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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수사 검찰 손으로…“윤석열, 여야 모두 틀어쥐고 간다”

중앙일보 2019.09.10 00:04 종합 8면 지면보기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여야 충돌 수사가 검찰 손으로 넘어간다.
 

경찰, 오늘 사건전체 검찰에 송치
소환 불응 의원들 강제수사 전망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9일 “패스트트랙 관련 고소·고발된 사건 전체를 검찰의 수사지휘에 따라 10일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109명의 국회의원을 포함한 총 121명의 피고발인이 직접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고발된 국회의원 중에는 자유한국당 의원이 59명으로 가장 많다.
 
패스트트랙 수사가 검찰 손에 맡겨지면서 “윤석열 총장이 여야 모두를 틀어쥐고 간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의혹을 수사하면서 여권을 압박하는 동시에 패스트트랙 수사로 야당의 ‘목줄’을 쥐었다는 분석이다.
 
검찰로 사건이 송치되면 체포영장 청구 등 불출석하는 한국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제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 의원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폭행 혐의 등으로 고발된 민주·정의당 의원과 달리 한국당 의원들은 ‘징역 5년 이하나 벌금 1000만원 이하’의 중형이 선고될 수 있는 국회선진화법에 걸려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둔 의원들에게는 혐의가 입증될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한국당 의원뿐만 아니라 경찰 출석 요구에 응했던 민주당·정의당 의원 및 관계자에 대한 추가 조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미완의 경찰 수사에 대해 송치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온다. 조 법무장관 수사와 관련해 여권과 경찰이 대립하는 시점인 만큼 패스트트랙 수사에서 자유롭지 않은 여권까지도 겨냥한 ‘정치적 결정’ 아니냐는 해석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관련해 검찰과 협의를 계속 진행해 왔으며, 송치 날짜는 8월 27일에 결정됐다”며 “수사를 진행한 경찰 입장에서 마무리를 못 해 아쉬운 면이 있지만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검찰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전체 18건의 고소·고발 사건 중 14건을 ‘의견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4건을 빼놓고는 피고발인 조사 등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의견을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통상 경찰이 검찰에 사건을 넘길 때는 기소나 불기소 등 자체 의견을 첨부한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사건 내용을 파악하기가 물리적으로 어려웠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의견 없음’을 제외한 나머지 4건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어갔다. 이중에는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법무장관이 피고발인으로 된 사건도 있다.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사건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조국 당시 민정수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국당을 모욕했다는 혐의로 고발된 사건 ▶문희상 국회의장이 임이자 한국당 의원을 강제추행 및 모욕했다는 혐의로 고소된 사건 등이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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