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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업사냥꾼'이라 불린, 조국 5촌 조카가 사라졌다

중앙일보 2019.09.09 16:01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연합뉴스]

조국(54) 법무부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장관의 5촌 조카 조모(36)씨 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조씨는 사건 의혹이 일자 지난달 중순 해외로 도피했다. 그러나 도피중에도 검찰과 수차례 전화통화를 했지만 최근 수사망이 좁혀오자 연락이 두절됐다고 한다.  

 
 9일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가 투자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실질적인 소유주로 알려진 조모씨 소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조씨가 가진 070 인터넷 전화로 몇 차례 통화해 귀국을 요청했다. 그러나 최근 연락이 끊겼다. 업체 관계자는 “조씨가 필리핀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외부와 연락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조씨와 같이 해외로 도피한 코링크PE 이모(40) 대표는 최근 귀국해 지난 5~6일 이틀 연속 검찰 소환을 받았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에 대해 자본시장법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배임),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가로등 자동점멸기 업체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가로등 자동점멸기 업체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코링크PE로부터 23억원을 투자받은 웰스씨앤티의 최모 대표에 대해서도 특경법위반(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최 대표는 지난 4일 검찰 조사에서 “조씨에게 이용당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표 측에 따르면 조씨는 ‘기업사냥꾼’처럼 회사 자금을 빼돌리고 경영권을 장악하려 했다. NICE신용평가정보가 발행한 상세기업정보에 따르면 지난 8월 29일 기준으로 웰스씨앤티의 2대 주주는 이모(35)씨로 전체 지분의 16.7%를 보유했다. 이씨는 조씨의 부인이다. 웰스씨앤티 관계자는 “조씨는 투자했던 23억원을 리턴(Return) 방식으로 다시 빼돌렸고 결국엔 지분만 가져갔다”며 “리턴 방식에 대해 최 대표에 ‘형사(刑事)보다는 민사(民事) 책임 일부만 질 것’이라고 둘러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최 대표가 지난 2016년 무선인터넷(WIFI‧와이파이) 기기 설치 업체 측에 보낸 편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편지에는 “조씨가 자동차 부품업체인 익성을 코스닥에 상장시켜 자금난을 풀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 관련 검찰 소환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 관련 검찰 소환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와이파이 업체 관계자는 “가로등 점멸기 장비 교환 주기 때문에 웰스씨앤티 매출이 들쭉날쭉한다”며 “사업이 안 좋을 때 최 대표가 익성의 상장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투자자를 안심시켰다”고 전했다.  
 
 웰스씨앤티가 25억원 투자를 약속한 와이파이업체 컨소시엄은 2017년 9월 서울 지하철 공공 와이파이 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다. 협상 과정에서 웰스씨앤티와 와이파이 업체 간 갈등이 생기면 최 대표가 조씨의 익성 코스닥 상장 계획을 강조하면서 사업을 안정시켰다는 의미다. 익성에 투자했던 코링크PE의 레드펀드는 상장은 성사시키지 못했고, 지난 2017년 10월 내부수익률(IRR) 30%를 올리고 청산됐다. 익성의 이모 부사장도 지난 8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도 조씨의 행동이 무자본으로 회사 경영권을 장악해 자금을 빼돌리는 전형적인 기업사냥꾼 행동으로 보고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지난 4일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공개한 코링크PE 내부문건 ‘20160307 익성 투자 제안서’에 따르면 기관투자가 등에 143억원을 출자받은 펀드로 익성 지분 30%가량을 인수한 뒤 기업공개(IPO)를 통한 상장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검찰은 해외로 도피 중인 조씨와 최 대표 사이의 녹취록도 확보했다. 10포인트 크기의 글씨가 빼곡하게 담긴 14페이지 분량의 녹취록이다. 녹취록에는 조국 법무부 장관과 부인 정 교수에 대한 언급도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 관계자는 “기업사냥꾼 조씨가 자신은 발을 빼려고 ‘웰스씨앤티에 투자했던 돈이 정경심 교수의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며 “기업사냥꾼에 걸려 공공기관에 납품하며 살던 애먼 중소기업에만 피해를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민상‧윤상언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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