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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한 손, 한 발 떼도 균형 잡고 다음 스텝…벽 위에선 나도 스파이더맨

중앙일보 2019.09.09 16:09
우은성(왼쪽)·김나연 학생기자가 실내 클라이밍을 배우기로 했다.

우은성(왼쪽)·김나연 학생기자가 실내 클라이밍을 배우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김종오 클라이밍파크 대표가 소중 학생기자단을 반겼어요. 평소 몸 쓰는 일을 좋아한다는 김나연·우은성 학생기자가 실내 클라이밍 체험을 해보기로 했거든요. 김 대표는 약 18년간 등산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거나 암벽 클라이밍(climbing)을 즐겼죠.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100평 규모 실내 클라이밍 체육관을 마련한 지는 약 4개월 됐고요. 체육관 벽면에는 클라이밍 루트(route)가 네 개 이상 설치돼 있습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루트를 2주에 한 번씩 바꾼다고 해요. "발을 디디는 방향을 달리 설정해 다양성을 주는 거예요. 처음 배우는 학생은 벽면의 스티커와 돌(이하 '홀드·hold', 손으로 잡으면 '손홀드' 발로 잡으면 '발홀드')을 같은 색상 기준으로 따라가면서 클라이밍에 익숙해지면 됩니다. 스티커의 방향, 발을 디딜 홀드의 위치 등을 바꿔 여러 벽면에 적응하기 쉽게 만드는 거죠." 김 대표의 설명을 들은 학생기자단이 가져온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클라이밍 수업을 듣기로 했습니다.
 
김종오 대표가 운영하는 '클라이밍파크'는 노란색부터 검은색까지 일곱 단계 난이도로 클라이밍 체험 루트가 있다. 클라이밍 슈즈를 신고 손바닥에 가루를 묻혀 근력을 기르는 훈련을 따로 하기도 한다.

김종오 대표가 운영하는 '클라이밍파크'는 노란색부터 검은색까지 일곱 단계 난이도로 클라이밍 체험 루트가 있다. 클라이밍 슈즈를 신고 손바닥에 가루를 묻혀 근력을 기르는 훈련을 따로 하기도 한다.

"클라이밍은 금방 땀이 나는 운동이기 때문에 운동복, 갈아입을 옷을 구비하는 게 좋습니다. 또, 개인 클라이밍 신발이 있으면 맨발로 딱 맞게 신는 게 좋죠." 김 대표의 설명을 들은 학생기자단은 체육관 클라이밍 슈즈를 빌렸어요. "남의 신발을 신는 거니까 양말을 신어야 하고, 양말 신은 발에 꼭 맞으려면 한 사이즈씩 커지죠." 나연 학생기자는 255㎜, 은성 학생기자는 245㎜ 사이즈를 신었습니다. 클라이밍 슈즈를 고를 때는 엄지발가락이 신발 코에 맞닿을 정도로 딱 맞는 신발을 골라야 합니다. 클라이밍은 발·손에 의지하는 사지의 균형이 중요한 운동이기 때문이죠. 클라이밍을 하면서 손 혹은 발 하나가 다른 돌을 찾아 붕 떠 있을 경우, 나머지 세 개의 신체기관이 균형을 잘 맞추어야 합니다. 이걸 삼지점 균형이라고 해요. 다른 운동과 큰 차이기도 하죠. 손가락 힘도 중요합니다. "다른 운동에선 손가락의 힘만으로 버티는 연습을 하긴 힘들어요. 클라이밍의 장점이자 입문자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김 대표가 말했어요.
 
우은성 학생기자가 김종오 대표의 지도를 받아 홀드에서 홀드로 넘어가는 연습을 하고 있다.

우은성 학생기자가 김종오 대표의 지도를 받아 홀드에서 홀드로 넘어가는 연습을 하고 있다.

삼지점 균형보다 더 중요한 기본은 뭘까요. 김 대표는 추락법을 강조합니다. 체육관 바닥에는 두께 30㎝ 이상 매트리스가 곳곳에 깔렸습니다. "'매트리스 두께가 얼마여야 한다'는 국제 규격이 있진 않아요. 다만 저희는 두께 30㎝ 이상이면 다치지 않겠다고 판단했죠. 일반 매트리스가 아니라 스펀지의 탄력성이 세서 잘 복원되는 매트리스를 쓰고요." 학생기자단은 추락 연습을 하기로 했죠. "클라이밍을 오래 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추락하면서 다칩니다." 안 다치려면 어떻게 할까요. 떨어질 땐 다리로 떨어진 후 등까지 굴러야 합니다. 구를 때 중요한 건 손을 바닥에 짚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 손목이나 어깨가 다칠 수 있으니까요. '다 떨어졌다' 싶을 때 뒤로 구릅니다. 뒤로 굴러야 충격이 완화돼요. 그렇지 않으면 척추에 무리가 갑니다. 또, 선 자세로 착지하면 발목 등을 다칠 수 있습니다. "잊지 마세요. 착지가 아니라 구르는 거예요. 뒤로 완전히 구른다고 생각해요. 손도 짚지 말고요." 두 학생기자는 낮은 곳, 높은 곳 등 위치를 바꾸며 떨어지는 연습을 했습니다.
 
긴 팔다리를 이용해 클라이밍 연습을 한 김나연 학생기자는 7단계 중 3단계 루트까지 금세 해냈다.

긴 팔다리를 이용해 클라이밍 연습을 한 김나연 학생기자는 7단계 중 3단계 루트까지 금세 해냈다.

다음은 클라이밍이죠. "벽에서 떨어지면서 몸은 풀었죠.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할게요. 홀드 타고 벽을 이동할 땐 규칙이 있어요. 아무거나 잡고 이동하는 게 아니라 같은 색 스티커만 손으로 이동해서 갈 수 있어요. 일단 노란색 스티커 따라 이동해 볼게요. 자, 올라와요." 가장 쉬운 단계 스티커인 노란색으로 시작했죠. 나연 학생기자는 165㎝, 은성 학생기자는 148㎝ 신장이기 때문에 나연 학생기자는 금세 분홍색 스티커 단계로 올라갔고요. 은성 학생기자도 분홍색 스티커에 도전할 수는 있었어요. "나연 학생기자는 아주 잘하네요." 나연 학생기자는 큰 키를 이용해 홀드를 쉽게 잡아냈죠. "근데 힘들어요! 손가락에서 진물 나겠어요." 나연 학생기자가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죠. "제 팔다리는 너무 짧아요!" 은성 학생기자가 웃으며 한마디 거들었어요.
 
김나연(왼쪽)·우은성 학생기자가 김종오(오른쪽) 대표에게 클라이밍 이론을 배우고 있다.

김나연(왼쪽)·우은성 학생기자가 김종오(오른쪽) 대표에게 클라이밍 이론을 배우고 있다.

특이점이 있습니다. 김 대표가 벽을 타는 학생기자들에게 반복해서 하던 말이 있죠. "앉으세요!" 홀드를 하나 이동할 때마다 학생기자들은 공중에 주저앉은 자세로 홀드 위에서 균형을 잡았습니다. "두 사람 중에 철봉 한 시간 매달릴 수 있는 사람 있어요? 양발로 서서 한 시간은 다 서 있죠? 그럼 다리를 많이 이용하는 게 유리할까요 팔을 많이 쓰는 게 유리할까요. 다리를 많이 쓸수록 유리하겠죠. 클라이밍 기본은 하체에 있어요. 동작할 때는 되도록 앉아서 하세요. 클라이밍은 하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져요." 하체 중요성을 배운 다음은 세부 스텝입니다. 벽의 홀드를 발로 이동할 때 발을 뻗는 것도 그냥 움직이면 안 돼요. 홀드 모양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죠.
 
김나연(왼쪽)·우은성 학생기자가 김종오(오른쪽) 대표에게 추락 방법을 배우고 있다. 뒤로 눕듯 구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김나연(왼쪽)·우은성 학생기자가 김종오(오른쪽) 대표에게 추락 방법을 배우고 있다. 뒤로 눕듯 구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

"끝이 휜 홀드는 옆에서 잡기 편하죠. 때론 누워서 잡는 게 좋고요. 발의 안쪽을 사용하면 편하죠. 이걸 '인사이드 스텝'이라고 부릅니다. 상대적으로 곧은 홀드를 위에서 아래로 잡고 발을 바깥쪽으로 하는 건 '아웃사이드 스텝'이고요." 두 학생기자가 각기 다른 홀드 모양에 따라 두 종류 스텝법을 연습했습니다. 이때 은성 학생기자가 손을 뻗길 힘들어했는데요. 은성 학생기자에겐 너무 먼 곳에 홀드가 있기 때문이었죠. "팔은 되도록 안 쓰는 게 좋으니 어깨를 밀어 넣어요." 팔만 뻗을 때와 다르게 어깨를 이용하니 금방 옆 홀드에 도달했죠. 나연 학생기자는 금세 벽 꼭대기까지 올랐습니다. "해보니 저는 인사이드 스텝이 편해요. 인사이드 스텝은 하체 이동이 쉬운데 아웃사이드는 골반까지 움직이니 힘들어요. 한쪽으로 떨어질 듯했죠." 나연 학생기자가 말했어요.
 
김나연 학생기자가 근력 훈련을 하고 있다. 고무 공을 양손에 잡고 몸 전체를 들어 올리는 운동이다.

김나연 학생기자가 근력 훈련을 하고 있다. 고무 공을 양손에 잡고 몸 전체를 들어 올리는 운동이다.

체험을 하고 나니 이론을 보강할 시간이에요. 김 대표가 학생기자들과 매트리스 위에 둥글게 모여 앉았죠. "경기할 때 클라이밍은 스피드(speed) ·리드(lead)·볼더링(bouldering) 세 가지 종목으로 해요." 스피드 경기는 누가 가장 먼저 꼭대기에 올라가느냐가 승부를 가릅니다. 리드 경기는 누가 얼마나 오래 지속하느냐 겨루는 '장거리 종목'에 비유할 수 있는데요. 15m 되는 벽에 로프 설치해서 얼마나 높이 올라가는지 겨루죠. 볼더링은 약 5m 길이 벽에서 동작을 많이 하지 않고 이동하는 거예요. 짧지만 순간적으로 누가 얼마나 힘을 가졌는지 겨루는 종목인 셈입니다. "종목은 따로 구성하는 게 아니에요. 세 종목을 종합해 성적을 냅니다." 김 대표가 예를 들어 설명했어요. "A가 '1, 6, 3등' 하면 세 숫자를 곱합니다. B는 '2, 7, 1등'이 나와요. A 종합 등수는 '18'이고 B는 '14'죠. 그럼 B가 더 높은 등수니 승리하는 겁니다. "기초는 볼더링이에요. 지구력 훈련에도 많이 쓰죠. 여러분이 벽을 탄 것도 볼더링이라고 보면 돼요." 추락하는 방법, 노란색·분홍색 스티커에서 볼더링을 통해 지구력을 기른 학생기자들은 더 높은 벽을 타기로 했어요. 다음 단계인 파란색 스티커를 밟기로 했죠.
 
학생기자들은 팔을 아파하면서도 벽을 탔어요. "팔이 제일 당기죠. 왜일까요. 기본적으로 홀드 잡으면 손가락 쓰죠. 힘은 근육에서 나오죠. 수축·이완하면서 힘이 나오는데요. 클라이밍에서 친구들이 쓴 게 팔의 전완근이죠. 홀드 잡으려니 전완근이 당기는 거죠." 김 대표가 설명했어요. "클라이밍 처음 하니 더 당기죠. 집에 가면 주물러서 풀어주세요." 고개를 끄덕인 두 학생기자가 이번엔 김 대표의 지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골라 타기로 했죠. "이것만 더 알아두세요. 작은 홀드는 손가락 세워서 잡으면 편해요. 그걸 '테이프 그립(Tape Grip)'이라고 불러요. 손가락 끝까지 세우는 건 '풀 프링크(Full Frink)', 손가락 한 마디까지 반 뉘여 잡는 건 '하프 프링크(Half Frink)', 손가락을 세우지 않고 완전히 풀어서 홀드를 누르는 건 '오픈 프링크(Open Frink)', 엄지손가락을 홀드에 걸어 잡는 건 '핀치 그립(Pinch Grip)'이라고 해요. 보통 오픈 프링크를 많이 쓰죠. 오늘 처음 배운 여러분이 사용한 방식은 가장 기본인 '클링(손가락으로 잡기보다 손 전체의 힘을 이용해 홀드를 잡는 것)'이고요."
 
두 학생기자는 취재를 위한 체험이 끝난 후에도 클라이밍을 계속했어요. "저 더 해도 돼요?"(은성) "힘든데 계속하고 싶어요."(나연) "여기에선 자유롭게 클라이밍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어요. 모두를 위해 열린 공간입니다." 김 대표가 적극 응원했죠. 김 대표가 학생들에게 클라이밍을 추천하는 이유는 뭘까요. "클라이밍의 가장 좋은 점은 집중력 향상이에요. 힘이 거의 다 된 상황에서 버틸 수 있느냐 없느냐를 시험하는 거기 때문이죠. 단순 비교를 해볼게요. 마라톤은 골인 지점 하나만 보는데 클라이밍은 그것도 생각에서 지워야 한다고 누가 그러더라고요."
 
글=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사진=송상섭(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나연(경기도 이현중 1)·우은성(경기도 신풍초 4) 학생기자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김나연(경기도 이현중 1) 학생기자
 
클라이밍은 학생들이 하기에 어려운 스포츠인 줄 알고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취재 당일 해보니까 오히려 유연성이 있는 어린 나이에 습득이 빠를 수 있겠더라고요. 취재 때 처음 배웠지만 잘 올라갈 수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취재 후에도 남아서 체험을 더 할 정도였죠. 집에 와서는 쓰지 않던 근육 사용량이 많아서 근육통으로 인해 파스와 한 몸이 됐습니다.
 
우은성(경기도 신풍초 4) 학생기자
 
처음 기초교육 받을때 설렜습니다. 추락 공부를 할 땐 계속 웃겨서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어요. 다 같이 막 웃었죠. 막상 처음 올라가 보니 손가락과 손바닥이 찢어질 것 같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익숙해져서 올라갔습니다. 홀드 사이가 먼 것은 손과 발이 닿지 않아서 조금 힘들었지만 해내고 나니 재미있고 뿌듯했습니다. 나연 언니와 남아서 체험을 더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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