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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눈독…북극은 지금 신냉전”

중앙일보 2019.09.11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정책동향연구본부장이 부산 영도에 자리한 연구원 1층 홍보관에서 북극해를 지나는 쇄빙선을 배경으로 북극항로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정책동향연구본부장이 부산 영도에 자리한 연구원 1층 홍보관에서 북극해를 지나는 쇄빙선을 배경으로 북극항로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북극권에서 벌어지는 신냉전(冷戰)의 일환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 봐야한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논란에 대한 김종덕(54)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정책동향연구본부장의 분석이다. 그는 국내 최고의 북극 정책 전문가다. 지난 10여 년간 그린란드·시베리아 등 북극권을 30여 차례나 누볐다. 원주민 이누이트 공동체를 만났고, 북극 열강들의 회의장을 찾아다녔다. 북극은 요즘 말 그대로 녹아내리고 있다. 지난 여름 그린란드에서만 하루 100억t의 얼음이 녹아내렸다. 중앙일보가 지난 9일 김 본부장을 만나 북극 소식을 들었다. 그는 앞으로 6개월간 ‘김종덕의 북극비사(秘事)’란 제목의 디지털 연재를 통해 중앙일보 독자들을 만난다.
 

북극권 30여차례 누빈 김종덕 박사
최근 트럼프 그린란드 매입 발언
단순 해프닝 아닌 중·러 견제한 것
한국도 자원·항로 관심 가져야
중앙일보 디지털에 ‘비사’ 곧 연재

왜 이렇게 북극권을 많이 다녔나. 왜 북극이 중요한가.
“개인적으로 북극 연구에 관여한 것은 10년 전부터다. 온난화로 북극해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항로의 가능성이 논의되기 시작한 때다. 한국으로서는 북극에 인접한 국가의 모임인 북극이사회의 옵서버 가입에 대한 승인을 받지못해 애태우던 시점이기도 하다. 북극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한국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뛰다 보니 지금껏 북극을 30차례 이상 다니게 됐다.”
 
세계 주요국들의 움직임이 궁금하다.
“세계 열강들이 북극에 주목한 지는 오래됐다. 미국·캐나다·러시아 등 북극이사회 8개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각자 북극전략을 수립해 대응기반을 만들고 있다. 북극에 접하지 않은 국가들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은 2013년 비북극권 국가 중 가장 먼저 5년 단위의 북극계획을 수립했다. 중국은 최근 들어 북극 진출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정 지역에 대해 이렇게 많은 국가별 대응계획이 수립되고 있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중국은 북극권 국가도 아닌데 왜 그렇게 공격적일까.
"중국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스스로 ‘근(近) 북극국가’로 규정하고 기후와 경제, 그리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중국의 북극의 이해 관계자임을 명시하고 있다. 일대일로 정책에 북극항로를 집어넣어, 국가의 최고 전략 속에 북극에 대한 투자기반을 만들었다. 러시아의 야말 LNG사업 등에 최대 해외투자자로서 참여도 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사겠다고 해 화제가 됐다.
"내가 알고 있는 그린란드 친구들은 놀라워하면서도 굴욕적인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덴마크령이긴 하지만 독자적인 정부체계와 자치권을 가진 그린란드를 그렇게 통째로 사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결코 단순 해프닝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그린란드엔 이미 미국의 공군기지가 있다. 러시아를 견제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천연자원의 보고에 눈독을 들이는 중국을 견제할 필요도 있다. 향후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어떻게 확대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리나라는 북극권과 기후영향을 직접 주고 받는 중위도에 있다. 북극을 잘 이해한다는 것은 우리 국민의 현재 안전과 미래 위협을 안다는 뜻이다. 또 화석에너지 자원을 전적으로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여건에서 수입선 다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북극 자원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만 할 이유다. 북극권에 대한 투자와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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