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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추석만 되면 아프지?" 꾀병 의심 받는 허리통증 치료법

중앙일보 2019.09.10 07:00

[더,오래] 유재욱의 심야병원(53)

 
몇 년째 아플 때마다 병원에 오는 단골 아주머니다.
 

선생님 추석 연휴는 잘 보내셨어요. 선생님 제가 이번 추석 명절에 허리가 아파 고생을 많이 했어요. 추석 때 고향에 다들 모여 차례를 지내기로 했는데. 연휴 바로 전날 갑자기 허리가 삐끗해 꼼짝을 못하겠는 거예요. 급한 대로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봤는데, 의사는 뼈에는 이상이 없다며 약만 지어다 줬어요. 약을 먹어도 별로 차도가 없고…. 일어나기도 힘든 것을 억지로 차를 타고 고향까지 가기는 했는데, 결국 연휴 내내 제사 준비하는 것 돕지도 못하고 건넛방에 누워만 있었어요. 시어머니하고 시누이는 ‘병원에서도 이상이 없다고 했다면서’라며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서 민망하기 짝이 없었어요. 사실 작년 추석 때도 똑같은 증상으로 누워있었거든요. 내가 꾀병을 부리는 것도 아닌데 왜 중요한 때만 이런 병이 생기는지 모르겠어요.

 

허리가 왜 아픈 걸까

골반 뼈. [사진 유재욱]

골반 뼈. [사진 유재욱]

 
골반을 뒤쪽에서 보면 가운데 엉치뼈 (薦骨, 천골)가 있고, 양옆으로 두 개의 엉덩뼈 (腸骨, 장골)가 서로 관절을 이루고 있다. 이 관절을 ‘엉치엉덩관절(천장관절)’이라고 하고 허리띠 근처에 10cm 간격으로 양쪽에 존재한다. 이 관절은 평상시에는 견고하게 붙어서 움직이지 않지만, 어떤 원인에 의해 엉치엉덩관절이 틀어지면서 주위 근육과 인대가 긴장해 통증을 일으킨다.

 
엉치엉덩관절이 틀어지는 원인은 주로 잘못된 자세나 습관, 그리고 엉덩방아를 찧는 등 외상에 의해 발생할 수 있고, 여성의 경우 출산을 할 때 골반 인대가 느슨해지면서 벌어졌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때 문제가 생기면 통증이 생긴다.

 

왜 병원에서는 진단이 안 되는 걸까 

골반 틀어짐은 엑스레이나 MRI로도 발견하기 쉽지 않다. [사진 영남대병원]

골반 틀어짐은 엑스레이나 MRI로도 발견하기 쉽지 않다. [사진 영남대병원]

 
골반의 틀어짐의 문제는 비틀리는 힘으로 생기기 때문에 엑스레이로 진단하기 쉽지 않고, 많이 진행된 상태가 아니라면 MRI로도 발견할 수 없다. 이런 부분은 경험 많은 전문의가 손으로 만져 진단해야 한다.

 

왜 추석 때만 이런 증상이 나타날까

골반이 틀어지는 이유 중 하나가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부신 기능이 떨어졌을 때다. 부신 기능이 떨어지면 엉치엉덩관절을 지탱하고 있는 인대가 느슨해져 쉽게 골반이 틀어질 수 있다. 추석 때가 되면 조석으로 기온 차가 커지게 되는데, 환절기가 몸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그래서 봄철, 가을철 환절기 때 골반이 틀어지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하면 나을까

집에 있는 흔한 수건을 이용해 골반 운동을 할 수 있다. [사진 송월타월]

집에 있는 흔한 수건을 이용해 골반 운동을 할 수 있다. [사진 송월타월]

 
틀어진 골반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집에 흔히 있는 수건을 이용해보자. 수건을 5번 접으면 10cm가량의 두께가 되는데 수건을 통증이 있는 골반 관절 부위에 받치는 것이다. 골반 관절은 허리띠 라인에서 양쪽으로 10cm 간격을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허리통증은 가운데 있는 것 같지만, 양쪽을 잘 비교해 보면 한쪽이 아픈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증이 있는 골반 관절 부위에 수건을 받치고 바르게 누워서 10분 정도 있으면 통증이 가라앉고, 긴장된 주위 근육이 풀려서 통증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연휴라서 병원을 찾기도 어려울 때 집에서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다.
 
유재욱 재활의학과 의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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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욱 유재욱 재활의학과 의사 필진

[유재욱의 심야병원] 작은 간판이 달린 아담한 병원이 있다. 간판이 너무 작아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그냥 지나쳐 버릴 정도다. 이 병원의 진료는 오후 7시가 되면 모두 끝나지만, 닥터 유의 진료는 이때부터 새롭게 시작된다. 모두가 퇴근한 텅 빈 병원에 홀로 남아 첼로를 켜면서, 오늘 만났던 환자들이 한 명 한 명 떠올린다. ‘내가 과연 그들에게 최선의 진료를 한 것일까?’ ‘혹시 더 나은 치료법은 없었을까?’ 바둑을 복기하듯 환자에게 했던 진료를 하나하나 복기해 나간다. 셜록 홈스가 미제사건 해결을 위해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영감을 얻었던 것처럼, 닥터 유의 심야병원은 첼로 연주와 함께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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