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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궤멸론까지 등장…여의도 조이는 패스트트랙 수사정국

중앙일보 2019.09.11 00:04 종합 5면 지면보기
경찰이 9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관련 국회 폭력 고소·고발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패스트트랙 수사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동안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해 왔던 야권 일각에선 미묘한 긴장이 흐른다.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 수사와 정치적 형평성을 맞추려는 접근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검찰 나서며 ‘소환 버티기’ 어려워
나경원 “내 책임, 나만 조사하면 돼”

이 사건은 4월 말 바른미래당의 사법개혁특위 사·보임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 109명이 물리적 충돌을 빚으면서 벌어졌다. 경찰은 5월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아 연루된 109명의 의원 중 98명을 소환 통보했으나 33명만 응했다.  
 
한국당은 소속 의원(110명)의 절반이 넘는 59명이 수사대상이지만 지금까지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해 왔다. 하지만 상급 수사기관인 검찰이 나서면서 한국당도 ‘버티기’ 전략만 구사하긴 어려워졌다.
 
10일 열린 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사건이 어제 검찰에 송치됐다”며 “모든 것은 제가 그 책임의 중심에 있다. 제가 원내대표로서 모든 것을 지휘·지시했다. 저 하나만 조사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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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수사는 반드시 불법 사·보임부터 수사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그는 “문희상 국회의장 등 관계자를 먼저 소환해야 한다”고 공을 넘겼다. 앞서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사보임을 두 차례 허가한 문 의장과 김관영 당시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검찰의 노림수는 조국 하나를 미끼로 야당 의원 수십 명을 보내 버리겠다는 것이고, 이러한 노림수는 살아 있는 권력도 수사하고 야당도 궤멸시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직 법무부 장관을 수사하는 공명정대하다는 검찰이 야당 국회의원도 수사하겠다는데 국민들에게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할 수 있겠나”라며 “야당 지도부는 충실히 따라준 의원들을 벼랑으로 내몰지 말고, 지도부만 검찰에 조사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과 야당 의원들이 대거 연루된 패스트트랙 수사를 병행하면서 검찰발 사정 정국이 조성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당의 한 중진의원은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검찰의 칼에 모든 걸 맡기게 됐다”며 “극심한 정치 불신을 자초했다. 수사결과가 어떻든 모두 패배자”라고 자조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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