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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아빠의 질주…이동국·클라크 ‘가족은 나의힘’

중앙일보 2019.09.12 00:02 종합 20면 지면보기
오남매를 둔 축구선수 이동국 가족. [사진 이동국 인스타그램]

오남매를 둔 축구선수 이동국 가족. [사진 이동국 인스타그램]

스포츠에서 30대 중반이면 황혼기다. 힘도, 체력도 후배에게 뒤져 설 자리가 좁다. 이런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여전히 실력을 자랑하는 노장 선수들이 있다. 프로축구 K리그의 이동국(40·전북), 프로농구(KBL)의 양동근(38), 그리고 KBL 최고령 외국인 선수 아이라 클라크(44·미국·이상 현대모비스)다. 40대 안팎인 이들은 또 하나의 타이틀을 달고 있다. 바로 ‘아빠’다. 가족의 응원에, 노장은 투혼을 불사른다. 올 추석도 세 아빠는 달린다. 가족을 위해.
 

스포츠 현장 지키는 노장 선수들
40세 골잡이 이동국 여전한 킬러
38세 명가드 양동근 우승 청부사
미국 가족 그리운 최고령 클라크

이동국은 K리그 유일의 40대 필드플레이어다. 현역으로 오래 뛴 선수 대부분은 골키퍼였다. 이동국과 함께 뛰었던 동갑내기 현영민이 벌써 3년 차 해설자다. 이동국은 K리그 통산 득점 1위(221골), 공격포인트 1위(298개), 도움 2위(77개)의 ‘레전드’다. 통산 528경기 출장으로 이 역시 필드플레이어 최다 기록이다. 올해도 7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실력만큼 인기도 여전하다. 이동국은 유벤투스 친선전(7월)을 위한 팬 투표에서 공격 부문 2위(2만6773표)에 올랐다. 이동국은 잘 알려진 대로 딸 재시·재아(12), 설아·수아(6), 아들 시안(5)을 둔 ‘다둥이 아빠’다. 그에게 가족은 ‘비타민’이다. 야속하게도 전북은 추석 연휴 14일 상주와 경기한다. 이동국은 “프로 선수가 된 뒤로 명절을 가족과 보내지 못해 아쉽다. (오래 하다 보니) 지금은 괜찮다. 대신 휴식기에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TV에서 아빠가 뛰는 모습을 보며 좋아한다. 한 발 더 뛰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농구선수 양동근 가족. [사진 양동근 인스타그램]

농구선수 양동근 가족. [사진 양동근 인스타그램]

양동근은 38세지만 여전히 KBL의 대표 가드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맹활약하며 현대모비스 우승을 이끌었다. 양동근은 KBL 역대 최다우승(6회) 선수다. 실력이 몸값이다. 양동근은 올 시즌 총액 4억원에 1년 재계약했다. KBL 평균연봉(7월 1일 기준)이 약 1억4000만원이다.
 
롱런 비결은 무던한 성격이다. 양동근은 이겨도 늘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다쳐도 참을 만하면 그냥 뛴다. 코트에선 거침없지만, 집에 가면 ‘패밀리맨’으로 변신한다. 비시즌에는 아들 진서(10)와 딸 지원(8)의 등하교를 책임지는 자상한 아빠다. 올 추석은 그는 운이 좋다(그는 경기 후 늘 ‘운이 좋았다’고 한다). 선수단 외박이다.
 
양동근은 “예년 같으면 해외 국제대회나 전지훈련 기간이다. 운동선수에겐 당연한 일이지만, 가족에겐 늘 미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여전히 잘 뛸 수 있는 것은 사랑하는 아이들과 아내 덕분이다. 가족을 생각하면 순간적으로 힘이 난다”고 말했다.
 
농구선수 클라크 가족. [사진 클라크 소셜미디어]

농구선수 클라크 가족. [사진 클라크 소셜미디어]

지난달 현대모비스와 계약한 44세 클라크는 KBL 역대 최고령 선수다. LG의 3년 차 감독 현주엽과 동갑이다. 클라크는 지난 시즌 현대모비스에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정규리그와 챔피언전 우승에 기여했다. 정규리그에선 평균 10분7초(16경기)를 뛰면서 4.8점, 3.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다들 그를 두고 “시간이 거꾸로 간다”고 말한다. 2005~06시즌 오리온스를 시작으로 삼성, LG, KCC 등 한국에서만 9시즌째다.
 
노익장은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 덕분이다. 벤치 프레스를 140㎏이나 들어 올린다. 웬만해선 엄두도 못 낼 무게다. 고향 미국 텍사스에서 ‘굿 대디’로 소문난 클라크는 현재 가족과 떨어져 있다. 패션디자이너인 아내 크리스틴과 아들 조(13), 딸 재스민(11)은 미국에 산다. 클라크는 “가족과 떨어져 슬프다. 같이 있다면 함께 맛있는 식사를 했을 것이다. 아이들 응원에 걸맞는 아빠가 되도록 새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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