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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이번엔 10대 인간 띠 시위…조슈아 웡은 다시 석방, 미국행

중앙일보 2019.09.09 21:31
홍콩의 중고등학생들이 9일 손을 잡고 '인간 띠'를 만드는 시위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홍콩의 중고등학생들이 9일 손을 잡고 '인간 띠'를 만드는 시위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홍콩의 반중 시위가 10대로 본격 확산하고 있다. 9일 홍콩에선 중고등학생 수천 명이 손에 손을 잡고 인간 띠를 만들며 시위에 나섰다. 지난 주말 시위에 참여했다 체포된 학생들의 석방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이날 시위엔 홍콩 전역의 120여 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참가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전했다.  

홍콩 반중 시위에 중고등학생 참여도 본격화

 
시위의 도화선이 됐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은 철회됐으나 시위는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위대는 송환법 철회와 함께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한 조치를 철회할 것과 체포자들의 무조건적 석방과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등 ‘5대 요구사항’을 내세우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4일 송환법 철회를 공식 선언했으나 시위대는 ‘5대 요구, 하나도 빠져선 안 된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9일 인간 띠 시위를 벌인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홍콩 캐리 람 행정장관이 송환법을 철회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으나 시위대는 행정장관 직선제 등의 '5대 요구 사항' 중 하나도 빠지면 안 된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홍콩 캐리 람 행정장관이 송환법을 철회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으나 시위대는 행정장관 직선제 등의 '5대 요구 사항' 중 하나도 빠지면 안 된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10대 학생들은 9월 신학기에 들어서면서 동맹휴학 및 인간 때 만들기 등의 방법으로 시위에 본격 참여하고 있다. 지난 7일 시위에 참여했던 중고등학생 중 5명은 불법 집회 혐의로 체포됐는데, 이 중 한명은 경찰의 곤봉에 머리를 맞고 피를 흘리기도 했다. 경찰이 10대 학생들에 대해서도 과잉 진압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9일 인간 때 시위를 한 학생들은 경찰에게 과잉 진압 항의서한을 전달하면서 “경찰이 이성을 잃고 비무장 학생을 구타했다”고 주장했다.  
 
9일 인간 때 시위엔 교사들도 피해를 입었다. 카오룽 인근의 코그니시오 고등학교 근처에서 진행된 인간 띠 시위에서다. 해당 시위에서 한 중년 남성이 시위에 참가한 학생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고, 이를 제지하려던 여성 교사 1명이 손을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가해 남성은 웃옷을 입지 않고 반바지만 입은 차림이었다.  
 
홍콩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13일에도 동맹 휴학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캐리 람 장관의 송환법 철회 선언에도 불구하고 시위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홍콩 도심 집회 현장의 '우산 혁명' 주역 조슈아 웡. [연합뉴스]

홍콩 도심 집회 현장의 '우산 혁명' 주역 조슈아 웡. [연합뉴스]

 
한편 홍콩 반중(反中) 시위의 아이콘인 조슈아 웡(黃之鋒ㆍ22)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비서장이 경찰 체포 하루 만인 9일 풀려났다. 웡은 8일 대만에서 돌아아도가 홍콩국제공항에서 보석 조건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17세였던 2014년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을 이끌며 홍콩 민주화 운동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국면에서도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홍콩 경찰은 지난달 30일에도 경찰에 체포됐다가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풀려났었다. 당시 경찰은 웡이 “불법 시위 참여를 선동했다”는 혐의로 그를 체포했다. 법원은 야간 통행 금지와 변호인 측이 진술한 해외 방문 일정 외엔 홍콩 밖으로 나가는 것을 금지한다는 등의 조건으로 그에게 보석 허가를 내줬다. 홍콩 경찰은 웡이 이러한 법원의 보석 조건을 어기고 홍콩을 벗어났다는 이유로 8일 그를 체포했다.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이자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어온 조슈아 웡(黃之鋒ㆍ22)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비서장이 경찰에 체포됐다가 하루 만에 풀려났다. 그는 지난 3일 대만을 방문해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 정치인들을 만나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뒤 8일 오전 귀국하다 체포됐다. 그를 옹호하는 세력은 홍콩의 민주화 세력과 함께 대만 역시 눈엣가시로 여기는 중국 당국의 눈치를 본 홍콩 경찰이 과잉 진압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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웡은 8일 오전 체포되면서 “내일(9일) 아침 공판 이후 석방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전했다. 그의 말대로 법원은 9일 오전 그를 석방했다. “웡의 보석 조건 서류에 부정확한 기술이 있었다”며 홍콩 경찰이 그를 체포한 것이 잘못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조슈아 웡은 9일 석방 후 법원의 허가를 받아 독일로 출국했다. 데모시스토당에 따르면 그는 독일에서 정부 인사들을 만나고 의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웡은 독일 방문 직후엔 미국으로 향해 의회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미ㆍ중 갈등 국면에서 웡의 방미가 갈등 증폭의 도화선이 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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