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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 앞둔 남자 프로배구 ‘알렉스 딜레마’

중앙일보 2019.09.11 00:02
홍콩 배구선수 알렉스(26·경희대)가 ‘코리안 드림’을 꾼다. 한국 국적을 얻어 프로배구 V리그에서 뛰는 꿈이다. 알렉스는 고교 시절 아시안게임 등에 홍콩 대표로 출전했다. 그는 프로리그가 없는 홍콩을 떠나 2014년 경희대에 입학했다. 키 1m90㎝대 후반, 대학리그 정상급 미들 블로커로 평가받았다.

센터 자원 적어 특별귀화 추진 중
배구협회, 1년새 입장 바꿔 논란

 
알렉스는 당초 지난해 드래프트에 나오려고 했으나 좌절됐다. 드래프트 규정상 한국 선수만 나올 수 있다. 그는 ‘5년 이상 국내 거주’ 조건을 채우지 못해 일반귀화 자격을 얻지 못했다. 졸업까지 미뤘으나 올해도 일반귀화 대상이 아니다. 요컨대 V리그에서 뛸 수 없다.

 
그런 알렉스에게 프로에서 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한배구협회가 그를 ‘우수 외국인 체육 분야 인재’ 대상자로 선정해 대한체육회에 특별귀화를 신청했다. 규정에 따르면 귀화가 완료되지 않은 선수도 드래프트에 나설 수 있다. 연맹은 3일 실무위원회를 열어 알렉스의 드래프트 참가와 관련해 전 구단 동의를 받았다. 알렉스는 곧바로(4일) 드래프트 신청서를 제출했다. 알렉스는 16일 열릴 2019~20시즌 남자부 신인지명에 참여할 수 있다.

 
알렉스는 상위 라운드 지명 가능성이 높다. A구단 감독은 “프로에서 당장 뛰긴 어려워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에 센터 자원이 부족해 지명이 확실하다”고 내다봤다. B구단 관계자도 “복수의 구단이 알렉스를 지켜봤다. 1라운드 지명이 유력하다”며 “점점 더 국내 자원이 부족해 (외국인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특별귀화라는 점에서 적절성 문제를 제기했다. 알렉스의 기량이 과연 특별귀화까지 시킬 정도냐는 것이다. 한 V리그 구단 관계자는 “특별귀화를 통해 알렉스가 (프로에) 입단하더라도 당장 국가대표가 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프로농구 현대모비스 라건아(미국명 리카르도 라틀리프)나 지난해 평창올림픽 당시 특별귀화는 태극마크가 전제조건이었다. 알렉스는 지난해에도 특별귀화를 신청했으나, 배구협회가 반려했다. 그 배구협회가 1년 만에 “발전 가능성이 있고, 2020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발탁될 수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 사실 알렉스는 1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알렉스가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아도 100% 뛸 수 있는 게 아니다. 특별귀화가 불허될 수 있다. 실제로 몇몇 구단은 이 점을 부담스러워 한다. 알렉스를 뽑아도 귀화 승인이 떨어지지 않으면 계약할 수 없다. 언제일지 모를 일반귀화를 기다려야 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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