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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6.7%↑…홍콩시위 보다 더 급한 ‘미친’ 中 돼지고깃값

중앙일보 2019.09.11 11:58
2일 후춘화 부총리(왼쪽 두번째)가 쓰촨성의 한 씨돼지 양육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사천일보 캡처]

2일 후춘화 부총리(왼쪽 두번째)가 쓰촨성의 한 씨돼지 양육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사천일보 캡처]

“돼지고기 자급을 목표로 즉시 생산을 회복하고 공급을 보장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축사 업그레이드를 촉진하고 책임을 강화하라.”
추석을 앞둔 1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돼지고기 가격 안정, 생산 업그레이드 촉진” 기사를 2면에 게재했다. 전날 중국 정부 정책을 총괄하는 국무원 판공청이 전국에 하달한 ‘돼지 생산 안정 및 업그레이드 촉진에 관한 의견(이하 의견)’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간)에는 국정 홍보처 격인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긴급 내외신 기자회견도 소집했다.  

中 정부 돼지고기 가격 안정 긴급 지침 전국 하달
후춘화 부총리 “생산 목표 세우고 이유불문 완수”
中 인터넷 검색어 돼지고기가 무역전쟁 69배 압도

기자회견에는 위캉전(于康震) 농업농촌부 부부장(차관)을 위시해 재정부, 생태환경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책임자들이 총출동해 전날 발표한 ‘의견’ 및 범정부 차원의 돼지고깃값 안정책을 홍보했다. ‘의견’은 특히 각 지방 정부에게 올해 연말까지 돼지고깃값 안정을 위해 실천한 내용을 국무원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11일 오후 국무원신문판공실에서 열린 돼지고깃값 안정 기자회견에는 위캉전(于康震) 농업농촌부 부부장(차관·가운데)이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신경진 기자

11일 오후 국무원신문판공실에서 열린 돼지고깃값 안정 기자회견에는 위캉전(于康震) 농업농촌부 부부장(차관·가운데)이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신경진 기자

위캉전 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7월 양돈 수량이 전달보다 9.4% 감소했으며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2.2% 줄어들었다”며 “특히 암퇘지는 8.9%, 31.9% 감소했다”며 공급 감소가 돼지고기 가격 상승의 직접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 8월 돼지고깃값이 46.7% 폭등하면서 돼지고깃값 안정이 중국 정부의 최우선 정책 과제로 등장했다. 7월 상승치 27%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른 ‘미친’ 돼지고깃값 안정을 경제, 사회 문제가 아닌 ‘정치 임무’로 규정했다. 14개월 동안 이어진 미·중 무역 전쟁, 3개월이 넘어선 홍콩 사태가 뒷전으로 밀리는 모양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돼지고깃값 폭등이 다음 달 1일로 임박한 신중국 성립 70주년 기념식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돼지고깃값이 중국의 모든 이슈를 집어삼킨다는 의미다.
돼지고깃값과의 전쟁은 후춘화(胡春華) 부총리가 진두지휘한다. 무역 전쟁을 맡은 류허(劉鶴) 부총리, 홍콩 시위의 한정(韓正) 부총리보다 임무는 더 막중하다. 후춘화 부총리는 6일 헤이룽장(黑龍江)으로 달려가 돼지고기 생산 안정 현지 지도를 시행했다고 관영 신화사가 보도했다. 후 부총리는 “돼지고기 각 주요 생산지는 빨리 행동에 착수해 생산 목표부터 세우고 이유 불문하고 완수하라”고 지시했다. 또 “불합리한 양돈 금지 규정을 단호하게 청산하고 아프리카돼지열병 검역을 확실히 강화하라”고 덧붙였다. 후 부총리가 “녹색 양돈 촉진”을 언급했지만, 그동안 환경보호를 내세워 규제했던 양돈 축사 규제를 사실상 모두 철폐하겠다는 의미다.  
SCMP는 지난달 30일 후 부총리 주재로 열린 긴급 대책 회의 문건에 돼지고기 사태의 심각성이 고스란히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후 부총리는 회의에서 “(2020년) 돼지고기가 충분하지 못한다면 중국의 소강(小康·중산층) 사회 건설 달성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당과 국가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각종 돼지고기 증산 방안이 속출하고 있다. 리간제(李干杰) 생태환경부 부장(장관)은 지난주 내부 회의에서 “돼지 축산 보장과 돈육 공급 안정은 긴박한 정치 임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에 ‘돼지 사육 청정 지역’을 인증하기 위해 진행했던 양돈 농장 폐쇄 정책을 폐기했다. 교통부는 돼지와 돈육 운송 트럭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고, 은행감독위원회는 돼지 농장에 대한 대출 금지를 폐지했다.  
중국의 돼지고기 수급 불안은 인터넷 검색 엔진의 인기 검색어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격인 바이두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주 ‘돼지고기’ 관련 기사는 ‘미·중 무역 전쟁’ 보다 69배 더 검색됐다고 SCMP는 보도했다. 돼지가 홍콩도, 미·중 무역전쟁도 먹어치우고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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