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이제 발버둥 치지 말자

중앙일보 2019.09.11 10:00

[더,오래]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47)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렇게 편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박경리>
 
나이가 드니 마음 놓고 고무줄 바지를 입을 수 있는 것처럼
나 편한 대로 헐렁하게 살 수 있어 좋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할 수 있어 좋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좋은데
젊음과 바꾸겠는가...
<박완서>
 
생전에 두 작가는 이렇게 늙음에 초연했다.
그러면서 온몸으로 늙음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나는 어떠한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제라도 철이 들었으면 두 작가의 ‘따라쟁이’가 되자.
79해를 넘어선 나.
내 늙음에 서러워 말자.
지금의 이 나이까지 살아온 게 그게 어딘가.
일에 대한 욕심도 버리자.
이제 더 무엇을 하겠다고 발버둥 치지 말자.
오늘까지 이만큼 했으면 내 역량으로 할 만큼은 다했다.
 
혹여, 남은 삶이 거칠게 다가오더라도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자.
더는 삶에 버둥거리지 말자.
이만큼 산 것도 얼마나 감지덕지한가?
내일 아침부터라도 아침에 눈 뜨면
지금까지의 무탈함에 감사의 인사말을 꼭 하자.
“고맙습니다.”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강인춘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필진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 신문사 미술부장으로 은퇴한 아트디렉터. 『여보야』 『프로포즈 메모리』 『우리 부부야? 웬수야?』 『썩을년넘들』 등을 출간한 전력이 있다. 이제 그 힘을 모아 다시 ‘웃겼다! 일흔아홉이란다’라는 제목으로 노년의 외침을 그림과 글로 엮으려 한다. 때는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아닌가.

광고 닫기

미세먼지 심한 날엔? 먼지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