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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아베’ 고이즈미 차남 입각

중앙일보 2019.09.12 00:02 종합 6면 지면보기
‘일본 정계의 아이돌’인 고이즈미 신지로가 11일 환경상으로 첫 입각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날 요미우리 신문은 ’(이번 개각) 최대 서프라이즈“라고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정계의 아이돌’인 고이즈미 신지로가 11일 환경상으로 첫 입각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날 요미우리 신문은 ’(이번 개각) 최대 서프라이즈“라고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1일 정권 출범 이후 최대 규모 개각을 단행했다. ‘안정과 도전의 강력한 포진(布陣)’을 기치로 당정 핵심 요직은 유임(안정)시키면서 각료 19명 중 17명을 대폭 물갈이(도전)했다. 13명은 첫 입각이다.
 

아베 개각 ‘개헌 사무라이’ 포진
경제산업상 발탁된 스가와라
“문 정권에 어른다운 대응 한계”

하기우다 문부상 역사문제 강경
세코는 참의원 간사장 자리 옮겨

예상대로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리 겸 재무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은 자리를 지켰다. 9선 중진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올림픽 담당상이 총무회장에 올랐다.
 
목표는 지난 7월 22일 참의원 선거 승리 여세를 몰아 숙원인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개헌 사무라이’로 불리는 측근 강경파들이 당정 주요 포스트를 장악했다. 개헌 논의에 소극적인 여당 의원들에게 ‘직장 포기’라며 막말한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과학상을 당 4역인 선대위원장에 앉힌 게 대표적이다.
 
‘강 대 강’ 대립 지속 상태인 한·일 관계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소 부총리를 필두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스가와라 잇슈(菅原一秀) 경제산업상,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 등 아베와 가까운 강경파 인사들이 내각에 포진해서다.
 
아베 정권 개각 후 당·정 주요 인사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아베 정권 개각 후 당·정 주요 인사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아베의 그림자’로 불리는 하기우다 문부상은 지난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발동 이후 한국의 전략물자 ‘북한 유출설’을 흘리며 ‘한국 때리기’의 선봉에 섰던 인물이다.
 
더욱이 개각 명단에 이름을 올린 20명 중 아베 총리를 포함해 15명이 극우 단체 일본회의 소속이다. 총무상에 재기용된 다카이치는 일본회의의 핵심 멤버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주도하고 있다. 참의원 간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의 후임인 스가와라 경제산업상도 야스쿠니 단골 손님이다. 이날도 스가와라는 기자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라기보다 문재인 정권이 취하고 있는 여러 언동에 대해 일본은 의젓하고 관용적인 어른의 대응을 해왔지만 (문 정권은) 너무나도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관표 주일대사에게 “무례하다”고 호통쳤던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은 방위상으로 보직 변경했다. 온건파로 분류됐던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 때와는 다른 양국 안보라인 간 불협화음이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한 민방 프로그램은 정치평론가 다자키 시로(田崎史郎)를 인용해 “내각의 면면을 바꾸는 것으로 대(對)한국 시프트(shift)를 강화했다”고 짚었다.
 
이날 개각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환경상으로 첫 입각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38·4선 중의원) 자민당 의원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차남으로, 전후 발탁된 각료 중 세 번째로 젊다. 잘생긴 외모, 튀는 발언으로 ‘정치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그는 최근엔 아나운서 출신 연예인과 결혼 계획을 밝혀 화제를 모았다. ‘포퓰리스트’란 일부 비판 속에 지난 8·15 종전일에는 야스쿠니를 개인 참배하며 우익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두 차례나 아베 총리의 대항마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를 지지했는 데도 발탁돼 ‘포스트 아베’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서울=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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