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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쟁 시즌2···민·정 vs 한·미 충돌 벌써 시작됐다

중앙일보 2019.09.09 17:43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9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신임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9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신임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권 종말” “탄핵”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알린 직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두 보수 야당이 거론한 단어들이다. 8·9 개각 이후 한 달여 끌어왔던 논란이 장관 임명이란 1차 결말로 이어지면서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보수 야당이 곧바로 ‘조국 장관 해임결의안’ 카드를 꺼내들겠다고 하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무한정쟁 혼란에 빠뜨리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야 모두 명운을 건 싸움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정기국회의 운영도 차질을 빚을 거란 전망이 많다. 한국당 한 원내 관계자는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의사일정이 진행될 순 없다”고 말했다. 당장 추석 연휴 이후 잡힌 17~19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 9월 30일~10월 19일 국정감사 일정이 파행 운영 가능성이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 사태가 금방 끝날 것 같지 않다”면서 “앞으로 (법무부 소관 국회 상임위인) 법제사법위가 열릴 때마다 ‘조국 청문회2’가 될 것이고 검찰 국정감사는 ‘윤석열 청문회2’가 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운데)와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가 9일 오후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운데)와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가 9일 오후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일단 “조국의 시간이 시작됐다”며 향후 권력기관 개혁에 당력을 모으겠다는 방침이다. 이해찬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권력기관의 오만함과 개혁의 어려움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정부와 민주당은 권력 개혁에 다시 한번 신발 끈을 조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일제히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사법개혁 저지를 위한 검·야동일체가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보여준 것”(설훈 의원)
“사상 초유의 검증과정에서 다시 한번 확인된 건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에 관한 조국의 일관된 사법개혁 의지”(우원식 의원)
“장관은 장관이 할 일, 검찰은 검찰이 할 일, 국회는 국회가 할 일을 하면 된다”(김정우 의원)
 
민주당은 일단 추석 이후 조국 신임 장관과 함께 법무부 현안, 검찰 개혁 등에 대한 당정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법무부 훈령인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 개정안도 당정 협의 이후 곧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또 조국 정국에서 불거진 공정성 논란이 2030세대 이탈로 이어졌다고 보고 입시제도 개혁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구호’대로 권력개혁이 국회를 통한 제도화로 이어질지 미지수다. 패스트트랙 안건 처리 과정에서 허약해진 ‘협치’의 기반이 이번 일로 더욱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패스트트랙 안건이라지만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경우 야당의 협조 없이 처리가 어렵다. 법안이나 예산안도 마찬가지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앞줄 오른쪽)와 나경원 원내대표(앞줄 가운데_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앞줄 오른쪽)와 나경원 원내대표(앞줄 가운데_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여의도에서 ‘민정’(민주당·정의당) 대 ‘한미’(한국당·바른미래당)의 대치 전선이 더욱 선명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의당은 조국 장관의 여러 의혹에도 그를 ‘데스노트’(임명 반대 명단)에 올리지 않았다. 정의당이 강하게 원하는 선거법 개정(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때문으로 해석됐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민주당은 정의당까지 아울러 ‘개혁 대 반개혁’ 구도로 보수 야당의 ‘문재인 독선’ 레임을 돌파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에 맞서 나경원 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뜻을 같이하는 범야권 모든 분과 힘을 모아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공조가 ‘반문(反文) 연대’, 나아가 ‘범보수 통합’ 논의로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당 한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가 보수 통합에 걸림돌이 됐다면, 이제는 민심과 정반대로 간 문재인 대통령 결정에 대한 중도층의 부정적 여론이 보수 통합 논의에 일정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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