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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책상엔 '임명·낙마' 두 담화문 있었다···'조국 고민' 48시간 막전막후

중앙일보 2019.09.09 18:20
문재인 대통령의 ‘48시간 고심’의 결론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신임 장관 등 임명장 수여식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신임 장관 등 임명장 수여식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국회가 지난 6일 자정까지 조국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재송부하지 않아 문 대통령이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건 7일 오전 0시부터다. 이 시각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등과 임명과 관련한 회의를 주재하고 있었다. 
 
 청와대에 따르면 6일 오후 태국·미얀마·라오스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문 대통령은 위기관리센터에서 13호 태풍 링링에 대한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한 뒤 오후 9시부터 조 장관 거취에 대한 회의를 열었다고 한다. 7일 0시께 조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난 직후 검찰이 조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교수를 전격 기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의는 오전 1시까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발언하기보다 찬성과 반대 의견을 두루 경청했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조국 장관 임명에 대한 파열음이 나기 시작한 것도 6일 인사청문회를 기점으로 해서다. 그동안은 “세력 간 대결에서 밀리면 끝”(수도권 중진)이라는 진영논리가 당 내부를 압도해 왔다. 그러나 청문회 직후 정 교수 기소 사실이 전해지자 7일부터는 친문그룹 내에서도 “득실이 가늠되지 않는다”(비례대표 초선)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원내지도부 안에서도 “법사위가 열릴 때마다 청문회를 방불케 할 텐데 검찰 개혁을 밀고 갈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감지됐다.
 
 문 대통령은 7일 고심했다고 한다. 이때도 청와대 안팎의 측근들의 의견도 문 대통령에게 전달됐다고 한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일부 측근들로부터 (임명에) 부정적인 의견들도 전달돼 대통령이 더 길게 고민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8일 오후 4시 최측근인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에게 지시를 내렸다. 장관 임명과 지명 철회 등 두 가지 상황에 따른 대국민 메시지를 작성하란 것이었다. 어떤 결심을 하든 국민에게 직접 입장을 밝히면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는 뜻이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2시부터 청와대 참모진이 참석한 가운데 노영민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도 조국 장관 거취와 관련된 별다른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문 대통령만 결심만 남아 있기 때문 아니겠냐”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만, 조국 장관의 임명 반대가 우세이긴 하나 찬성 여론이 반등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보고됐다고 한다. 문 대통령도 이 같은 결과를 보고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윤 실장으로부터 이날 오후 초안을 받아본 문 대통령은 별다른 수정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한다. 즉, 밤사이 한쪽 방향으로 결단을 내린 문 대통령이 초안을 바탕으로 직접 대국민 메시지를 작성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9일 오후 임명장 수여식 뒤 문 대통령 메시지를 지켜본 참모들은 “대통령이 늘 평소에 하던 말씀”이라며 “직접 준비하신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고심하던 8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선 고위 당·정·청 회의가 열렸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최종적으로 조국 장관 임명에 대한 ‘적격’ 의견을 전달했다. 회의 직전 열린 민주당 긴급최고위원회에서는 임명 강행 시 중도층 이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 회의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대통령의 결단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말을 아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임명 철회 시 지지층으로부터 신뢰를 잃는 문제가 중도층 이탈보다 더 큰 문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조국 장관을 임명키로 결심을 굳힌 데에는 당의 찬성 의견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인사는 “당뿐만 아니라 청와대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존재했고 대통령에게 전달되기도 했지만 분열된 의견이 밖으로 표출돼서는 안 된다는 당위가 작용했다”며 “과거 열린우리당의 분열 경험으로 인한 학습효과”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9일 오전 9시쯤 여민관 집무실에서 열린 참모진과의 티타임에서 최종적인 의사를 밝혔다. 티타임이 끝난 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회로 찾아가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에게 문 대통령 결심을 전달했다. 그 사이 참모진들 사이에선 문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표할지 실무 회의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에 열리는 임명장 수여식에서 라이브로 대국민 메시지를 내는 게 좋겠다는 참모진들의 의견을 수락했다. 장관 임명장 수여식이 전 국민에 생중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심새롬·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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