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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WEC 회장 “에너지 고갈 탈출법 기술혁신뿐”

중앙일보 2019.09.11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아부다비 세계에너지총회를 총괄 지휘한 김영훈 세계에너지협의회장. [사진 대성그룹]

아부다비 세계에너지총회를 총괄 지휘한 김영훈 세계에너지협의회장. [사진 대성그룹]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이번 세계에너지총회를 총괄한 주인공이다. 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막을 올린 세계에너지총회 개막식에서 개막연설도 맡았다. 한국인으로서는 95년 역사상 최초의 세계에너지협의회(WEC) 회장인 김영훈 회장을 아부다비국제전시장에서 인터뷰 했다.
 

에너지산업 변방 한국서 첫 회장
“한국 원자력·ESS 가장 앞선 덕”
에너지 벤처-투자자 연결 첫 시도

올해 행사를 준비하면서 그가 주목한 건 에너지 고갈이다. 김영훈 회장은 “결혼한 지 오래 지나면 배우자가 고마운 걸 모르듯이 인류도 에너지의 고마움을 잊고 파티를 즐기고 있다”며 “에너지 고갈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기술 혁신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올해 행사 주제를 ‘번영을 위한 에너지’로 결정했다. 에너지 분야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혁신적인 벤처기업을 위한 자리도 그가 마련했다. 김 회장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올해 세계에너지총회는 처음으로 5개 벤처기업이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또 에너지 분야 벤처기업을 투자자와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이 등장한 것도 올해 총회가 최초다. 이는 지난 2016년 세계에너지협의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김 회장이 내걸었던 공약이었다.
 
그가 에너지 분야의 국제연합(UN)이라고 불리는 세계에너지총회에서 간부를 처음 맡은 건 12년 전이다. 아시아지역부회장으로 시작해서 단독 회장 추대까지 수많은 일이 있었지만 가장 공들여 준비한 게 이번에 열린 24회 세계에너지총회다. 총회 마지막 날인 12일(현지시간) 이임식을 끝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나기 때문이다.
 
에너지산업에서 한국은 변방이다. 그런데도 그가 세계에너지협의회장을 맡을 수 있던 이유로 그는 “미래 에너지 기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2가지 기술에서 한국이 앞서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바로 원자력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이다. 김영훈 회장은 “앞선 국가 기술 덕분에 회장이 된 만큼, 국가대표라는 생각으로 회장직을 수행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회장 자격으로 아시아·태평양 국가와 개발도상국·신흥국 입장을 꾸준히 대변했다. 특히 ‘에너지’라는 것이 과거에는 ‘연료’의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인재도 경제 성장의 ‘에너지’ 중 하나라는 주장을 설파했다. 덕분에 이제 유럽·중동 등 에너지 자원 부국도 한국 등 기술 강국을 무시하지 못한다. 에너지 산업을 좌우하는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는 걸 깨달아서다.
 
물론 갈등도 많았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혹은 지역별로 이해관계가 워낙 상충해서다. 김 회장은 “세계에너지협의회 내부에서 회원사간 정치적인 갈등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려면 역설적으로 회장이 매우 정치적이 되어야 했다”며 “지뢰가 뭔지 알아야 지뢰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아부다비=문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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