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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일자리로 떠받친 고용…8월 취업자 증가 폭 40만명 넘겨

중앙일보 2019.09.11 09:27
8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보다 45만2000명 가까이 늘어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많이 증가했다. 같은 달 실업자 수도 27만5000명 줄었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중심축인 30ㆍ40대 취업자 수는 23개월째 동반 감소세를 이어갔다.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과 금융·보험업 취업자 수도 마이너스 행진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17개월 연속 감소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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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35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45만2000명(1.7%) 증가했다. 이는 2017년 3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지난해 1월 33만4000명을 기록한 후 올해 7월까지 한 번도 30만명을 넘어선 적이 없던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달 단숨에 40만 명을 넘어섰다. 마지막으로 40만명을 넘어선 것은 2017년 4월(42만명)이었다.
 
취업자 수가 늘어난 것은 정부가 재정을 쏟아부어 만든 노인 일자리 때문이다. 연령별로 따져볼 때 60세 이상 인구의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39만1000명 늘면서 다른 연령대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15~29세 청년 취업자가 6만3000명 늘어난 것에 비하면 6배 이상 많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지난해 같은 달 유독 취업자 증가가 적었던 ‘기저효과’도 한몫했다. 지난해 8월 취업자 증가 폭은 3000명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15~64세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도 67%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올랐다. 재정일자리 비중이 높은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취업자가 크게 늘었고, 중국인·일본인 관광객 증가로 숙박·음식점업 취업자가 많아진 원인도 작용했다.
 
실업자 감소 폭은 8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지난달 실업자는 85만8000명으로 27만5000명(-24.3%) 감소했다. 실업률(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8월 기준으로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3.0%를 나타냈다. 1년 전보다 1%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8월 기준으로 지난 2000년 이후 19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나타냈다.
 
반면 한국 경제의 중심축인 30ㆍ40대 ‘고용 한파’는 여전하다. 1년 전보다 각각 9000명, 12만7000명씩 줄었다. 30ㆍ40대 취업자 수는 2017년 10월 이후 23개월째 동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15~29세 청년 실업률은 7.2%로 전년 동월 대비 2.8%포인트 줄어 2000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나타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한편 ‘좋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산업에서의 취업자는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441만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만4000명(-0.5%) 감소했다. 감소폭은 줄어들었지만 2018년 4월 이후 17개월 연속 감소세로 역대 최장 기록이다. 금융·보험업 취업자 수도 같은 기간 4만5000명(-5.3%) 감소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17만4000명(8.3%) 증가해 공공일자리 위주로 취업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고용개선 효과는 노인 일자리 등 재정을 대거 투입한 효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30ㆍ40대 일자리가 계속 줄고 있다는 점에서 고용시장이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그동안 감소 폭이 컸던 제조업과 도·소매업, 40대에서 감소 폭이 축소돼 취업자 수가 증가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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