016년 특별귀화)
포지션: 골리
경력: 2009~10 미네소타 베미지 주립대, NHL 보스턴 브루인스, 2011~12 러시아 비티아스 체호프, 2012~14 니즈니캄스크, 2014~ 안양 한라
한국 경력: 아시아리그 우승(2016, 2017, 2018)

세계선수권 월드챔피언십 승격(2017)
평창올림픽 출전(2018)
취미: 프로야구 관람(두산 팬)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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