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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충돌 위험 한국 하늘길, 안전대책에 일본 냉담

중앙일보 2019.09.11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우리 하늘인데도 중국, 일본과 관제권이 뒤섞여 항공기 충돌 등 안전 우려가 지적된 ‘아카라 항로’를 정상화하기 위한 논의에 일본이 유독 비협조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새 항로 개설’ 등 항공 안전을 위한 조치들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새 항로 개설에 중국· ICAO 긍정적
일본, 한·일관계 탓인 듯 논의 회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0일 세종청사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제주 남단 항공회랑(아카라 항로)의 비행 안전을 우선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항로 개설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중국, 일본에 제안한 바 있다”며 “그러나 일본이 대화를 피하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데 깊은 우려를 표하며 전향적인 자세로 즉각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1년간 아카라 항로에서 항공기 충돌 위험 사례가 두 차례나 발생했다는 중앙일보의 보도(중앙일보 8월 14일자 3면)에 따라 항로 안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카라 항로에서는 지난 6월 30일 중국 길상항공과 동방항공 간에 공중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회피기동이 발생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미국 페덱스 항공기가 무단으로 고도를 상승해 우리 저비용항공사 소속 여객기가 급히 방향을 바꾼 사건이 있었다.
 
국토부가 우선 추진 중인 방안은 기존 아카라 항로 외에 제주 지역을 경유해 한·중·일을 연결하는 새 항공로를 개설해 아카라 항로의 교통량을 분산시키는 내용이었다.
 
현재 아카라 항로가 양방향 통행인 반면 새 항공로가 개설되면 아카라 항로와 함께 각각 일방통행으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교통량을 줄이겠다는 얘기다. 이렇게 하면 아카라 항로의 교통량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또새 항공로의 우리 비행정보구역(FIR) 내 관제권은 우리가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그동안 진행된 ICAO와 한·중·일 3개국 간 논의에서 중국과 ICAO는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는 게 국토부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일본은 실무협의에는 참석했지만, 우리의 차관급 회담 요구(4월) 등에 응답이 없었다. 또 7~9월 추가 협의 기간에도 별다른 대안없이 기존 아카라 항로를 복선화하자는 주장만 되풀이했다는 게 국토부 측 얘기다.
 
유경수 국토부 항공교통과장은 “일본 측 주장대로 하면 항공로 교차 지점이 현재 2곳에서 4곳으로 늘어나는 등 하늘길이 더 복잡해져 안전 문제가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최근 급격히 나빠진 한·일 관계가 항공 안전 논의에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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