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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비 맞으며 "조국 사퇴" 외친 한국당…'국민 연대' 가능할까

중앙일보 2019.09.10 18:07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조국 사퇴! 조국 사퇴!”
 
10일 오후 4시 서울 반포지구대 옆 광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장외투쟁에서 200여 명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옷이 다 젖을 만큼 비가 쏟아졌지만 한국당 지도부도, 운집한 사람도 자리를 뜨지 않고 구호를 외쳤다.  
 
먼저 마이크를 든 건 나경원 원내대표였다. 나 원내대표는 입고 있던 흰색 우비를 벗고 연단에 올랐다. 그는 “솔직히 조국 장관이라고 못 부르겠다. 피의자 조국이 이 정도로 심할 줄 몰랐다. 그동안 그가 얼마나 아름다운 말만 했냐”며 “그의 삶도 아름다울 줄 알았는데 까면 깔수록 양파같이 나오는 의혹들은 위선을 넘어 위법이고 헌정 질서 농단”이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안타깝게도 우리 의석이 110석이다. 민심은 조국을 끌어내리려 하는데 국회에서 못하고 있다. 내년 선거에서 민심이 일치되는 선거를 하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앞 광장에서 열린 '살리자! 대한민국 문재인 정권 순회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앞 광장에서 열린 '살리자! 대한민국 문재인 정권 순회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나 원내대표에 이어 황교안 대표가 연단 위로 올라오자 환호가 쏟아졌다. 빗줄기는 더 거세졌지만, 지지자들은 “황교안”을 외치며 연단 앞을 지켰다. 황 대표가 “제 이름 대신 조국 사퇴를 5번 외쳐달라”고 하자 사람들은 소리 높여 “조국 사퇴”를 외쳤다. 황 대표는 “정말 참담한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경제가 망한 것도 억울한데 이런 사람을 법무부 장관으로 세우는 그런 나라가 됐냐”며 “청문회장에서 드러난 모습을 보니 불공정과 불의의 아이콘이었다”고 했다.  
 
또 “다른 부처도 아니고 법무부 장관을 시키다니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며 “검찰 수사가 진행돼 조국을 넘어 이 정부의 게이트로 확대될까 걱정되지 않았겠냐. 열심히 잘 수사하는 수사팀을 흔들려고 장관으로 빨리 임명한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현장에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종구·김도읍·박맹우·이은재·민경욱·이양수·전희경 의원 등과 서초·동작·강남·송파 당협위원장이 자리했다.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11시 40분 서울 신촌 유플렉스부터 시작해 왕십리역 오거리와 고속버스터미널 역을 지나 광화문 광장까지 ‘조국 사퇴’를 위한 집회를 이어갔다. 황 대표는 한국당 뿐 아니라 야권이 연대해야 한다며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 회복을 위해 국민연대를 제안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가 10일 오전 국회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실을 방문해 손 대표와 대화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가 10일 오전 국회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실을 방문해 손 대표와 대화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비제도권 보수진영과의 ‘국민연대’에 대해 김도읍 비서실장은 “우파 시민단체와는 지속해서 교감을 해왔다. 지난달 31일 광화문 집회에는 20여개의 시민단체가 참석했다. 이들과의 공동 투쟁 전선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겠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실제 황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를 만나 짧은 회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일각에선 한국당이 앞장서면 시민들의 동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치권에 대한 반감 자체가 강해서다. 실제 이날 장외집회에선 2030 젊은 층이 많은 신촌역이나 고속버스터미널 역을 찾았지만,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6070의 기존 지지 세력이 주를 이뤘다. 
 
한편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오후 6시 광화문사거리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각각 “국민의 명령이다! 조국 임명 철회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시간여 정도 1인 시위를 이어갔다. 당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에 맞춰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지도부가 직접 나섰다”며 “추석 연휴에도 1인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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